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의 해결과 함께 도약에 성공한 기업들 (2)

2014. 11. 26. 10:44

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케이스.23_사회문제의 해결과 함께 도약에 성공한 기업들 (2)을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소비자 안전성 문제에 대처하는 CSV 전략

 소비재 제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의 최종 소비자는 개인들로, 판매된 제품들을 개별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한다는 점에서 제품의 안정성에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심각하게는 제품을 사용하는 개개인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존립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품의 안정성과 관련된 요소는 매우 다양하겠으나, 주로 제품의 생산을 위해 필요한 원자재·원재료 및 제품 생산 과정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소비재 제조업 중 식품 산업의 경우 식품의 맛을 내기 위한 원재료 중 하나인 화학 첨가물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부정적인 인식에 직면하고 있으며, 포장재 산업의 경우 포장 제품을 만들기 위한 원자재에서 환경호르몬이 발생,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당장 새로운 제품을 판매할 때는 이와 같은 안정성의 문제가 표면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그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제품의 안정성이 제품 판매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품의 판매를 늘리고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개발·생산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게 되더라도 안정성의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방법 및 그 과정이 기업의 가치 사슬에 내재화 된다면, 해당 기업은 소비자의 안전이라는 사회적 가치도 추구함과 동시에 제품의 판매 증진을 통한 경제적 가치의 확대 역시 기대해 볼 수 있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까지도 먹을 수 있는 감자를 생산한다, Lamb Weston

Lamb Weston은 감자튀김, 감자칩, 해쉬브라운 등과 같은 감자 관련 식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그 역사가 60여 년에 이르는 장수 기업이다. Lamb Weston은 북미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면서 동종 업계에서는 산업 자체를 개척한 선구자로, 또 최근 CSV 전략의 활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혁신적인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감자 관련 식품의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예전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그 논란의 내용은 크게 세가지 측면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바로 1) 감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하여 감자의 크기 자체를 키우는 유전자 변형 여부, 2) 감자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가공을 빠르고 확실하게 진행하기 위한 첨가물 사용 여부, 3) 감자를 튀기거나 굽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름 또는 밀가루의 안전성 확인 여부가 그것이다.

Lamb Weston 역시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는데, 특히 맥도날드 감자튀김에 사용되는 냉동감자의 주요 공급업체로서 주목을 받게 되면서 그 안전성에 많은 의심을 받게 되었다. 맥도날드 감자튀김에 사용되는 감자의 크기가 큰 이유가 유전자 변형을 거쳤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컸고, 단기간에 많은 양의 냉동감자를 생산하기 위하여 감자의 숙성 및 가공을 촉진하는 첨가물을 사용함으로써 건강에 위협적인 식품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이들도 많이 있었다. 실제로, 감자튀김을 비롯한 맥도날드의 식품을 먹고 병에 걸린 아이들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출시되기도 하면서 그 위험성이 하나의 사회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물론 감자튀김과 병의 발생을 직접적인 인과 관계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감자튀김에 사용되는 재료 및 가공 방식에 대한 변화 및 관련 정보의 정직한 공개가 절실한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Lamb Weston이 선택한 방법은 문제에 대한 회피가 아닌 직면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식품 안정성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기획·실행하며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위하여 자사의 가치 사슬을 재정비하였다.

 Lamb Weston은 공유가치창출 보고서에서 “식품 안전성이 최고의 우선순위이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한 감자 식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로 인해 일상 생활 속에서 음식을 선택하는데 많은 제약을 가진 이들까지도 Lamb Weston의 감자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다양한 종류의 주식(staple)들 중에서 알레르기 발생 확률이 가장 낮은 것이 감자라는 점과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을 최소화하는 Lamb Weston의 기술력에 기반하고 있다.

 그림 1. 식품 안전성을 강조한 Lamb Weston의 제품들(출처 : markwellfoods)

 Lamb Weston은 앞에서 언급된, 감자 식품과 관련된 세가지 문제에 대하여 각각 1) 유전자 변형 감자의 사용 금지(특히 감자튀김 및 감자칩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감자는 절대 금지), 2) 인공 첨가물 사용 최소화 및 점진적인 사용 금지, 3) 글루텐1 감소 및 식물성 기름 사용 등과 같은 방안을 제시, 실행하였다. 이에 더하여 생산에 참여하는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통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식품 오염 및 변질의 위험 역시 방지하고 있다. 비록 변화 초기에는 화학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도 기존의 맛을 유지·향상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으며, 기존의 생산 방식에 비하여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 그러나 Lamb Weston은 소비자의 안전이라는 사회적가치의 추구가 곧 비즈니스 기회 및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 실행에 옮김으로써 감자 관련 식품 산업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하였다. 이와 같이 ‘안전한 감자의 생산’을 강조함으로써, 지금까지도 Lamb Weston은 북미 최대의 감자 식품 생산 업체로서 그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과 지역사회 문제에 대처하는 CSV 전략

