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파트너십 Case Study Series #3] 시티이어와 팀버랜드

2014. 11. 28. 15:13

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1사1사회적기업 캠페인(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기고한 [SE 협력사례_시티이어와 팀버랜드]를 옮긴 것입니다. 원문은 1사1사회적기업캠페인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라민의 사회적기업들을 기업-사회적기업 파트너십이라는 측면에서 다시 한 번 해석한 글입니다.)

출처: 팀버랜드 홈페이지

한 눈에 보는 Case Study

시티이어(City Year)

시티이어는 1988년 자선 재단과 기업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자원봉사단체로, 수입원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시티이어 엔터프라이즈(City Year Enterprise)라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음. 처음에는 인형을 제조하여 판매하였으며 이후 팀버랜드와의 협력을 통해 의류업체로 성장함.

‘과연 학생들은 학교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시티이어(City Year)는 1988년 자선 재단과 기업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자원봉사단체로 출발하여, 현재는 지역사회 자원봉사 활동과 함께 미국 내 교육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시티이어의 문제 의식은 ‘실제로 학생들이 필요로하는 것’과 ‘학교와 선생님들이 제공해줄 수 있는 것’ 사이에 커다란 격차가 있다는 데서 시작되었다. 현재 미국의 교육 시스템은 정규 교육 과정 외 교육적·사회적·감정적인 측면에서 지지 체계를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누릴 수 있는 학생들은 15%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학생들은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교육적 기회와 격차로 인해 그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하게 되며, 이는 결국 이들의 졸업 및 향후 사회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문제 의식을 기반으로 하여, 시티이어는 전체 학교, 전체 아동(Whole School, Whole Child)이라 불리는 접근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은 시티이어의 직원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있는 학생들에게 개별적인 지지를 제공함과 동시에 미국 전역의 학교들을 대상으로 보다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기존에 해왔던 지역사회 자원봉사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 조직 및 자원봉사자 교육 등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티이어와 팀버랜드, ‘의류업’으로 통(通)하다

시티이어가 교육 문제의 해결에 노력을 기울이는 비영리 단체라면, 팀버랜드(Timberland)는 신발 및 의류를 주요 상품으로 하는 영리 기업이다. 팀버랜드는 현재 한국에도 지부를 두고 있을 정도의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최고의 품질과 매출을 자랑하고 있는데, 오늘날에는 환경 측면에서 사회공헌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선진적인 기업으로도 평가 받고 있다.

이와 같이 그 성격이 전혀 다른 시티이어와 팀버랜드의 만남은 우연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1) 시티이어가 외부의 지원을 필요로 했던 분야도 ‘의류’였고, 2) 향후 관심을 가지고 수익활동을 하게 되었던 업종도 ‘의류’였기 때문이다.

첫째로 시티이어는 단체에서 실시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단체의 활동을 홍보하기 위해서 기부금 이외에도 다양한 자원들을 필요로 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의류’였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는 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자켓이나 점퍼, 부츠 등이 필요했고, 이 복장을 통해 시티이어의 활동을 홍보하면서 동시에 디자인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시티이어만의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했다. 이와 같은 시티이어의 니즈를 고려해볼 때, 팀버랜드는 시티이어가 필요로하는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기업 중 하나였다. 팀버랜드의 사업 자체가 ‘의류’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사회공헌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시티이어는 비영리 단체로 그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자원을 끌어와야 했는데, 사실 이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미국에는 이미 수많은 비영리 단체들이 존재하며 또 새롭게 생성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들을 위한 자금이 무제한적으로 늘어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적 자금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시티이어의 운영을 지속가능하게 하는데 리스크로 작용했다. 때문에 시티이어는 수입원을 다양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회적기업의 설립을 모색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시티이어 엔터프라이즈(City Year Enterprise)이다. 시티이어 엔터프라이즈의 주요 제품은 ‘인형’으로 사실 팀버랜드의 신발 및 의류 제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둘 다 ‘각종 직물을 활용한 재봉’ 사업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공통 분모는 후에 팀버랜드가 시티이어 엔터프라이즈의 사업에 보다 깊숙히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파트너십 1단계 : 투자 및 자금지원

1989년,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신을 50켤레의 부츠가 필요했던 시티이어는 팀버랜드가 사회공헌활동의 일부로 부츠를 기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 공식적인 요청을 통하여 필요한 양만큼의 부츠를 제공받게 된다.

