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 혁신 사례? 이 네 가지 유형 먼저 확인하라!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 임팩트 비즈니스 영역은 목적 지향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때로 어떠한 개념들은 너무나 추상적으로, 그렇기에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예시를 최대한 많이 보는 것이고, 나아가 그런 예시들을 엮어낼 수 있는 핵심 카테고리 혹은 기준이 있다면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번 아티클은 사회서비스 솔루션이 창출되는 대표적인 4가지 유형을 임팩트스퀘어만의 관점으로 정리해보고, 나아가 간단한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사회서비스의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글>

[한 눈에 살펴보는 네 가지 유형]

유형 1) 기존 사회서비스의 ‘전달체계’를 혁신한 사례

유형 2) 기존 사회서비스를 ‘규모화’, ‘전문화’한 사례

유형 3) 기존 사회서비스 ‘가격’을 혁신한 사례

유형 4) 기존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대상을 타겟한 서비스 사례

유형 1) 기존 사회서비스의 ‘전달체계’를 혁신한 사례 - 주식회사 나눔비타민

주식회사 나눔비타민

  • 서비스명: 나비얌

  • 대상: 아동(결식우려 아동)

  • 사업개요: 결식아동과 식사지원가게(가맹점, 무상식사, 할인)를 중개하는 플랫폼 어플리케이션 운영

  • 설립연도: 2023

  • 투자라운드: Seed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아동급식지원을 받은 인원은 약 27만 명에 달한다. 급식지원사업 중 하나로 아동급식카드가 있는데 식당, 편의점 등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 사업이다. 아동급식카드를 통해 결식우려 아동은 방학 중, 방과후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아동급식카드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아이들의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고 있다. 그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낙인감 경험

마그네틱 방식인 아동급식카드는 전용 단말기가 필요해 결제 시 아동급식카드 사용자임을 밝혀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낙인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IC칩 내장 카드로 전환하는 지자체가 있으나 여전히 기존의 결제 방식을 유지하는 지역도 많은 상황이다.

제한된 아동급식단가

아동급식카드는 지방이양 사업이기 때문에 지자체별 운영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동급식단가는 8천 원으로 설정되어 있다. 외식 메뉴 가격을 고려했을 때 선택 가능한 옵션이 많지 않아 주로 편의점에서 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맹점 정보 부족

지자체는 급식카드 가맹점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운영 중단된 곳이 포함되어 있거나 식당 연락처, 메뉴, 가격 등이 누락돼 카드 이용에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확인되고 있다. 

나눔비타민은 기존 오프라인 기반의 전달체계를 디지털로 전환해 결식아동이 아동급식카드를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구체적인 방식은 아래와 같다.

낙인감을 방지하는 예약 서비스 도입

마그네틱 방식의 카드 이용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어플리케이션 내에서 급식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이용자는 앱에서 급식카드 인증 후 식당과 메뉴를 선택해 식권을 구매할 수 있다. 식사 후 결제 시 구매한 식권을 보여주면 종업원이 ‘티켓 사용하기’ 버튼을 눌러 티켓이 사용완료 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이다. 사전 온라인 결제를 통해 식당 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낙인감을 방지한다.

결식우려 아동 지원 식당 참여 활성화

결식 아동을 지원하는 식당으로 유명해진 ‘진짜파스타’를 아는가? 해당 식당을 시작으로 자발적으로 결식 아동을 지원하는 매장이 늘어나 현재 약 1,700개가 ‘선한영향력가게’라는 이름으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나눔비타민은 MOU를 통해 선한영향력가게를 서비스에 참여시켰다. 또한 지원 매장에게 홍보, 판매 연계를 지원해 일반 식당의 결식우려 아동 무상식사 및 식사 할인 지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활용해 제한된 단가 안에서 다양한 식당, 메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식당이 정보 제공자로 참여

주문 접수 관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식당은 영업 정보와 제공 메뉴, 가격 등의 내용을 실시간 업데이트하게 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나눔비타민은 기존 전달체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디지털 전환’을 통해 해결했다. 기존 인프라의 디지털화를 통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더 많은 공급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쉬운 방식과 참여 유인을 세팅해 소비자와 공급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했다. 이처럼 사회서비스가 대상자에게 도달해 실질적인 효과를 내도록 하는 데 전달체계가 기여하는 바가 크다.


