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Shared Value Leadership Summit: “공유가치혁신을 위한 촉매제로서의 정부의 역할” 패널 세션 리뷰
2014. 3. 6. 15:34
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포커스.12_CSV 혁신과 정부의 역할]를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올해로 4번째 해를 맞이하는 2014 Shared Value Leadership Summit은 5월 13-14일 양일간 미국의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다. 임팩트스퀘어가 지난해 Shared Value Initiative의 Consulting Affiliate Network 자격으로 2박 3일간의 공유가치 전략 컨설팅 트레이닝을 받은 후 공유가치를 이끄는 글로벌 기업들의 리더들이 모인 Summit에 참석하여 공유가치를 둘러싼 주요 논의와 기업들의 고민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세션이 “공유가치혁신을 위한 촉매제로서의 정부의 역할(Government as a Catalyst for Shared Value Innovation)” 이었다. 이번 글에서는 패널 토론에서 나온 주요 논의를 소개하며, 공유가치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알아보도록 한다.
Panel 소개
Peter Singer, CEO, Grand Challenges Canada (GCC)
GCC는 캐나다 정부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기구로, 세계 보건에 관련한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Peter Singer는 현재 토론토 대학 의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캐나다 과학학회의 명예 총무이기도 하다.
Ashok Pavadia, Joint Secretary to the Government of India, Dept. of Public Enterprises
Ashok Pavadia는 현재 인도의 공공기업 부서의 공동 총무로 재직 중이다. 인도에서 공유가치 창출에 중점을 둔 CSR 관련 정책 및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노력해왔다.
Dafna Tapiero, Manager, Strategic Community Investment, 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
월드뱅크의 IFC(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에서 전략적 커뮤니티 투자 부문(Strategic Community Investment Practice)을 이끌고 있다.
패널 토론자로는 Grand Challenges Canada(GCC)의 Peter Singer, 인도 정부의 Dept. of Public Enterprises 에 있는 Ashok Pavadia, 월드뱅크의 Dafna Tapiero가 참여하였으며 FSG의 매니징 디렉터 Lalitha Vaidyanathan가 모더레이터 역할을 맡았다. 가장 먼저 Peter Singer에게 Grand Challenges Canada가 어떻게 보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혁신을 이끌어냈는지 이야기하며, 토론이 시작되었다.
그는 먼저 정부가 혁신에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위험을 기꺼이 부담하는 ‘자금 제공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높은 위험을 감수하기 꺼린다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Grand Challenges Canada가 이러한 편견을 깨는 대표적인 경우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정부가 자금제공자 역할을 한다면 임팩트 투자분야에서 넘어야 할 큰 산으로 여겨지는 Pioneer Gap(사회적기업이나 소셜벤처, 시장형 비영리단체가 사업 초기 단계에서 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패널 세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Grand Challenges Canada의 Peter Singer 출처: flickr
한편, 그는 GCC는 과학,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그리고 사회적 혁신을 융합하는 통합적 혁신(integrated innovation)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통합적 혁신을 통해서만이 임팩트의 스케일을 원하는 수준까지 지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Stars in Global Health Program”를 통해 지금까지 GCC가 지원한 프로젝트는 200개가 넘는다. 6개월에 한번 대회를 열어 그 중 100개 가량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 대회에는 각 회마다 500팀 정도가 참가한다. 물 공급, 위생, 영양 등 세계적 보건과 관련된 문제라면 어떤 프로젝트든 가능하며, 당뇨병환자들을 위한 체내 당을 측정하는 모바일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 방글라데시의 노점상에서의 음식물 안전 기준에 관련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다음으로 Ashok이 인도에서 CSR 을 중심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현상들이 Shared Value 를 창출해내는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토론을 이어나갔다. 그는 우선 인도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빈부격차 등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가 산재해있다는 점, 이해당사자들이 공기업으로부터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인도에서 CSV전략은 공기업이 취하기에 더욱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며 문을 열었다.
