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공유가치의 만남 : Banking on Shared Value (2)
2014. 8. 8. 0:27
은행의 강력한 힘은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문제 해결에 필수적이며, 오늘날의 은행에게 있어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 가치를 연결하는 공유가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생존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아티클에 이어 본 아티클에서는 FSG가 발표한 보고서 <Banking on Shared Value : How Banks Profit by Rethinking Their Purpose>를 통해 은행의 공유가치전략 사례들을 살펴보고, 그 의의를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케이스.17_Banking on Shared Value (2)]를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지난 케이스 스터디에서는 공유가치 컨설팅 그룹 FSG가 발표한 보고서 <Banking on Shared Value : How Banks Profit by Rethinking Their Purpose>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은행들의 공유가치 전략 실행 사례 중 일부를 살펴보았다. Banco de Credito e Inversiones, Bank of America Merrill Lynch, Bendigo Bank, Dhaka Bank 등은 각각이 처한 사회적, 지리적 환경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가치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사례들로써 은행의 핵심 비즈니스와 공유가치 전략이 어떻게 통합, 연계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할 수 있었다. 이번 케이스 스터디에서는 보고서에서 다루어진 또 다른 공유가치 전략을 실천하는 은행들인 Goldman Sachs, National Australia Bank, Rabobank, Standard Bank, Vancity 등에 대해 마저 살펴보면서 은행의 공유가치 창출 전략과 그 의의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 짓고자 한다.
Three areas of shared value opportunity
(이하의 내용은 FSG의 보고서 <Banking on Shared Value : How Banks Profit by Rethinking Their Purpose>를 번역 및 요약한 것입니다.)
Goldman Sachs
National Australia Bank
Rabobank
Standard Bank
Vancity
Goldman Sachs
대표적인 글로벌 투자은행인 Goldman Sachs의 공유가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는데, 첫 번째 갈래는 지역사회 개발에 대한 투자이다. 글로벌 은행이라 하더라도 지점이 위치한 지역사회의 재활성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써 Goldman Sachs는 특히 많은 고객들이 자리잡고 있는 New York과 New Jersey에서 지역사회 개발에 힘을 쓰고 있다. 2001년부터 Goldman Sachs 자본 중 약 35억 달러를 운용해온 Urban Investments Group(UIG)은 빈곤율, 실업률, 학업성취율이 미국 전역에서 가장 최악인 것으로 유명한 Newark(New Jersey의 도시)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공공-민간 파트너십(PPP, Public-Private Partnership)에 3억 7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였으며, Newark 인근 지역에서도 주택문제와 교육, 복지시설, 건강식품 시장 등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Goldman Sachs가 해당 지역의 사회적, 경제적 재활성화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개별 투자에서의 재무적 수익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Goldman Sachs가 취하고 있는 공유가치 전략이자 보다 핵심적이고 전사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유가치 실천의 사례라 할 수 있는 것은 지속가능한 청정기술과 재생가능에너지(Clean Tech & Renewable Energy)에 대한 노력이다. Goldman Sachs는 청정기술과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파악하고 이것이 거대한 시장기회라는 사실을 인식하여, 2005년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이후 4년간 이와 관련한 다양한 투자와 비즈니스에 130억 달러 규모의 자본을 배치할 정도로 환경/에너지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은행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Goldman Sachs는 내부에 전세계의 청정기술(Clean Tech) 기업에 상담, 융자, 투자를 제공하는 전담 비즈니스 유닛 ‘Clean Tech and Renewable Group’를 새롭게 조직하고,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통해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청정기술 기업이 된 곳들을 초기부터 지원하였다. 2010년 그룹이 형성된 이래 Goldman Sachs는 해당 사업에 약 300억 달러에 가까운 자본을 운용하였으며, 아직까지 청정기술 및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이 가지고 있는 변덕스러운 시장 역학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관점을 취하며 400억 달러 규모의 자본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한 Goldman Sachs는 Goldman Sachs center for Environmental Markets라는 내부 그룹을 통해서도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에 대한 연구 및 파일럿 프로젝트를 위해 연구기관, NGO,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Environmental Markets Group은 특히 환경 이슈와 관련하여 청정 에너지, 수자원 인프라, Green Bond 등과 관련된 자본을 발전시키기 위해 은행의 전체 사업에 걸쳐 공유가치를 위한 노력들을 조정하고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공유가치 비즈니스 유닛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National Australia Bank
National Australia Bank(이하 NAB)는 오스트레일리아의 4대 은행 중 하나로, 대형 국립은행이 어떻게 공유가치를 비전에 포함시킴으로써 성공적으로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을 수 있다. 2009년 시장 역학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산업군 내 경쟁이 극심해진 상황 속에서 NAB는 전사 차원에서 고객과 지역사회에 “Fair Value”를 제공함으로써 경쟁우위를 점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대대적인 개혁을 시작하게 된다.