유형 2) 기존 사회서비스를 ‘규모화’, ‘전문화’한 사례 - 온맘터치 협동조합

온맘터치 협동조합

  • 대상 : 노인(장기요양급여 대상자)

  • 사업개요 : 장기요양서비스 가맹본부 운영 및 가맹사업 운영

  • 설립연도 : 2019

2022년 기준 장기요양기관은 28,303개로 확인되었다. 이 중 재가노인복지시설 기관당 종사자 수는 평균 9~17명 수준으로 그 규모가 영세하다. 노인장기요양기관은 지정 제도로 운영되고 있는데 지정에 진입장벽이 낮아 제공기관 과잉 상태에 있다. 또한, 수가 중심의 운영으로 질적으로 낮은 수준의 서비스 등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2019년부터 장기요양기관 지정 관련 규정이 강화되고 6년 마다 심사를 통해 지정을 갱신하도록 제도가 개선된 바 있다. 한편, 인구 고령화로 실버산업이 확대되면서 최근 KB손해보험, 종근당, 대교 등 대기업이 요양산업에 진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도 및 경쟁 구도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장기요양기관들은 서비스의 질적 고도화 등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온맘터치 협동조합은 영세한 기존의 노인장기요양기관을 프랜차이즈화하여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 전문화된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온맘터치 협동조합에는 노인장기요양분야 선도 기업인 동부케어 외 노인돌봄 전문 기관 6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참여 조직별 역할]

  • 동부케어 - 노인장기요양기관을 표준화할 수 있는 아이템 개발, 가맹점에 노하우 전수

  • 피플체인스 - 복지분야 플랫폼 및 전산화 프로그램 개발

  • 사회적기업 나사 - 복지용구 공급

  • 마을기업 전통햇살협동조합 - 시니어 맞춤형 건강식단 제공

  • 동부케어협동조합 - 주간보호센터를 조합형태로 구축해 운영하는 노하우 전수

  • 사회적협동조합 두루살기 - 퇴직자 일자리 창출과 소규모 가맹점 컨설팅 진행

  • 올위드시니어협동조합 - 시니어사업 서비스개발 및 치매인지·심리프로그램 등 개발·운용

출처 : 이로운넷(https://www.eroun.net)

프랜차이즈 모델은 어려운 시장 상황을 타개할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가맹본부가 매뉴얼과 교육을 지원해 가맹점은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시장 전반의 서비스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검증된 시스템을 도입해 가맹점 운영 효율화 및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영세 기관들의 사업 성장과 고도화를 돕고, 시장 전반의 서비스 질을 높여 소비자 만족과 참여를 높일 수 있다.


유형 3) 기존 사회서비스 ‘가격’을 혁신한 사례 - 만드로 주식회사

만드로 주식회사 

  • 대상 : 장애인(손가락, 손, 팔, 어깨 절단 장애인)

  • 사업개요 : 3D 프린팅 기술 기반 전자의수 제조 및 판매

  • 설립연도 : 2015

  • 투자라운드 : Seed

상지 절단은 교통사고, 산업사고 또는 당뇨와 같은 질환 등의 이유로 발생하며 국내에서는 매년 1만 2천여 건의 손가락 절단 사고가 새롭게 발생하여 누적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미국의 경우에는 절단환자가 매년 5만에서 10만명 이상 발생하며 그 중 80% 가량이 상지 절단 환자이고, 이 중 70%가 손목, 손, 손가락 절단 환자이다.

