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V 의 아버지로부터 직접 듣는 CSV: FSG 대표 Mark Kramer 인터뷰

2013. 6. 9. 13:40

임팩트스퀘어는 CSV 의 창시자 마이클 포터와 마크 크레이머가 직접 설립한 컨설팅 전문 기관 FSG 로부터 초청을 받아 지난 5월 20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보스톤을 방문했습니다. Shared Value 를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만든 Shared Value Initiative 의 일환으로, 전세계 15 개 국에서 20여 곳이 넘는 컨설팅 기관을 APS Network 로 초대하여, FSG 가 가진 Shared Value 컨설팅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Global Shared Value Leadership Summit 이 열렸고, 마이클 포터 교수와 함께 Shared Value 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 재단, 비영리, 공공기관의 리더들을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임팩트스퀘어의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해준 Mark Kramer 대표와 CSV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임팩트스퀘어 블로그 독자 분들께 공개합니다. 참고로 Mark Kramer 는 2011년 Harvard Business Review 에 Creating Shared Value 라는 아티클을 마이클 포터와 함께 기고한 공저자로서, 포터 교수와 함께 CSV 개념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SV가 무엇인지 간략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Creating Shared Value(CSV)는 하나의 경영 전략(business strategy) 입니다. 경영상 이득과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는 동시에, 대두되는 사회적 현안에 있어어도 실제로 측정 가능한 사회적 효과를 발생하지요. 정리하자면, CSV는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바람직한) 사회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수단인 동시에, 이윤·매출·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CSV와 CSR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CSR은 CSV와 조금 다른 개념을 가집니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고, 법과 규제를 따라야 하며, 환경과 사원 복지를 향상시키려는 책무를 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포괄적으로 서술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중에 일부는 경제적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몇몇 의무는 수행하는데 비용이 들고, 단순히 ‘사회속의 좋은 기업’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따르는 경우도 많지만, 경제적 이윤을 발생시키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공유가치(Shared Value)는 CSR을 대체하지 않으며, 비즈니스와 사회의 연결점에 있는 상이한 개념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FSG 에서는 기업을 대상으로 CSV 컨설팅을 하고 있는데, 기업 고개들이 CSV를 추구하는 가장 큰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세 단로 요약하자면, 성장, 경쟁 우위, 이윤 발생 가능성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전통적인 시장에서 더 이상의 성장 동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전통 시장들은 부유하고 발전된 나라에 거주하는 세계 인구의 10% 혹은 그 이하를 대상으로 하며, 그 이외의 국가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업이 전통적인 시장 환경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대신 새로운 시각으로 나머지 90%를 바라본다면, 기업들이 마주하는 대부분의 실패를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는 경영 방식을 채용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새로운 경영 전략은 다른 시장 지역, 다른 인구 모델, 그리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계층을 타겟으로 하기 때문에 성장 동력을 찾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버라이존(미국 통신 회사), GE(General Electric)같은 세계 굴지의 기업들도 에너지, 의료, 환경, 사회에 걸쳐 있는 현안들을 해결함으로써 성장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큰 기업들 또한 사회적 문제에서 비즈니스의 성장 기회를 발견한다는 것입니다.

성장이 CSV 동기의 한 축이라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도 분명 동기부여를 하는 요소입니다. 우리가 자주 인용하는 홀푸드(Whole Food; 유기농 식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겨냥하는 미국의 특성화 큰 슈퍼마켓 체인, 역자주)는 건강식품·유기농 식품을 취급함으로 다른 슈퍼마켓들과 차별화했고 경쟁 우위를 확보했습니다. 월마트는 CSV를 통해 비용을 감소시켰죠. 월마트가 그들이 사용하는 에너지와 연료 사용을 재고하고 운송 트럭에 들어가는 연비를 개선함으로써 향후 5년동안 3조 3천억에 상당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우리가 예로 든 기사에서도 언급했었지요.

이렇게 추구하는 동기가 다르다는 점에서 CSV는 CSR과 구분됩니다. CSV는 기업 이미지 개선, 직원 고용, 비영리와 Activist Organizations에 대한 지원, 사회적 기대에 대한 부응하기 보다는 성장 동력을 찾고 이윤 마련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경영 전략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분명 CSV는 순수 CSR과 차이가 있군요. 그렇다면 기업이 FSG 에 컨설팅을 의뢰할 때, 그들 스스로 기업의 다음 전략이 이전의 전통적인 전략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나요? 