CSR에 관해서는 단순히 비용으로 인식하지 않고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릴 때 비로소 진정한 CSR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CSR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사고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나친 규제는 비즈니스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인도에서는 기업이 비즈니스를 통해 이윤을 추구하면서 주체적으로 CSR을 함께 진행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 패널리스트 Dafna로부터는 CSV창출 전략 중 하나인 클러스터를 어떻게 형성하게 되는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Dafna는 인도에서 펄프 및 제지 사업을 하는 4개 기업에 투자한 일, 몽골의 광산업에서 발생하는 수자원의 대량소비로 인한 물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산 업의 여러 기업과 정부와 협력하여 행동강령을 만들어 냈던 일 등 협력에 관한 몇 가지 사례를 들었다. 한편 이러한 클러스터를 통한 공유가치 창출을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역량 구축과 창출하고자 하는 가치를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자체의 역량이 구축되어야 실제로 그 지역이 혜택으로 이어지며, 창출하고자 하는 공유가치를 명확히 정의해야만 기업 등 협력파트너에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순서대로 FSG의 Lalitha Vaidyanathan, GCC의 Peter Singer, 인도 정부의 Ashok Pavadia, 월드뱅크의 Dafna Tapiero 출처: flickr
공유가치 측정 중 임팩트 규모를 확장하는 방법(scaling)에 관해서는 Peter로부터 의견을 들었다. GCC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는 있지만 아직까지 어떤 방식으로 임팩트를 확장시킬지는 알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면서, 지금 단계에서는 프로젝트의 시장화 가능성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GCC에서 후원될 프로젝트를 “혁신의 파이프라인”이라고 표현하며 이들의 시장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선정과정에서 과학자, 경영인, NGO 등 여러 전문가와 단체들과 협력하여 의견을 수렴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보다 해당 프로젝트의 확장가능성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한편 Lalitha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사회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을 받는 다면 굳이 인센티브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언급하며 Ashok에게 인도가 어떤 방식으로 기업이 공유가치를 추진할 수 있도록 혁신하고 있는지 물었다. Ashok은 공유가치를 기업에 전략우위를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의 중요성을 리스크경영, 정부로부터의 인정, 대중의 지지와 같은 파생효과를 통해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파생효과가 기업들로 하여금 공유가치창출전략을 추구하는 하나의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파생효과 역시 인도 공기업 가이드라인에는 계산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모든 공공기업들로 하여금 양해 각서를 체결하게 하고, 일년 후 정부가 그 결과를 평가한다. 그 중 50%는 재정적 평가이고, 나머지 절반 중 8%는 CSR이 차지한다. 이렇게 매년 이루어진 기업 업무 평가를 통해 등급이 매겨진다. 이를 통해 대중의 지지와 같은 파생효과를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장치가 되는 것이다.
토론이 끝난 후에는 청중들로부터 간단하게 질문을 받는 순서가 이어졌다.
Q1. “Ashok 씨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말씀을 듣고 영감을 받기는 했지만 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인도에서 공유가치를 창출해 내려는 인도 기업들과 함께 일하는 비영리 단체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일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다국적 기업들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어쩌면 가장 많은 관심과 감시 속에서 경영을 하기 때문이겠지요, 그 관심이 주주들이던, 다른 기업이던 간에 말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인도 회사들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공유가치를 중심으로 외부의 인센티브 없이 변해 가는지 들어보고 싶네요. 많은 감독과 규제가 있어야 가능한 일 아닌가요?”
Ashok: 현재로서는 규제 가이드라인을 겨우 한 달 전에 마련해 놓은 상황이라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네요. 하지만 이 가이드라인이 하룻밤 만에 생긴 것은 아닙니다. 일년 반 동안 정말 민주적인 방법으로 거의 모든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시민단체와, 경제학자들, CSR 전문가들, 공공기업들, 민간부문 기업들 등입니다. 인도의 모든 지역을 돌면서 여러 가지 의견을 수용하여 가이드라인을 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완성한 것입니다.
Q2: Grand Challenges Canada 에 대한 질문이 있는데요. 정부가 기대할 수 있는 자본주의적 인센티브가 무엇이 있을까요? 더 좋은 외교 관계일까요, 국가의 이미지가 더 좋아지는 걸까요? 결국 공유가치가 정부에게는 어떠한 이득이 되는 걸까요?
