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에 관한 흔한 오해에 대하여: Measuring to Improve, Not just to prove

2016. 4. 1. 17:54

임팩트 비즈니스 섹터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이래로 ‘임팩트 측정과 평가(Impact Measurement & Evaluation)’는 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온 영역 중 하나이다. 글로벌은 물론 국내에서도 임팩트 평가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축적되고 있고, IBR에서도 임팩트 평가는 핵심 주제 중 하나로서 다양한 연구와 경험을 쌓기 위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임팩트 평가를 활용한 투자 집행/유치가 일어나거나, 사회적 성과(Social Impact)를 창출하는 다양한 조직들이 자신의 성과를 입증하고 알리는 데에 평가 결과를 활용하기도 하는 등의 사례들이 점점 생겨나고 있다.

임팩트 평가는 언급하였듯이 최근 들어 새롭게 생겨난 개념은 아니며, 사회적 성과를 창출하는 전 세계의 여러 섹터 사이에서 발달해왔다.1 대표적인 예로는 2000년대 전후로 이 논의의 중요한 맥락을 이어가고 있는 사회적 성과의 투자수익률을 평가하는 SROI(Social Return on Investment)와 별점 등급제 시스템에 의하여 각 성과를 표현하는 GIIRS(Global Impact Investing Rating System)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에도 GIIRS의 운영주체인 B Lab은 이미 개발된 B Impact Assessment를 개정하며 올해 초에 Version 5를 발표한 바 있고, 2008년 런칭한 Social E-valuator는 2012년에 임팩트 평가를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Sinzer를 2012년에 새롭게 런칭하는 등 임팩트 평가를 위한 여러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임팩트 평가가 활성화되고 그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는 한편으로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들도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되는데, 그중에는 십분 타당한 견해들이 존재한다.2 그러나 우리가 경계 해야 할 것은, 임팩트 평가의 본질에 대한 잘못된 시각에서 비롯되는 오해들 또한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대한 오해 중 하나는, 임팩트 평가가 단순히 그 조직이 잘했거나 못했는지를 증명하고, 결괏값의 우열을 통해 타 조직에 대비한 우월성을 입증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선한 활동에 대하여 평가하고 값을 매기는 것이 그것을 깎아내리는 행위라는 오해 또한 이러한 시각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IBR에서 믿고 있는 임팩트 평가의 본질은, 그것이 단지 ‘증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선’을 위한 활동이라는 것(Measurement to improve, not just to prove)이다. 즉, 200점 만점의 B Impact Assessment 같은 시스템에서 105점을 받은 것이 100점을 받은 것보다 우월하다고 말하기 위해 그와 같은 평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140점을 받았으면 그것으로 우수성의 입증은 완료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평가의 의의가 아니라는 뜻이다. 임팩트를 창출하고자 하는 조직에 있어 임팩트 평가가 가지는 의의는, 조직이 목표로 하는 사회 문제가 얼마나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 더욱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조직과 활동을 개선해나가야 할지에 대한 이정표이자 나침반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선한 활동을 수행하는 것과 그에 투입되는 자원을 늘리는 것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던 과거와 달리, 문제는 계속해서 커지는 한편 자원은 한정된 상황 속에서 실질적으로 문제가 얼마나 해결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과학적 접근이 요구되기 때문에 임팩트 평가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입을 모아 임팩트 평가의 중요성을 외치는 시대이지만, 그만큼 임팩트 평가가 가지는 의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동반될 때에야 비로소 평가의 가치가 극대화될 것이다. 본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임팩트 평가 영역의 성숙과 발전을 기대하며, 다음 글에서는 ‘위대한 돌파’에 기여하기 위한 임팩트 평가의 역할과 그 수행 방식이 무엇일지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작성자 : ISQ

  1. 사회적 성과 평가의 개념과 주요 연혁(미국): McKinsey&Company의 Social Sector Office가 관장하고 있는 사회적 영향 연구(Learning for Social Impact)의 “What is Social Impact Assessment” 및 “The History of Social impact assessment” 등의 내용 참고.

  2. 임팩트 평가를 하기에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조직이 섣불리 임팩트 평가의 효용만을 믿고 이를 실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경계하기 위하여 주의해야할 점들을 다룬 SSIR 아티클(seven dealy sins of impact evaluation, 2012.02.22)과, 임팩트 평가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현실적 제약을 고려하여 상황에 맞는 평가를 수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다룬 HBR(lets be realistic about measuring impact, 2013.03.13) 아티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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