NAB가 고객과 지역사회에게 공정함이라는 가치를 제안하기 위해 먼저 시작한 것은 개인이나 중소기업 고객에 대상으로 하는 소액거래를 운영함에 있어 불공정한 비용들을 제거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단기적으로는 NAB의 수익에서 3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초래하는 결정이었다. 그러나 고객의 번영과 은행의 번영이 같은 선상에 있다는 신념이 내린 과감한 결정은 가히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져, 이후 NAB는 오스트레일리아의 1,800만 명의 성인 인구 중 5%에 이르는 100만 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였을 뿐만 아니라, 예상보다 훨씬 단기간 내에 재정상태를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노력은 새로운 시도의 시작에 불과했으며, NAB는 은행 전체에 걸쳐 보다 광범위한 문화적, 운영 측면에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시도하였다. NAB는 각 비즈니스 유닛들로 하여금 은행의 장기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으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도록 요구하고, 공유가치의 범위 내에서 새로운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였다. 그 결과 NAB 내에서 다양한 이니셔티브와 프로그램들이 탄생하기 시작하는데 그 중 크게 두 가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는 오스트레일리아 내에서 NAB의 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타겟 인구의 니즈가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 실시된 심층 연구를 들 수 있는데, 이를 통해 NAB는 토착 원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니즈를 파악하게 되었다. 이들은 점점 더 많은 광업 회사들로부터 대규모 토지 구매 제안을 받고 있어, 그에 대한 조언이 필요한 상태였던 것이다. NAB는 이러한 사회적 니즈와 비즈니스 가치의 연결고리를 인식한 후, 계좌를 관리하는 매니저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원주민 토지 소유권리법을 포함시킴으로써 원주민 고객 세그먼트에 대한 점유율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
두 번째로 NAB가 실행한 공유가치 노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는 재정 위기상황에 처한 고객에게 상담서비스 및 대출 상환 옵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NAB Care’가 있다. 타 은행에서도 유사한 재무교육 프로그램이 CSR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는 많지만, NAB Care는 그와 같은 기존의 전형적인 방식과는 전혀 새로운 접근을 선보였다. 우선 NAB Care는 별도의 CSR 프로그램이 아니라, NAB의 핵심사업 내에서 관리부(Collections Department)와 완전히 통합운영되었으며, 이를 위해 NAB는 NAB Care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전직원이 재정위기 상황의 고객들의 정신보건 이슈를 인식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기 위해 Life Line이라는 정신보건 관련 NPO와 협약을 맺고 정규 훈련을 실시하였다. 뿐만 아니라 임직원 성과평가 기준을 바꾸어 위기 상황이 오기전에 고객의 재정건전성을 사전부터 관리하는 직원에게 보상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시스템 차원의 노력을 기울였다.
NAB의 이러한 노력들은 단순한 고객의 후생 증진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2013년을 기준으로 NAB Care 프로그램은 10만 명 이상의 재정 상태가 취약한 고객들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대출연체율의 20% 감소를 달성하였고, 전체 NAB 고객의 40%가 관리절차(대출금 회수절차)가 집행되기 전에 자발적으로 상담을 요청해옴으로써 NAB로 하여금 720만 달러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하였던 것이다.
