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함으로 승부한다 : 세상을 바꾸는 11가지 간단한 발명품
2014. 8. 4. 16:23
오늘 아침 학교와 직장에 가기 위해 탄 차의 바퀴에서부터 실내를 밝혀주는 전등과 더위를 식혀주는 에어컨, 심지어는 이 글을 보고 있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생활에서 발명품이 아닌 것을 찾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발명'이라고 하면 여전히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여러분들을 위해, 이번 글에서는 쉽고 간단하면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1가지 발명품들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전구의 발명으로 우리는 더 이상 길고 어두운 밤에도 두려움에 떨지 않을 수 있게 되었고, 전화기의 발명으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위대한 발명들이 너무 옛날 이야기같이 느껴지신다면 조금 더 최근으로 눈을 돌려볼까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내놓고, 스마트폰들이 앞다투어 나오면서 우리는 단순히 통화 기능 뿐만 아니라 여가를 보낼 때 활용하고, 때로는 내 몸의 상태까지도 확인할 수 있는 똑똑한 기계를 갖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한 발명품들의 공통점은 모두 ‘일상생활에서 필요했기 때문에 나온’ 발명이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불편함을 느꼈을 상황과 일상 속에서 만족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에 에디슨과 벨, 잡스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소위 ‘위대한’ 발명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하루아침에 발명가가 되기는 어려운 노릇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낀다고 해서 우리에게 당장 그것을 해결할 ‘기술’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께 이렇게 여쭤보고 싶습니다. ‘꼭 복잡한 공식이 난무하는 기술만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이번 글에서 소개할 아티클에서는 말하는 답은 ‘절.대! 그렇지 않다’입니다. 오히려 때로는 정말 간단해 보이는 기술이 세상을 바꿀 힘을 갖고 있다고 말입니다.
아직도 ‘간단한 발명의 힘’에 대해 의심을 지우지 못하셨을 분들을 위한 예로 파스퇴르가 개발한 현대판 저온 살균법1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낮은 온도로 우유와 포도주를 끓인다는 간단한 아이디어만으로도 인류는 좀 더 위생적인 방법으로 식품을 보관하면서도 식품 본연의 맛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발명품은 오히려 너무 간단해서 외면받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파스퇴르의 저온살균법 역시 소비자들의 반대로 우유에 적용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제는 도시에서도 신선한 우유를 맛보고, 지구 반대편에서 생산한 포도주를 즐길 수 있게 된 유용한 기술인데 말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흔히 세상을 바꾸려면 복잡하고 거창한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혹시, 너무 거창해 보여서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때로는 간단한 아이디어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복잡하고 불편한 것보다 훨씬 사용하기 편리할 테니까요! 이번 글에서는 단순한 사용법과 단순하지 않은 효과를 자랑하는 발명품들을 엄선해서 딱 11가지만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의 글은 허핑턴포스트지의 ‘11 Simple Inventions That Could Change the World’를 번역하여 소개하는 글입니다.)
1. 구강 치료를 위한 껌
문제 의식: 전 세계 40억 인구가 충치와 치은염 등의 구강 질환을 치료 받지 못해 고통 받고 있습니다.
해결책: “Sweet Bites”는 치아를 깨끗이 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탁월한 자일리톨이 함유된 껌입니다. 포장지에는 손쉽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법에 대한 안내도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이 껌을 씹으면 구강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무료 배포의 형태가 아닌 가난한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들이 직접 껌을 팔도록 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를 누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심심할 때나 식사 후 무심결에 씹던 껌에 자일리톨을 첨가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구강 건강도 챙기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니, 이보다 더 좋은 껌이 있을 수 있을까요?
2. 뇌진탕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마우스가드(Mouth Guard)
문제 의식: 격한 운동을 하는 운동선수들은 뇌진탕을 조기에 감지하기 어려워 심각한 뇌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해결책: ‘마모리’라는 이름을 가진 마우스가드는 내장된 센서를 통해 선수의 상태를 감지하고, 뇌진탕을 일으킬 만한 큰 충격이 감지되면 바로 위험 신호를 선수와 코치들에게 보내줍니다. 물론 기존에 사용하던 헬멧도 선수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크게 했지만, 뇌진탕을 막는 데는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합니다. ‘마모리’는 일본어로 ‘보호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정말 제대로 선수들을 보호해주고 있네요. (추가: 일본어로 '마모리'는 명사형으로 지킴, 단속, 수호, 수비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는 제품 특성상 '부적'이라는 의미로 쓰였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블로거님께서 댓글을 통해 의견 주셨습니다.)