​이 때의 인연이 계기가 되어, 팀버랜드는 시티이어 자원봉사자들의 신발 및 의복을 제공하면서 시티이어의 운영을 위한 자금도 지원하는 ‘후원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1991년에는 시티이어의 지부 중 한 군데를 본격적으로 지원하여, 시티이어가 그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3년 간 100만 달러(한화 약 11.1억)에 이르는 자금을 지원했다. 마침내 1993년, 팀버랜드는 시티이어의 유니폼 및 각종 의류를 지원하는 ‘공식적인 공급자’로서 자리매김하였으며, 그 덕분에 시티이어는 유니폼의 디자인 및 수량의 안정적인 확보를 통해 그 브랜드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1994년 이후 팀버랜드는 시티이어의 확장에 500만 달러(한화 약 55.6억)에 이르는 자금을 더 지원하였으며, 그 결과 시티이어는 6개의 도시로 그 활동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

사실상 이 때 팀버랜드가 자금지원을 했던 조직은 엄밀히 따지면 시티이어가 이후 설립했던 사회적기업이 아니라 시티이어 그 자체, 즉 비영리 단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투자 및 자금지원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결국 이러한 초기 자금지원이 이후 시티이어와 팀버랜드가 사회적기업의 설립 및 운영이라는 방식으로 파트너십을 맺는데 매우 중요한 초석이 되었기 때문이다.

 

파트너십 2단계 : 구매, 사업 연계

팀버랜드가 시티이어 자원봉사자들의 신발 및 의복, 더 나아가 직접적인 자원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팀버랜드의 임직원과 시티이어의 직원들의 만남이 이루어졌기에 가능했다. 앞서 언급되었던 부츠의 기부를 계기로, 시티이어는 팀버랜드의 임직원들 앞에서 조직의 비전 및 사업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 때 팀버랜드의 COO(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운영책임자)였던 Jeff Swartz는 시티이어의 비전에 많은 동감을 하였으며, 이를 팀버랜드의 가치사슬에 연계 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티이어는 수입원을 다양화하기 위해 ‘시티이어 엔터프라이즈’라는 사회적기업을 만들게 되는데, 처음에는 우선 리더십 관련 교육이나 기업 및 다양한 단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조직해줌으로써 어느 정도 수입을 얻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시티이어 엔시터프라이즈의 사업은 사실 팀버랜드의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려웄다. 그러나 Jeff Swartz는 보다 넓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티이어의 사업을 자사의 가치사슬과 연계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바로 1) 리더십 교육을 통한 기업 구성원들의 성장 및 2) 구성원들의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통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이었다.

시티이어는 자원봉사자 및 교육자들을 양성하는 데에 전문성을 가진 조직인 만큼, 관련 교육 자료 및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었는데, 팀버랜드의 입장에서는 이와 같은 시티이어의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향후 기업의 지속가능성 및 성장에 중요하게 작용할 인적자본관리에 보다 효과적인 접근을 취할 수 있었다. 또한 팀버랜드는 그 당시,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을 강조하며 선진적인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대내외적으로 강조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특히 임직원들의 지역사회 대상 봉사활동에 초점을 두고 많은 시도를 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직원들의 봉사활동을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조직, 실행시킴으로서 팀버랜드의 사회공헌활동을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었는데, 이 때 시티이어가 가진 지역사회 네트워크 및 봉사자 관리와 봉사활동조직 등에 대한 전문성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시티이어의 전문성과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팀버랜드의 의지가 만나 만들어진 것이 바로 ‘Path of Service™’으로, 임직원들의 자원봉사 교육 및 실제 활동을 총괄하는 일종의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팀버랜드는 사회공헌에 대한 공로로 대통령 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

이와 같은 팀버랜드와 시티이어의 파트너십을 구매 및 사업연계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시티이어가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교육 및 봉사 프로그램을 팀버랜드가 적극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며 동시에 이는 팀버랜드의 ‘가치사슬’ 내 핵심 요소인 인적자본관리 및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이미지 제고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기 때문이다.