Rabobank
네덜란드의 Rabobank 역시 공유가치 전략을 통해 경쟁우위를 선점한 사례로 꼽아볼 수 있는 은행이다. Rabobank는 특히 대형 글로벌 은행들이 무시하기 쉬운 인구인 소규모 자작농과 농업조합에 대한 대응을 혁신함으로써, 소규모 농업인구는 물론 이들로부터 상품을 공급받는 대기업 고객까지도 끌어올 수 있었다.
구체적인 상황을 들여다보자면, Rabobank는 세계적인 규모의 무역회사들이 커피, 코코아 등의 농산물 원재료들의 신뢰할 수 있을 만한 공급을 확보하는데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 이유는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지의 소규모 농장들이 운영에 필수적인 영업자본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는데, 이에 일부 무역회사들은 자체적으로 임시변통 성격의 융자 솔루션을 제안하며 자신들의 리스크를 경감시키고 있었다.
여기서 은행들이 방치해두었던 기회를 포착한 Rabobank는 기업재단을 통해 핵심사업과 연계하여, 소규모 자작농과 농업조합 및 그들의 사업에 융자를 제공하는 ‘Rabobank Rural Fund’를 조성하였다. Rural Fund의 투자를 고객 기업들의 수주에 맞춤으로써 리스크 레벨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농부들과 기업 구매자들의 공급 사슬에서 함께 일하며 지역 농업에 꾸준히 발자취를 남겨온 결과, Rabobank는 현재 세계 최대의 농업융자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1차 농업 섹터를 대상으로 대략 78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 되었다.
Standard Bank
Standard Bank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4대 은행 중 하나로, 중소기업(SME, Small and Medium Enterprises) 고객을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이와 관련한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Standard Bank는 공유가치 노력의 시작 단계에서, 아프리카 무역회사 시장에서 중소기업 고객에 대응하는 것이 10억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커다란 기회임을 인식하였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중소기업은 민간섹터 고용의 약 2/3를 차지하고 GDP에서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Standard Chartered에서는 2018년까지 글로벌 중소기업 대출 비즈니스가 3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한 바가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은행이 보유한 기존의 상품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의 고유한 니즈에 맞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융자, 대출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Standard Bank는 이 지점에 성장 동력의 기회가 있음을 발견하고, 이것이 단순히 현재의 2조 1천억 달러 규모의 소상공업 자본시장 뿐만이 아니라 미래의 대기업과의 관계 구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음을 인식하였다.
그러나 이전까지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던 중소기업 대출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많은 리스크가 따르는 일이었으며, 이러한 리스크 관리는 물론이거니와 목표 연체율을 넘기지 않으면서 비용 효율적으로 사업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필요로 하였다. 따라서 Standard Bank는 우선 중소기업들이 직면하게 되는 재무 관련 챌린지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쌓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들이 은행 지사에의 접근이 어렵다거나 담보 대출 관련 요구사항이나 복잡한 양식들로 인해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음을 파악하였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써 Standard Bank는 이 새로운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정신분석 등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신용을 평가하도록 훈련시킨 400여 명 규모의 중소기업 계좌 관리자 조합을 조직하고 이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였다.