글로벌라이제이션과 지역사회 문제는 세계적인 시장을 확보하고 있거나 앞으로 시장을 세계적인 범위로 확대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진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부딪히게 되는 것으로, 앞으로 그 양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소비재 제품들과 관련된 기존의 시장, 즉 지역주민들에 의해 재화의 생산 및 판매 등과 같은 경제적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기존의 시장에 다국적 기업이 진입, 시장을 확대함으로써 지역사회 주민들이 배제 당하고 소득 창출의 기회를 박탈 당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특정 기업이 기존의 시장에 진입하는 것과 해당 지역사회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는 상황을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인과관계를 따지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전 세계적 범위에서 생각해보면 거대 다국적 기업들의 시장 확대 과정에서 지역사회 저소득층이 생산 활동에서 배제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해결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사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지역주민들이 겪게 될 경제적 어려움과 관계 없이, 제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기대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수익 향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는데 그 이유는 해당 기업의 제품이 판매되는 지역의 주민들이 일정 정도 이상의 경제력을 갖추었을 때 기업의 제품에 대한 소비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지역 주민들이 경제적 활동을 통해 소득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고, 해당 기업 및 기업의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을 때, 기업이 지속적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CSV 전략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지역사회 청년들의 고용 성장을 통한 음료 판매의 증대, Coca-cola

Coca-cola는 콜라뿐만 각종 과일 음료 및 비타민워터, 생수 등을 판매하는 음료 회사로,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이르는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거대한 기업이다. Coca-cola는 다양한 제품과 넓은 시장 스펙트럼으로 유명한 기업이면서 동시에 세계 각 국, 특히 개발도상국의 지역사회에 대한 높은 관심과 참여로 사회적가치와 경제적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기업으로 자주 언급되곤 한다.

Coca-cola는 2008년, 6개월의 연구 끝에 브라질의 저소득층 청년들의 교육 및 기술 계발 문제가 고용률 향상에 매우 중요한 이슈라는 것을 발견한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Coca-cola가 브라질에 진출한 것과 브라질 저소득층 청년들의 고용률이 낮은 상황은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가지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보다 넓은 관점으로 보면 Coca-cola는 저소득층의 경제 활동과 상당한 관련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곧 Coca-cola에게는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였다. Coca-col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초등교육은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는 편이었으나 직업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실업 상태에 놓인 청년들이 많았으며, 이들은 대부분 저소득층 출신으로 빈곤의 대물림 현상이 심각한 상태였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Coca-cola가 구상한 CSV 전략이 바로 ‘Coletivo Initiative’이다. 이는 지역 NGO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2개월 간 지역사회의 청년들에게 직업 훈련을 제공하는 것으로, 훈련은 소매업·사업 개발·기업가 정신 등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이 때, 혁신적이라고 할 만한 점은 청년들을 지역의 소매상들과 매칭시켜 직무 경험 및 발전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이는 소매상들과 청년들이 함께 가게를 운영하면, 소매상들의 운영 실적이 향상됨과 동시에 청년들의 직업적 능력 역시 성장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초한 것이다. 또한 단순한 기술 훈련뿐만 아니라 리더십이나 조직 충성도와 같은 사회적 훈련 역시 진행하여 청년들의 자아존중감을 높임으로써 청년들의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림 2. Coca-cola의 Coletivo Initiative에 참여, 교육을 수료한 청년들(출처 : pressoffice)

Coca-cola는 청년들의 취직 여부, 자아존중감 향상 여부와 같은 사회적 가치와 자사의 판매 실적 및 브랜드 이미지 향상 정도 등과 같은 경제적 가치와 관련된 지표를 통해 Coletivo Initiative의 임팩트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사회적 가치와 관련해서는 이니셔티브에 참가한 청년들 중 30%가 Coca-cola 또는 관련 파트너 기업에 취직하였으며 10%가 Coca-cola에서 제공한 마이크로크레딧을 통해 창업함으로써 소득 창출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한편 Coca-cola가 획득한 경제적 가치 또한 상당했는데, 이니셔티브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그동안 사용된 비용을 상쇄활 만큼 판매량이 증가하였다. 이는 지역 소매상인들 및 NGO들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이니셔티브를 진행한 덕분이다. 이니셔티브를 통해 지역사회의 기존 제품들을 잠식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강화할 수 있었고, 소매상들과의 협력을 통해 안정된 유통 채널을 마련할 수 있었으며, 청년들이 소득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지역사회 저소득층의 소비력 향상 역시 이루어졌다. Coca-cola는 이와 같은 사회적 측면의 가치 향상을 바탕으로 제품 판매의 증가라는 경제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Coca-cola는 초기 성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 기준 브라질 전역의 다양한 지역사회에서 170개의 이니셔티브를 진행 중에 있으며, 각각의 이니셔티브 당 평균 500여명의 청년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향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회문제를 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CSV 전략

 지금까지 산업재 및 소비재 기업들이 직면할 수 있는 사회문제 및 이를 사업의 도약을 위한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전략으로서 CSV를 활용할 수 있는 방향 및 실제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각 기업의 특성 및 처한 문제에 따라 구체적인 실행 방식이 다르긴 하지만 CSV 전략의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 공통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점들이 있다. 바로 기업의 가치 사슬을 재정의함으로써 사회적 가치와 함께 경제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공유가치창출’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에 수반되는 초기 비용 및 시간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 사회문제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전략 구상의 기반이 되어야 할 것이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작성자 : ISQ 김지선

*글루텐은 보리, 밀 등의 곡류에 존재하는 불용성 단백질로, 밀가루 반죽에 점성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글루텐에 대한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의 경우 소화 불량 및 아토피 등과 같은 질병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안전성에 대한 의심을 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식품에 본래 존재하고 있는 성분인 만큼 반드시 해롭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밀가루 반죽의 점성을 강하게 하기 위하여 글루텐 성분을 과다 사용하는 경우에는 안전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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