 

파트너십 3단계 : 사회적기업 설립&운영

시티이어와 팀버랜드는 ‘부츠’를 시작으로 그 파트너십을 점차 강화해나갔다. 이 둘의 깊어진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변화가 바로, 팀버랜드에서 시티이어에 전문가를 파견, 시티이어의 마케팅을 개선하기 위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지원한 것이다. 더 나아가 팀버랜드의 임원진들 중 일부가 시티이어의 이사회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시티이어의 운영에도 상당한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특히 때마침 시티이어는 수입원을 다양화하기 위하여 시티이어 엔터프라이즈(City Year Enterprise)라는 사회적기업을 설립, ‘인형’을 생산하여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얻고자 시도했는데 이 때 팀버랜드가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바로, 팀버랜드와 시티이어가 함께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시티이어가 생산하고자했던 인형과 팀버랜드의 주요 생산품인 의류는 전혀 다른 종류의 상품으로 보일 수 있지만, 다양한 직물을 조합·재봉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팀버랜드는 이러한 공통점에 착안, 팀버랜드의 생산라인 중 일부를 분리시켜 시티이어와 함께 사회적기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사실 시티이어는 인형 생산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 인형을 주요 생산품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많은 인원을 고용하면서 어느 정도 시장 진입장벽이 낮은 상품을 생각하다보니 인형을 선택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수입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으며 사업을 진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팀버랜드의 제안은 시티이어에게 굉장히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한편 팀버랜드의 입장에서도 사회적 영역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진 시티이어와 함께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 것이 사회공헌 활동을 보다 적극적이면서 안정적인 형태로 지속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인식되었기에, 이 둘의 협력은 생각보다 더욱 빠르게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이들이 함께 설립한 사회적기업은 바로 시티이어의 이름을 딴 ‘시티이어기어(City Year Gear)’로, 티셔츠와 가방 등과 같은 의류를 주요 상품으로 생산·판매하면서 사회적인 메세지를 전달하였다. 대표적인 메세지로는 ‘Hike the Path to Justice(정의를 향한 길을 걸어라)’와 ‘Give Racism the Boot(인종차별주의를 쫓아내자’와 같은 것들이 있다.

파트너십을 성공으로 이끈 두가지 열쇠 : ‘비전의 공유’와 ‘활발한 소통’

비전의 공유

시티이어와 팀버랜드의 파트너십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팀버랜드의 최고운영책임자였던 Jeff Swartz가 시티이어의 비전에 깊이 동감하였기 때문이다. 협력 이전 두 조직 각각이 가지고 있었던 비전은 표현만 조금 달랐을 뿐, ‘모든 사람들이 기회를 가져야 하며, 우리는 지역사회를 강하고 활기차게 만들기 위한 의무를 지니고 있다(Everyone should have the opportunity and obligation to contribute to the strength and vitality of the community and to make it better).’는 것과 일맥상통하였기에, 비전에 대한 합의가 생각보다 빠르고 쉽게 이루어졌다. 자금지원 및 구매·사업연계와 같은 파트너십의 형태가 단계적으로 순조롭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비전이 명확하게 공유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하게 정했으니 그 이후에는 비전을 달성할 방법에 대한 논의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티이어와 팀버랜드 간에 비전의 공유가 깊이 있게 이루어졌다는 것은 사업 형태의 단계적 발전 뿐만 아니라 팀버랜드의 Jeff Swartz의 행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Jeff Swartz가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상임이사장을 맡아 시티이어 및 시티이어기어의 운영에 많은 조언과 지지를 보낸 것이다. Jeff Swartz는 지역사회에서 시티이어가 활동하는 모습과 시티이어의 자원봉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본래 팀버랜드라는 기업을 설립하면서 꿈꿔왔던, 기업 문화에 사회적가치를 내재화하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운영하는 데에도 이와 같은 사회적인 측면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이를 함께 실현해나갈 파트너로서 시티이어를 선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활발한 ‘소통’

시티이어와 팀버랜드 모두 훈련 및 교육에서 ‘의사소통’을 매우 강조하는 조직이다. 특히 소통에 있어 상대방의 핵심적인 메세지를 읽어내고 자신의 메세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교육하며, 이에 더하여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을 활용한 활발하고 원활한 소통을 추구한다. 이들은 전통적 방법인 인터넷 뉴스레터, 그룹 이메일 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는 미팅 및 컨퍼런스와 회식 모임 등 소통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였다.

