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쉽과 기술로 임팩트 확장하기 – Waste concern 사례 알아보기
2014. 2. 25. 17:00
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케이스.12_파트너쉽과 기술로 임팩트 확장하기 - Waste concern 사례 알아보기]를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내 도시 문제는 내가 해결한다
Waste Concern은 폐기물 처리(waste management) 통합 솔루션 서비스를 주축으로 기후 변화 및 환경, 쓰레기 처리, 태양 및 바이오 에너지 관련 서비스를 수행하고, 도시 지역의 빈민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직접 폐기물 처리 사업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한 리서치, 컨설팅, 프로젝트 어시스턴트, 정책개발, 관련 프로젝트 실행 및 혁신 등을 수행한다.
설립자인 Enayetullah Iftekhar와 A. H. M. Maqsood Sinha은 방글라데시공대의 도시 및 지역계획 전공의석사과정 대학원생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나고 자란 다카의 큰 골칫거리인 쓰레기 처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했다. 열띤 대화를 나눈 후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한 지역사회 기반 비료처리 모델’ 아이디어를 냈고, 정부와 협력하여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자 했다. 하지만 정부는 해당 모델의 신뢰성 혹은 현실적 어려움 등을 핑계로 좀처럼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느 정부관계자가 “그렇게 자신 있으면 스스로 한번 해보지 그래요?”라며 반문하였고, 이에 두 청년은 1995년 비영리형태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Waste Concern 를 직접 설립하게 되었다.
도시를 점령한 쓰레기
방글라데시의 수도인 다카는 세계에서 11번째로 큰 도시이자, 높은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도시이다. 서울 면적의 절반크기에 서울보다 약 400만 명 가량 더 많은 인구가 사는 도시라고 하니 상상 그 이상의 인구밀집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이런 지역에서 배출되는 어마어마한 쓰레기양과 그 처리가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도시의 폐기물관리를 담당하는 DCC(Dhaka City Corporation)는 한 해 예산의 1/4 가까이 투입했지만 이마저도 전체 폐기물의 약 40% 정도만을 처리하는 데 그쳐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다. 게다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길거리나 쓰레기매립장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쓰레기 때문에 심한 악취, 각종 질병 및 수질ㆍ토질 오염 등은 주민들의 삶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었다. 게다가 쓰레기 매립 및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악취와 기후변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었다.
한편, Iftekhar와 Maqsood는 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니즈 및 초기 아이디어의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 가능성을 가늠해보기 위해 Dhaka의 Mirpur 지역에서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는 200개 가구와 25명의 농부들을 무작위로 추출, 진행되었다. 그 결과 대상 가구의 80%가 Door to Door 폐기물 수거 서비스에 기꺼이 지불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하였고, 농부들 중 94%가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비료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농부들 역시 화학비료가 토질을 악화시키며,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생산량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이 지역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중 80%가 음식물쓰레기로 밝혀져 이를 비료화시켜 상품화하는 데 있어 시장잠재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
돈 벌어 주는 쓰레기, 가능할까?
Iftekhar와 Maqsood은 곧이어 같은 지역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실행하였다. 모델의 핵심인 Door To Door 폐기물 수거와 인도네시아의 비료화기술을 실험해보기 위함이었다. 라이온클럽으로부터 비료공장을 위한 부지를 기부받아 하루에 고형폐기물 3톤을 비료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웠다. 또 비료공장에 대한 주민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폐기물 처리 및 운영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였다. Waste picker를 지역에서 고용하였고, 각 가정에서 수거이용료를 월 단위로 받았다. Waste picker들이 각 가정과 채소상점으로부터 쓰레기를 수거해오면 비료공장에서 다시 음식물쓰레기를 분류하고, 방글라데시 환경에 맞도록 응용한 비료화기술로 비료로 가공했다. 이렇게 생산된 비료는 농부들에게 판매되고, 나머지 쓰레기는 매립장으로 들어간다.