3. 휴대 가능한 인터넷 연결 손 청결제
문제 의식: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미국 전체 환자의 4% 가량이 병원에서 질병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관련기사 링크 참조) 물론 간단히 손을 씻는 것 만으로도 이 비율을 40%까지 줄일 수 있지만 미국 내 병원들은 대부분 병원 내 근로자들이 손을 씻을 수 있는 환경을 제대로 갖춰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해결책: '큰 시설을 한번에 갖추기도 어렵고, 혹 갖추더라도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는 없을까?' SwipeSense는 손 청결제를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작게 만들어서 언제든 손을 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는 직원들이 손을 씻는 지를 어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어 손 씻기를 독려하는 데도 굉장히 유용한 장치입니다. 단순한 사용법으로 직원들의 호응을 굉장했던 모양인지, 이 장치를 사용하고 나서 손 청결도가 64%나 상승했다고 합니다.
4. 개발도상국을 위해 개발한 연기 없는 태양열 조리기
문제 의식: 개발도상국에서는 대부분 제대로 된 주방 환경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값비싼 연료를 과다 사용 해야 하거나, 조리 시 연기가 많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해결책: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저렴하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에너지는 무엇일까요? Infinity Bakery는 태양열을 생각해냈습니다. 이들은 태양열을 이용해 조리할 수 있는 도구를 발명해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이 안전하게 익힌 음식을 먹으면서도, 다른 비용 부담이나 연기 때문에 위험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오븐은 둥글게 만들어져 돋보기 마냥 태양열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 오븐을 만드는 재료 역시 재활용 기름 통이나 대나무, 진흙과 같이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 제작했다고 하네요.
5. 싸고 간편한 정수 장비
문제 의식: Water Project에 따르면, 거의 10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감이 잘 안 오신다구요? 전 세계 인구 중 깨끗한 식수를 확보하지 못한 사람은 8명당 1명 꼴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해결책: Portapure라고 하는 이 정수 장치는 약 19리터의 물을 정수 할 수 있는데요, 간단히 호수나 근처 냇가에서 물을 길어서 기다리기만 하면 깨끗하게 마실 수 있는 물로 바꿔주는 똑똑한 장치라고 합니다. 이렇게 정수를 하는 과정에서 기존처럼 정수 약품을 넣는다거나 전력이 필요하다던가 하는 일이 절대 없으니 경제적인 효과도 대단하죠? 필터만 주기적으로 갈아주면 되는데, 보통 11,400리터에서 19,000리터 정도의 물을 정수하고 난 후에 교체해주면 된다고 합니다.
6. 알아서 누수 되는 곳을 감지하는 송수관
문제 의식: 미국의 American Society of Civil Engineers라는 이름의 미국토목학회는 적으면 128억에서 많으면 945억원어치의 물이 송수관 누수로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결책: 아직 개발 중이긴 합니다만, 이러한 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Smart Pipe’는 나노 센서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송수관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실용화되면 누수 지점을 빠르게 찾아내고 보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송수관 압력 측정, 수질 측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7. 식품 영양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문제 의식: 물론 식품 포장지에 성분이 표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사실 읽어도 잘 모를 때가 많죠. 온통 복잡하고 어려운 말로 써져 있으니까요.
해결책: 이번에 소개해드릴 장치는 호주머니에 쏙 들어갈 작은 크기의 분광기, SCiO입니다. 이 기계는 음식물을 스캔하면 (심지어 음료수 같은 물 종류도!) 칼로리와 화학 물질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미국의 소셜 펀딩 웹사이트인 Kick Starter에서 약 20억원 가까이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SCiO는 정말 차근차근 이 기술을 준비해왔는데요, 지금까지는 기술을 정교하게 만드는데 힘써왔고, 앞으로는 기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디자인을 연구 중이라고 합니다.