그렇죠. 마이클 포터 박사와 제가 말한 것도 궤를 같이하고요. 전통적인 기업 전략은 사회적 현안과 환경 문제를 외부 효과라 간주해 왔습니다. 고전 경제학도 그것들은 외부효과의 일종이기 때문에 경영 전략에 포함될 이유가 없다고 했지요. 그 동안 기업들은 비용만 보고 그러한 이슈들이 기업에 가져다 줄 이익은 보지 못하는 장님이었던 것입니다. 공유 가치는 기업과 관계된 사회적 현안을 기회로 포착하고 경연 전략에 포함한다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CSV 전략을 굳이 채택하지 않는 기업들의 미래를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CSV는 새로운 아이디어입니다. 하지만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가장 똑똑하고 성공적인 기업은 이미 CSV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 기업들도 CSV를 성장 기회로서 진지하게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SV는 무궁무진하며, 채택할 수 있는 새로운 경연 전략입니다. 경영(행정) 교육 등 경영 대학원의 커리큘럼 내에서도 CSV가 갖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맥킨지와 같은 FSG 외의 다른 컨설팅 회사들도 CSV 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CSV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기업들은 크고 작은 기회들을 놓치고 있는 것다고 할 수 있으며, 현재의 트렌드로 볼 때 CSV는 기업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경영 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적 문제는 기업 하나하나가 상대하기는 방대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CSV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이 필요한 부분을 찾을 때, 그리고 보다 커다란 파급력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만들기 위해 파트너십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CSV분야에서 우리는 다양한 파트너십을 목격합니다. 다양한 업종에 속한 회사간의 협력도 많고요. 비교적 고립된 지역에 있는 광산 회사를 예로 들어봅시다. 고립된 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상당한 소득을 제공하는 이 광산 회사는 은행과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주민이 좋은 금융 서비스와 금융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도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업종을 넘나드는 파트너십뿐만 아니라 동일한 산업 내의 파트너십도 빈번합니다. 실제로 코코아를 만드는 마스(Mars), 네슬레(Nestle), 그리고 다른 기업들이 서아프리카의 낮은 코코아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협력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 기업-비영리 기업간의 파트너십 또한 파트너십의 한 종류로 들 수 있습니다. 방금 예로 들은 코코아 산업 내의 파트너십에서, 비영리를 추구하는 기술 기업(tech company) 하나는 농부들과 농부 조합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공적인 농업 기술 트레이닝 사례를 보고했습니다. 정부와 기업의 협력 사례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정부에게 책임이 있는 몇몇 사회적 문제들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트너십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사회적 문제를 겨냥하기 위해 기업들도 새로운 포지셔닝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기업들이 제공하는 것은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에서 그치지 않으며, 기업의 목표의식(Underlying purposes)까지 확장됩니다. 공유 가치의 등장은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Social purpose)를 증진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리고 있으며, 식품 기업들이 고객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든지, 운동화를 생산하는 회사가 고객들의 웰빙과 운동 환경을 생각하는 것은 더 이상 예외적인 사례가 아닙니다.

기업들이 자신의 목표를 이윤(profit) 에서 목적(purpose)로 설정하는 순간, 그들의 파트너십과 시장의 저변은 달라질 것입니다. 식품만을 생각했을 때보다 고객들의 건강을 같이 고려할 때 파트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건강과 웰빙과 관련된 기업들은 그들의 사회적 문제와 관련된 NGO와 다른 업종에 속한 기업들과 관계를 맺음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정부 또한 파트너십 모델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정부가 CSV를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금 저희 쪽에서도 연구가 진행 중이고, 아직 명확한 해답이 나온 지는 모르겠습니다. 정부는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는 중요한 소비자이며, 구매 과정에 있어 특정한 물품을 선호 한다는 메세지를 기업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사회적 요소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책은 기업들이 가치 공유를 실현하기보다는 그들의 사회적 소임을 다하도록 장려할 가능성이 있지만,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발생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음은 분명합니다.

공적분야-민간분야 파트너십(Public-Private Partnership)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정부가 일부 부담함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구조를 보입니다. 한 기업이 사회적 영역에서 측정 가능하게(measurable) 큰 성과를 내고 있을 때 정부가 세금 감면 혜택을 줄 수도 있고요. 그 기업이 정부가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를 크게 개선시켰기 때문에, 세금 감면은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공유 가치 이니셔티브(Shared Value Initiatives)는 새로운 경영 방식을 도입하고, 새로운 시장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프로젝트보다 리스크가 크고, 낮은 이득을 볼 가능성도 상당합니다. 의료기 회사나 제약 회사들은 제품을 판매할 때 굉장히 큰 마진을 보고 있지만, 공유 가치 창출 방식을 통해 그들의 제품을 정말 필요로하는 저소득층들에게 판매한다면 마진이 굉장히 줄어들겠지요.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마진율이 30%에서 10%로 감소하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이 때, 정부가 세금 감면 등을 통해 이 손해를 보조함으로써 그들이 입는 부담(duress)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가 하려고 하면 정말 큰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을 이 기업들이 나서서 하고 있으니까요.

정리하자면 정부가 CSV를 장려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구매력, 어느 정도의 규제, 파트너십, 그리고 여타 인센티브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사회적 기업이 존재하는데요, 사회적 기업은 어떻게 CSV 를 통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까요?