그림1. Waste Concern의 비료처리과정(위) 및 Box Type Composting System 설계모형(아래)
* Box Type Composting System
파일럿프로그램 당시 활용, 보완되었던 Box Type Composting System은 기본적으로 인도네시아의 기술을 차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간단하지만 다른 기술에 비해 악취제거에 뛰어나고 방글라데시의 기후환경에 사용하기에 적절하다. 구멍이 생기도록 겹겹이 쌓은 벽 구조 및 바닥, 가운데 설치된 파이프는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어 유기물 분해과정을 촉진한다. 박스 내 온도가 최대 60도까지 올라가면서 유기물분해 및 비료화 과정이 50일 동안 진행된다. 그 후 15일간 숙성포대에서 숙성된 후 마침내 포장되어 판매된다.
파일럿프로그램 실행 결과, 이들은 주민들로 하여금 비료공장이 주거지역 근방에 설립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Waste Concern의 모델이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주거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것으로 인식시킬 수 있었다. 또한 기술적인 면에서도 기존 모델보다 방글라데시의 아열대성 기후환경에 더욱 적절하면서 악취를 줄이고, 노동집약적 프로세스를 강화한 모델로 개선하였다.
파트너십, 적극적으로 도움 요청하기
Iftekhar와 Maqsood은 파일럿프로그램의 성공을 계기로 폐기물 처리와 관련한 각종 세미나와 콘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모델의 이점을 알렸다. 또 파일럿프로그램과 여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발견되는 한계점을 하나하나 극복해나가면서, 정부기관, 영리기업, 펀딩기관들을 참여시키는 특유의 분산형 협력 모델을 갖춰나갔다.
우선 지역 주민(community)들은 쓰레기 수거 및 비료 처리 과정에 고용되는 생산자일 뿐만 아니라, 이윤창출원이 되는 수거이용료를 지불하는 소비자이기도 하다. 여기서 Waste Concern은 폐기물 처리 프로젝트에서 기술자문, 비료공장운영 및 유지 관련 교육, 비료 판매 지원 등 모델의 핵심요소를 전수하고 사업실행을 원활하게 돕는 역할을 한다. 공장운영 및 유지에 관련해서는 운영모델에 따라 Waste Concern이 맡을 수도 있고, 정부 혹은 새로운 기업이 맡을 수도 있다. 지자체 역시 해당 사업을 직접 담당할 수도 있고, 부지 허가 및 무료 지원, 전기 및 수도세 지원 등 사업 지원 역할만을 수행할 수도 있다. 관련 정부부처(예:MoEF, Ministry of Environment and Forest)는 해당 사업을 추진, 기획하는 주체가 된다. 그리고 UNDP, UNICEF와 같은 국제기구 및 여타 금융기관들은 펀딩을 담당한다. 한편, 비료의 판매 확대를 위해 Waste Concern은 방글라데시의 대규모 비료회사인 MAP Agro와 협력하여, MAP Agro의 유통을 맡고 있는 ALPHA Agro를 통해 지역 농부들에게 비료를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쓰레기가 만든 공유가치
Waste Concern의 지역사회 기반 비료처리 모델은 다양한 측면에서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했다. 우선 환경적 측면에서 매립되는 쓰레기양 뿐만 아니라 쓰레기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 2001년~2006년간 누적통계를 기준으로 124,400톤의 음식물쓰레기를 비료화 시켜 49,760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또 화학비료 사용이 줄어듦에 따라 토질 및 생산성 향상시키고 비료수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국비 124만 달러를 절약했다. 그뿐만 아니라 Waste Concern의 모델에서 얻어지는 비료가 화학비료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해 농부들의 부담도 줄였다. 기존의 쓰레기처리업무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여 빈곤 지역의 경제력 향상에도 기여하였다. Waste Concern에 고용된 waste picker들은 이전 일자리보다 약 3배가량 높은 수입을 얻고 있다. 모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Waste Concern은 정부의 환경 관련 정책 자문을 다수 수행하였으며, 지금까지 약 27개의 정부정책 수립에 영향을 끼쳤다. 