물론 처음부터 이들의 소통이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시티이어의 입장에서는 일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사업을 진행하는 일이 생소했기 때문에, 이 일을 책임지고 수행할만한 직원이 없었다. 그래서 이 사업에 대한 관리 책임자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대처가 가능한 직원들이 사업 진행을 위한 회의 등 의사소통 과정에 참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팀버랜드는 시티이어가 파트너십을 보다 공고히해나갈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두 조직 모두 기본적으로 소통을 중요시하였기 때문에 각각 자신의 입장을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논의 결과 시티이어 쪽에서는 파트너십 사업 책임자를 선정하게 되었으며, 팀버랜드 쪽에서는 경험이 많은 사업 책임자가 사업이 안정될 때까지 시티이어의 책임자에게 조언과 지지를 해주기로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이후, 두 조직 간의 의사소통은 보다 활발하고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소통을 통해 두 조직 각각의 현황 및 사업 진행 상황을 자주 공유함으로써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가능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해나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여기게 되었다.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한 둘의 파트너십은 시티이어기어라는 사회적기업을 함께 설립하고 이에 맞는 브랜드 이미지를 부여하는 과정에서도 빛을 발하여, 큰 어려움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산을 움직이려 하는 이는 작은 돌을 들어내는 일로 시작한다

오스틴(Austin, 2001)은 기업-사회적기업의 파트너십을 크게 3가지 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먼저 1) 자선적 단계로, 기업의 사업 활동과 무관하게 사회적기업에게 자원을 제공하거나 투자하는 것이다. 앞서 다루어진 내용에 따르면 팀버랜드가 시티이어에게 부츠나 자켓과 같은 자사의 제품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시티이어의 성장과 확장을 위해 상당한 금액을 지원한 것이 이에 해당된다. 2) 거래적 단계는 기업의 가치 사슬과 연관된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하며, 시티이어의 리더십 교육 및 자원봉사활동 조직 프로그램을 활용한 팀버랜드의 인적자원관리와 마케팅 활동이 이 단계로 설명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3) 통합단계는 기업-사회적기업이 통합적인 접근을 통해 조인트 벤처의 형태와 같이 하나의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팀버랜드와 시티이어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시티이어기어가 통합단계에 이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파트너십이라는 단어는 지속적인 관계성을 내포하고 있다. 즉, 일회적인 ‘사업’ 이상의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이 이루어졌을 때 파트너십의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팀버랜드와 시티이어의 사례는, 기업-사회적기업의 파트너십을 구상 또는 기획하고 있는 단계에 있는 기업들에게도 또 이미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사회적기업과의 협력을 생각하고 있는 기업들은 처음부터 거창한 ‘사업’을 구상하기 보다는 투자 및 자금지원 등의 모델을 활용함으로써 파트너십의 토대를 축적, 협력을 좀 더 용이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미 사회적기업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현재의 협력 수준을 점검하고 향후 발전 또는 변화의 방향을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이 때 상호 간의 비전 공유와 활발한 소통을 통해 파트너십의 차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공자가 이르기를, ‘‘산을 움직이려 하는 이는 작은 돌을 들어내는 일로 시작한다’, 즉 어떤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작은 일부터 단계적으로 실행해야한다는 것이다. 비록 그 시작은 비영리 단체와 기업의 만남이었지만 결국 사회적기업의 설립이라는 형태로 파트너십을 발전시킨 시티이어와 팀버랜드의 협력 사례가 바로 이에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

작성자 : ISQ 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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