상지절단 장애인 대부분은 의수를 활용하는데 기존 의수는 미관 목적의 제품 위주였으나 기술의 발전으로 실제 사람의 손과 비슷한 동작을 하며,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의수가 등장하고 있다. 전자의수는 절단 장애인의 활동 편의성을 증대한다. 그러나 국내 전자의수 기술이 거의 없어 해외 제품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으로 해외 제품의 가격은 2천만 원~1억 원 수준이다. 국내 전자의수 보급률은 1%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가격적인 요인이 크게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만드로는 전자의수 기술 국산화를 통해 가격을 20분의 1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손가락 관절과 유사한 움직임 구현을 위해서는 초소형 모터, 컨트롤러 등의 부품이 필요한데 1개 30~50만 원 선 하는 모터를 직접 개발했다. 모터 외에도 3D 프린팅 기술 적용, 모듈화-조립 제작 방식 등을 통해 가격 혁신을 이뤄냈다. 이를 통해 만드로는 1,000달러(USD) 수준의 전자의수를 개발하는데 성공한다. 이는 글로벌의 다양한 제품과 비교해도 가격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만드로는 가격 혁신을 위해 제품을 구성하는 요소를 분해해 세부적으로 살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요소가 생산 비용의 큰 파트를 차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기술을 활용해 해당 요소들을 낮은 비용으로 구현해냈고, 재조립해 전에 없던 가격대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사회서비스 영역에는 여전히 수요자가 지불 가능한 가격과 공급 가격의 간극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만드로와 같은 혁신 기업이 더 많이 생겨나 그 간극을 좁혀가기를 기대한다.


유형 4) 기존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대상을 타겟한 서비스 사례 - 주식회사 포페런츠

주식회사 포페런츠 

  • 대상 : 노인

  • 사업개요 : 여행 동행 등 비급여 영역의 시니어 돌봄 서비스 제공

  • 설립연도 : 2022

  • 투자라운드 : Seed

기존 노인 대상 사회서비스는 질병 등의 사유로 혼자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을 대상으로 정부의 요양보험제도 정책과 연계하여 지원하는 돌봄 서비스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고령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사회서비스 대상에 속하지 않지만 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에 주목하고 그들을 타겟한 서비스를 내놓는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포페런츠는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대학생을 시니어 전문 케어 인력을 양성하여 비급여 영역의 시니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팀은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신체적, 경제적 상황이 되는 데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콘텐츠와 서비스가 부재해 여가를 누리지 못하는 시니어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들이 여가를 누리지 못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활동량 감소로 신체 건강이 악화와 우울 증상을 겪을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는 사회 전반의 돌봄 부담을 증가시킨다. 포페런츠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를 런칭했다. 현재 주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시니어 여행 지원 서비스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도인지장애가 있어 일상생활은 가능하나 혼자서 여행하기 어려운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다. 

포페런츠의 사례와 같이 기존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다뤄지지 않았으나 인구 구조 등 사회 변화에 따른 기회를 포착해 새롭게 등장하는 서비스들이 있다.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텐데 그 중 하나는 고객을 세부적으로 구분해보는 것이 될 수 있다. 위의 매트릭스로 노인이라는 대상을 건강과 경제력이라는 축을 가지고 구분해보자. 건강과 경제력이 모두 낮은 C 영역은 공공 복지의 대상으로 볼 수 있다. 건강은 있으나 경제력이 낮은 A 영역은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일자리가 필요하다. 반대로 건강이 낮고 경제력이 높은 D 영역은 공공 및 민간 사회서비스 대상자이다. D 영역이 포페런츠가 현재 중점적으로 타겟하고 있는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건강과 경제력 모두 높은 B 영역은 여가 및 헬스케어 서비스의 핵심 고객이자 다년간의 직무 전문성을 기반으로 자원봉사, 멘토링을 할 수 있는 서비스 공급자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고객을 세부적으로 구분한 뒤 각 영역의 핵심 니즈가 무엇인지, 충분히 충족되고 있는지, 고객 규모는 어떠한지 등을 파악을 통해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4가지 사회서비스 솔루션 창출 유형을 살펴보았다. 사실 이 유형들이 모든 사회서비스 솔루션을 포괄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정리하고자 했던 것은 이 영역에 뛰어든 예비창업가, 그리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기존의 팀들에게 이 영역에 필요하다고 믿는 시도와 접근 방식들을 공유하고자 함이었다. 이 영역에 좋은 사례들이 더 많이 생겨 새로운 유형들을 또 한 번 소개할 날을 기대해본다.

작성자 : 임팩트스퀘어 최나은, 우아영, 김민주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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