Standard Bank의 중소기업 대출 비즈니스가 공유가치 전략의 사례로써 의의를 가지는 부분은 이와 같이 공유가치 고객 세그먼트에 대응하는 전담 전문가 그룹을 조직한 것 외에도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해당 시장이 가진 잠재력을 선점하되 연체율과 비용효율성 등의 비즈니스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Standard Bank는 끊임없이 관련 지표들을 ‘측정’하고 결과를 반영하며 프로그램을 조정, 보완하는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다. Standard Bank는 연체율, 더 큰 대출상품으로의 전환, 다른 은행 상품과의 크로스세일 등에 있어 포트폴리오 성과를 지속적으로 추적함으로써 공유가치 혁신에 대해 핵슴 비즈니스 지표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주의깊게 살폈다. 또한 대출 총액과 연체율을 추적하는 도중 연체율이 증가하기 시작하자마자 대출 담당자들로 하여금 비즈니스 실행가능성 평가에 시장 실사를 포함하도록 훈련시키는 등 즉각적인 보완을 통해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Vancity
Vancity는 캐나다 밴쿠버에 기반을 두고 British Columbia(캐나다 서남부의 주)에 걸쳐 지사를 운영하며 지역사회의 자립과 지역경제 성장 및 안정 촉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신용조합이다. Vancity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은행의 핵심적인 목적에 대한 고찰을 통해 “부”가 은행이 사업을 영위하는 지역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웰빙을 포함하도록 재정의하는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였는데, 이와 같은 목적지향적 전략을 핵심으로 추진하면서 Vancity는 지속가능한 지역농업에서부터 적정가격의 주택공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새로운 임팩트 시장을 경험하였다.
그 중에서도 Vancity는 특히 지역 고용기회를 창출시킬 뿐 아니라 지역 내 개인과 환경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지역 유기농식품 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이는 지역사회 참여를 증진시킬 수 있고 성장 잠재력을 보이고 있는 시장 클러스터에 대한 의도적인 지원으로 볼 수 있다. Vancity는 지역 유기농식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Impact Lending/Investing”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간단히 말해 사업들을 비즈니스 전문가, 파트너십과 연결시켜주고 융자 기회를 소개해주는 솔루션으로 이 섹터를 위해 특수화된 형태라 할 수 있다. 또한 해당 섹터 내의 사업가들이 비즈니스를 신장시킬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Vancity는 지역식품 생태계를 혁신적으로 강화시키고, 수요와 공급을 촉진시키며, 핵심 주체들간의 크로스섹터 네트워크를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은행이 지역경제와 산업 생태계에 이와 같이 긴밀하게 관여하며 지역사회와 생태계의 성장을 도모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접근이 가지는 효과성에 대한 증거로써, Vancity가 지역식품 생태계에서 초점을 두고 있는 요소 중 하나인 농산물 직판장은 지난 6년간 147% 이상의 성장을 이루었다. 또한 Vancity 입장에서도 이를 통해 British Columbia 내에서 수많은 신규 농장들을 지원하고 사업을 진행시키며 1억 6천만 달러 규모의 산업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Conclusion
지금까지 FSG의 보고서에서 다루어진 다양한 은행들이 어떻게 각각이 처한 환경 속에서 공유가치를 실행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FSG는 보고서를 마무리하면서, 이상에서 살펴본 일련의 노력들은 은행이 사회를 위해 실천하는 자선이나 사회적 책임의 차원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공유가치 창출은 오히려 은행이 이미 핵심 비즈니스로써 수행하고 있는 것들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비즈니스 전략으로써 조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위기 이후 은행은 사회의 불신과 의심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CSR과 PR 활동을 통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그와 같이 은행의 핵심적인 역할과 관련이 없는 소극적인 대응만으로 현재 은행이 처한 위기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으며 이는 이미 최근 몇년간 눈앞에 드러난 사실이라 할 수 있겠다. 공유가치 전략의 관점이 낯설게 여겨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생존 전략으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이를 취해야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과거부터 취해온 접근 만을 고집해서는 시시각각 새롭게 변하는 미래를 앞서갈 수 없으며, 점차 현재로부터 도태될 위험을 예방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소위 ‘무’에서 ‘자본’을 창출해낸다고도 하는 은행이 가진 힘은 실로 거대하고 막강하며, 오늘날의 수많은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은행에게도, 사회와 대중의 불신을 극복하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수익을 도모하기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눈 앞의 단기적인 이익에만 집중한다면 멀리서 보았을 때만이 그 실체가 보이는 거대한 기회를 포착할 수도, 새로운 사회와 새로운 시장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앞서 이해하고 개척하는 선구자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바로 지금이, 은행이 미래와 비전을 위해 공유가치에 예금해야할 때(Banking on Shared Value)가 아닐까.
작성자 : ISQ 백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