8. 물을 재 사용할 수 있는 샤워 기계
문제 의식: 샤워를 하면서 쓰는 물과 그 물을 데우기 위해 들어가는 에너지 또한 엄청납니다. EPA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1.2 trillion gallon의 물이 샤워를 위해 소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해결책: OrbSys는 독특한 방식으로 샤워 때 쓰이는 물과 에너지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는데, 이 방식으로 물은 90퍼센트, 에너지는 80퍼센트나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용된 물을 하수구가 아닌 필터로 보내기 때문입니다. 필터기를 거친 물은 샤워 뿐만 아니라 마실 수도 있는 수준으로 깨끗해진다고 해요. 이렇게 물을 절약하는 것은 물론, 정수된 물이 아직 따뜻하기 때문에 뜨겁게 데울 필요가 없어 일석이조입니다. 절약되는 양이 미미해 보일 지라도, 많은 사람이 사용한다면 절약되는 양은 어마어마하겠죠?
9. 전기로 움직이는 자전거 바퀴
문제 의식: 일터나 학교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일은 신체적으로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정장을 입고 탄다거나, 긴 거리를 타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해결책: Smartwheel은 어느 자전거에나 적용시킬 수 있는 전동 자전거 바퀴입니다. 기존에 페달을 밟는 방식의 자전거는 육체적으로 힘들 때는 사용하기 힘든 면이 있었고 시간이나 지형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부정적인 면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동 바퀴를 사용하면 불편했던 점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이 장치를 하고 달리면 한 시간에 약 32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사전 도난 방지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주행 속도와 주행 거리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10. 버섯으로 만든 포장재
문제 의식: 플라스틱이나 석유로 만든 포장재는 자연분해가 되지 않아 환경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해결책: 포장재나 절연처리용 자재, 자동차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의 사용을 대체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은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Ecovative인데요, 흥미롭게도 이들은 농업 부산물과 버섯으로 만든 재질이 앞서 말한 모든 것들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그대로 자연분해 되기 때문에 쓰고 나서 버릴 때에도 환경오염 걱정을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67년에 개봉한 영화 ‘The Graduate’에서는 ‘플라스틱에 우리의 위대한 미래가 있다’고 했는데, 이제 이 말을 바꿔야겠네요. ‘버섯 안에는 우리의 위대한 미래가, 모든 것들이 들어있다’고 말이죠.
11.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천
문제 의식: 우리의 몸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양의 열을 방출하지만, 이 열은 그냥 자연적으로 소멸되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대체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 열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해결책: 입고 있는 옷으로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다? 공상 과학소설에서나 나올법한 말처럼 들리지만, 이미 개발 중인 기술입니다. Power Felt라고 불리는 이 천은 체온을 동력으로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각자의 체온 만으로도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체온과 대기 중의 온도차를 이용하여 전하를 발생시키는 방식입니다. 개발자 David Carroll은 ‘아이디어는 귀찮은 일을 하지 않고 단순한 방식으로도 동력원을 얻게 하는 것이었습니다.’라고 간단히 취지를 설명했네요.
지금까지 단순한 관점으로 접근하여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이용해 적게는 몇 백 명에서부터 많이는 지구 상 40억 명까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발명품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저는 이 예시들을 보면서 ‘결국 실행이 답이구나!’하는 생각을 많이 했답니다.
혹 이 글을 읽으신 독자 분들 중에는 ‘이게 어째서 간단하다는 거지?’라는 의문을 품으셨을 수도 있을 텐데요, 여기서 말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간단함’이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사용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사람들은 꼭 필요한 일이라도 귀찮으면 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에 일을 더 간단하고 쉽게 만들어주는 일이 진정 의미 있지 않을까요?
작성자 : ISQ 김가영
*저온살균법 : 음식을 끓는점 이하의 온도에서 가열하여, 부패의 원인이 되는 병원균이나 비 내열성 부패균을 부분적으로 살균하는 가열법. 쉽게 변질하는 포도주의 원인을 해결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과학자 파스퇴르가 연구하여 찾아낸 방법이며, 이후 상처의 감염이나 전염병 등의 원인이 세균임을 밝혀내어 식품 유통뿐만 아니라 외과계까지 큰 영향을 미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