Peter: 캐나다는 Grand Challenges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사용해서 세계적인 혁신을 추구하도록 한 나라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거대한 실험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Grand Challenges, Gates Foundation, USAID 모두 진실된 마음으로 더욱 많은 임팩트를 창출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기관에 대해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모두 다 인도주의적인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요. 그게 5-10%의 개발영역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차차 혁신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습니다. 혁신이야말로 기업경영에 중심이 되면서 더욱 번창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며 바로 5%입니다. 결국 대부분의 지출은 그 중간에서 이루어지는데요. 솔직히 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혁신의 실험이 반복되어 일어나다 보면 주변부에 있던 혁신이 기존의 메인스트림을 밀어내며 중간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게 캐나다가 실행하고 있는 실험입니다. USAID나 많은 다른 단체들도 실행하고 있죠. 이러한 역동적인 상황에서 가장 좋은 점은 같이 협력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캐나다가 이런 과정에서 혁신을 돕는 멋진 나라라고 생각하신다면 제가 굳이 반대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렇게 해서 캄보디아의 기업을 도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캐나다와 무역을 하게 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답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이유는 국가에서 혁신과 리더십, 그리고 세금을 어떻게 임팩트 창출에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진심이 담긴 생각이 아닐까요? 그리고 혁신이 그 결과를 빚어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아닐까요?
Q3. 제가 말레이시아에서 일할 때 공기업들이 민간부문 기업들을 밀어내는 현상이 굉장히 큰 문제였습니다. 에너지, 전력, 교육 제공기관은 민간 부문이 건드릴 수 없는 분야가 되었습니다 민간기업이 이 분야에서 공유가치창출을 할 수 있도록 어떻게 정부가 그 역할 및 통제력을 조정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공공부문의 개입을 완화하고 있는 건가요?
Ashok: 인도의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공공부문은 그저 시장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간과 공공이 공존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기회가 있으며 충분한 인센티브 또한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민간기업들이 공유가치에 관심을 쏟고 있지만 실제로 소수의 기업들만이 실제로 공유가치를 실행하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Q4 사회문제를 해결할 때 CSV를 통해 하는 것과 정부의 구조적 변화를 통해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우선이 되어야 할까요?
Peter: 정부의 역할이 기업 내의 조직형성의 목표를 돕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역으로 정부 조직내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것이 기업의 역할은 아닙니다. 다만 두 조직이 공유가치를 만들어내는 공동의 관심사가 설정이 될 때 파트너십이 가능한 것이죠. 그리고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 때에는, 조직적인 프레임보다 공동의 협조 프레임이 공유가치를 달성하는데 더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촉매작용이 일어나 기업이 비즈니스를 재구성하게 된다면 더욱 좋은 결과라고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좀 전 기업 최고 중역 분들이 모인 세션에서 산모의 분만을 돕는 의료 기기 Odon Device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Saving Lives at Birth 프로젝트의 39가지의 혁신 리스트를 보았습니다. 그분들은 리스트를 보면서 이것저것 표시를 하고, Odon Device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혹은 Odon Device를 언제 사용할지 진단할 수 있는 장치들을 보았습니다. 그게 바로 진정한 동력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공감하고 관심 가질 수 있는 혁신적인 물건들 말입니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결국 조직적인 영향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캐나다 정부가 먼저 나서서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그게 공유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인위적으로 그 의미가 변질될 위험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세션보다 흥미로운 주제였고 그만큼 청중들로부터 많은 질문이 오고 가며 세션이 마무리가 되었다. Q&A 세션에서는 정부가 혁신을 통해 공유가치의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Peter의 주장에서 언급되는 “공유가치”가 마이클 포터와 마크 크레이머가 의도한 “공유가치”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 청중도 있었다. 그는 기업이 사회적 문제 영역 안에서 혁신의 기회를 발견하여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는 공유가치의 의미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며 경계를 하였으며, GCC의 시도와 혁신은 오히려 기업과 정부, 비영리단체가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타당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기업이 사회 이슈에 가장 정통하고 현지인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전문 역량을 보유한 비영리 섹터와 협력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공유가치 창출을 하기는 실질적으로 어려우며, 이러한 비영리 단체의 혁신을 정부 섹터에서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3자간의 파트너십에 관한 얘기가 공유가치와 동떨어진 논의는 아닐 것이다. 이론적인 담론을 넘어서 실제로 공공 섹터에서 혁신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례들을 직접 들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으며, 공유가치를 위해서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와 비영리 섹터의 토양이 모두 비옥하게 갖추어져 있어야 하겠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작성자 : ISQ 이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