사회서비스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_Part 1.사회서비스에 대한 흔한 오해

2023년 9월, 145억 원 규모의 사회서비스 분야 모태펀드가 결성됐다. 사회서비스 분야 최초의 펀드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한다. 문득, 왜 ‘최초’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동안 환경, 문화, 교육 등 공공성이 있는 분야에서 모태펀드 투자가 이루어져 왔음에도, 왜 사회서비스는 그 대상에서 배제되어 왔을까? 그리고 그렇다면, 왜 이제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보게된 것일까? 임팩트스퀘어는 2개의 시리즈 아티클을 통해 사회서비스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가능성과 그 배경, 근거를 톺아보고, 과연 더욱 많은 사회서비스 솔루션이 투자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글>


오해 1) 사회서비스, 나와는 상관 없는 일? 

작년 이맘때쯤, 미국 뉴욕타임즈에 “Is South Korea Disappearing?”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칼럼에서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14세기 흑사병이 몰고 온 인구감소에 비유하며, 한국의 출산율이 지금과 같이 유지된다면 노인 세대는 불가피하게 방치되고, 고령층 부양 부담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의 이민으로 인한 연쇄적인 현상으로 황폐해진 유령국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돌봄이나 복지는 더이상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반드시 다뤄질 필요(needs)가 있는 이슈다.

뿐만 아니라, 사회서비스의 내용이 다변화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오늘날 우리는 생애주기별로 일상 속에서 다양하고 복합적인 지원(e.g. 난임, 보육, 정신건강, 문화생활 등)에 대한 욕구(wants)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기대수준을 반영하여 사회서비스의 범주는 과거와 비교하면 점점 더 보편화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fig 1). 

[fig 1. 생애주기별 사회서비스 지원 예시]

오해 2) 사회서비스는 정부가 해야할 일?

전문가들은 2045년에는 한국의 절반에 해당하는 950만 가구가 1인 돌봄 가구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간병과 돌봄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하여 정부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2024년 정부 총 지출이 전년대비 2.8% 증가, 보건복지부 총지출 규모는 12.1% 증가하며, 정부 총 지출액의 18.6%를 차지하고 있다. 저소득층, 노인, 청년, 장애인, 출산 및 양육 지원, 사각지대 대응 등 대부분의 사업에서 대상자 범위가 커지거나, 요건이 완화되는 등 포괄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정부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함은 분명하다. 그러나 상술한 바와 같이 인구위기로 인한 돌봄 이슈는 점점 더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시급한 사회문제라는 점, 또한 현재의 사회서비스는 최저 소득 보장 등으로 채울 수 없는 복합적 욕구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의 영역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회서비스를 경제적 특성 측면에서 본다면, 공공재라기보다는 사적재에 가깝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치재라고 할 수 있다. 교육 서비스, 의료 서비스를 가치재의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데, 이처럼 가치재는 시장에 의해 공급이 가능하지만, 시장을 통한 거래가 부재(missing market)하거나, 사회적 합의 수준보다 낮게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말한다. 사회서비스라는 가치재에 대해 정부는 시장 조성을 지원하거나, 시장이 존재한다면 바람직한 수준에서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간접적인 방식으로 개입하게 된다. 이번에 조성된 ‘사회서비스 펀드’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볼 수 있다.

오해 3) 사회서비스는 비즈니스의 영역이 될 수 없다?

사회서비스에 대한 기초적인 오해가 풀렸다고 할 지라도, 여전히 남아있는 궁금증이 있다. 바로 ‘사회서비스를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임팩트스퀘어는 비즈니스 모델을 정의하기 위한 핵심 요소 중 가장 첫 번째로 ‘고객’을 면밀히 살펴볼 것을 요구한다. 이는 린캔버스에 기초한 것인데, 특정 비즈니스 솔루션이 제안하는 가치에 대해 누가 니즈를 가지고 있으며 비용은 누가 제공하는지 명확히 이해해야 만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니즈를 가지고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는 사람을 ‘가치수요자’, 이러한 서비스에 비용을 제공하는 사람을 ‘가치지불자’라고 이야기한다. (본 개념을 조금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임팩트스퀘어의 온라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ISQ ACCEL’ 내 ‘비즈니스 모델의 이해고객의 정의’ 편을 아래에 공유한다.)

일반적인 영리 모델은 가치수요자와 가치지불자가 동일하다. 어떤 제품 혹은 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존에 ‘복지’의 개념을 통합해 생각하는 사회서비스 영역은 정부 및 기업 등이 가치지불자가 되고, 이것을 실제 사용하는 가치수요자가 분리된 경우가 많았다. 우리는 이처럼 가치수요자와 지불자가 다른 경우를 빗대어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부른다. 

사회서비스를 비즈니스화 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가치 제안을 한 명의 대상, 즉 가치에 대한 수요와 지불의 주체가 동일한 고객에게 전달할 때와 각각의 주체에게 다른 채널로 전달할 때 밸류체인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회서비스의 전반적인 범주가 넓어지고, 이것을 소비하는 대상도 다층화되어감에 따라 가치재의 맥락에서 스스로 사회서비스 솔루션에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도사리고 있다. 

일단 가치수요자와 지불자가 동일해지면, 기업은 제품 및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 집중할 수 있다. 대상 고객이 다름으로 인해 발생한 공급 방식 상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 방식 상의 문제는 실제로 제품 및 서비스를 소비하는 대상과 지불대상이 다름으로 인해 발생하는 저품질, 제한적 서비스 공급 채널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사회서비스의 범주와 대상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을 혁신해 보다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은 곧 비즈니스의 혁신 및 성장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다. 임팩트스퀘어가 사회서비스 역시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굳건히 자리잡을 수 있다고 믿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흐름에 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모델을 혁신해 사회서비스 솔루션을 고도화할 수 있는 방향성은 크게 네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유형 1) 기존 사회서비스의 ‘전달체계’를 혁신한 사례

유형 2) 기존 사회서비스를 ‘규모화’, ‘전문화’한 사례

유형 3) 기존 사회서비스 ‘가격’을 혁신한 사례

유형 4) 기존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대상을 타겟한 서비스 사례

각 유형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IBR 3월호 아티클 ‘사회서비스 혁신 사례? 이 네 가지 유형 먼저 확인하라!’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해가 풀렸다면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Part 1에서는 사회서비스에 대한 개념적 접근부터 다시 바로 잡아보고자 했다. 다층적인 생애주기 가운데에서 사회서비스는 특정 대상, 계층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그렇기에 무한한 가능성 또한 내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Part 2에서는 실제로 사회서비스 솔루션을 창출하면서 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임팩트 스타트업 관계자를 위한 내용을 준비했다. 실제로 임팩트 투자자들은 어떤 가능성에 집중하여 투자를 결정했는지, 그들이 기대하는 성장 가능성의 방향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마지막으로 Part 3에서는 사회서비스 솔루션의 대표적인 4가지 유형과 구체적인 레퍼런스를 넣어두었으니 끝까지 함께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작성자 : 임팩트스퀘어 박윤세, 김소선 책임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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