창립자인 Iftekhar와 Maqsood은 아쇼카펠로우이자 UN의 Race Against Poverty상(2002)을 받았으며, Fast Company가 선정하는 60th Fast 50 award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지역사회 기반 비료처리 모델에서 수익은 각 가정으로부터 받는 수거이용료, 비료판매에서 발생한다. 2001년에서 2006년까지 Waste Concern의 비료판매수익은 110만 달러를 기록하였다. 수거이용료는 대부분 쓰레기수거 및 운반을 담당하는 waste picker들과 비료공장에 고용된 이들의 인건비로 지출되었다. 한편, Waste Concern의 고형폐기물 3톤 처리규모의 공장에서 생산된 비료는 0.036달러에 판매되어 비용을 제한 수익은 kg 당 0.01달러에 불과했다. 비영리인 Waste Concern는 고수익창출을 최우선순위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도 만족할 수 있었지만, 모델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MAP Agro에 비료를 판매하는 방법으로 수익모델을 세웠다. MAP Agro는 Waste Concern에서 구입한 비료에 마이크로뉴트리언트를 각각 다른 비율로 첨가함으로써 상품성을 높여 농부들에게 판매한다.
2005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로부터 비료화(composting)기반 CDM 프로젝트를 승인받아 탄소배출권시장에 새롭게 진출하였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현재 Waste Concern은 네덜란드 기업 World Wide Recycling BV, 네덜란드개발은행(FMO), 트리오도스은행과 함께 조인트벤처 WWR Bio Fertilizer Ltd.를 설립하고 대규모 쓰레기 비료화 사업을 통한 탄소감축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이를 통해 획득한 탄소배출권을 글로벌기업에 되팔아 수익의 30%를 창출하고, 비료판매에서 나머지 70% 수익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젝트 시작 후 한차례 기간 연장을 거쳐 현재는 2015년까지 90,000톤의 탄소배출량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복제와 확장을 거듭하는 ‘지역사회 기반 비료처리 모델’
Waste Concern은 기존에 있던 간단한 기술을 활용하고, 통제권과 역할을 기준으로 운영모델을 다양화함으로써 모델의 복제 및 확장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응용이 간단한 기술 덕분에 음식물쓰레기 일일 처리용량 규모별로 배럴형, 박스형, 대규모 플랜트형으로 비료처리시스템을 다양화할 수 있었다. 덕분에 대규모 공장이 설립되기 어려운 도시 슬럼가에는 배럴형, 혹은 박스형을 차용하고, CDM 프로젝트와 같은 사업에는 그에 맞는 대규모 공장을 세웠다. 한편, 비료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확보라는 핵심 문제를 해결하면서, 각국의 환경에 맞도록 운영모델을 지자체 소유 및 운영(Municipality owned – municipality operated), 지자체 소유 – 지역사회 운영(Municipality owned – community operated), 지자체 소유 – 기업 운영(Municipality owned – privately operated), 기업 소유 및 운영 (Privately owned – privately operated)1 등 총 4개 모델로 다양화시켰다. 이 분산형 협력모델은 확장성은 물론이고, 다차원에 걸친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콜렉티브 임팩트의 모범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Waste Concern모델은 2002년 UNICEF와 협력으로 수행되었던 프로젝트를 포함하여 2006년까지 방글라데시 내 약 47개의 비료공장에 확장ㆍ적용되었다. 2000년에는 베트남과 스리랑카에서 UNESCAP(the United Nations Economic and Social Commission for Asia and the Pacific)의 지원으로 수행된 프로젝트에서는 기술 자문을 담당했다. 현재도 빌&멜린다게이츠 재단과 UNESCAP로부터의 지원으로 아시아 및 아프리카 도시 약 20여 곳에서 모델 도입을 진행하면서 사회적임팩트를 더욱 확대해나가고 있다.
작성자 : ISQ 이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