영리 모델의 사회적 기업 (for-profit social enterprise) 는 그들 자체적으로 CSV 를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FSG 는 규모가 있는 다국적 기업들과 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사업 규모와 발생할 수 있는 효과는 비상하기 때문이지요. 그들이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일을 하기 시작하면, 짧은 시간 안에 수 백만명의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대다수의 사회적 기업은 종종 엄청나게 창의적이고 혁신적이지만 비교적 작은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그들이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 때 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작은 규모의 사회적 기업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며, 둘 다 중요한 역할을 지닙니다. 작은 사회적 기업들이 제품 생산·유통 능력을 갖춘 큰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게 해 작은 기업들이 내놓은 혁신들이 큰 규모로 실현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지요.

 

GE와 GE의 파트너인 <Embrace>의 관계는 성공적인 CSV 사례로 보입니다. <Embrace> 그 자체도 CSV 사례로 볼 수 있는가요?

물론입니다. 사회적 기업 활동이 공유 가치 사례에 해당하는 경우는 굉장히 많습니다. 큰 기업이 하는 일에 가리는 것 뿐이에요. FSG는 규모있는 효과를 발생하는 큰 기업 위주로 일을 하고 있고 부가적으로 규모에 대해 말을 하자면, 맥도날드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건강에 좋은 식품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맥도날드가 아이들이 먹는 음식(Happy Meals로 명칭)에 사과를 넣기 시작했는데, 이는 하루만에 전미 사과 소비를 두 배 가량 증가시키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일컫는 ‘규모(Scale)’인 것이고, 큰 기업들이 사회적 문제에 있어 더욱 큰 임팩트를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작은 사회적 기업들은 다만 임팩트를 만들어 내는 데 시간이 걸릴 뿐이지, CSV에 해당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사회적 문제는 지역(location-specific)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FSG가 컨설팅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할 때 어떠한 방식으로 그 지역의 사회적 문제를 확인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FSG가 다양한 국가에서, 특히 인도나 페루 등지에서도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서요.

FSG는 전세계에서 일을 하고 세계 곳곳에 지부를 두고 있는 기업들과도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세계 각지에서 사회적 효과와 기회를 발생시키는 것을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우며, 라틴아메리카·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프로젝트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FSG가 깨닳은 것은,  공유 가치를 둘러싼 관심과 기회는 한 컨설팅 회사가 관리할 수 있는 규모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Affiliated Professional Services(APS) Network를 출범시켜 전세계에 포진된 경영전략·커뮤니케이션 전문 컨설턴트들이 공유 가치 컨설팅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임팩트스퀘어는 이 APS Network 로 초대를 받아 보스톤을 방문하게 되었다) 더욱이, 새롭게 떠오른 공유 가치에 확실한 답은 없고 우리 또한 공유 가치 컨설팅을 학습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범세계적인 컨설턴트 네트워크 마련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서로간의 소통을 통해 공유 가치의 새로운 면에 대해 배우고 서로 배운 것을 공유함에 따라 공유 가치에 대한 이해가 한 단계 깊어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APS 네트워크가 희망하는 바는, 한국·일본·인도·콜롬비아 등 전세계에 지부가 생겨 서로간에 협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여는 것입니다. 이런 네트워크 하에서, 한국 기업이 남아메리카에서 일을 할 경우가 생긴다면 APS 네트워크 안에서 파트너를 구하기도 용이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APS 네트워크가 어떠한 형태로 발전할 지 속단하긴 이르지만, 저희는 APS가 공유 가치에 대한 일과 생각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뻗어나가길 기대합니다.

 FSG Global Shared Value Leadership Summit 이 끝나고 왼쪽부터, 루트임팩트 정경선 대표,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 마크 크레이머 대표, 성균관대학교 김태영 교수님, 임팩트스퀘어 이선화 연구원

임팩트스퀘어 뿐만 아니라 이번 APS 네트워크에 참여한 컨설팅 기관이 공통적으로 말한 점은, CSV 는 전사적인 기업 전략임에도 실제적으로 CSR 부서에서 CSV 컨설팅을 문의하는 경우가 잦다는 사실이었는데요. CSR 부서의 매니저나 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저희에게도 CSR부서가 종종 찾아와서 비슷한 문의를 합니다. CSV 전략을 구성하는 데에 있어서 CSR 부서의 매니저는 일반적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회사가 마주하는 사회적 문제들을 잘 짚어냅니다. 하지만 CSV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려 목표할 때, CSR 부서 하나로는 불완전합니다. CSV는 경영·운용·전략 등 회사 중심과 긴밀하게 연계되기 때문에, 회사의 임원들과 운영에 있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부서(unit)들과도 협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CSV에서 창출되는 혁신, 기회들과 가치들은 회사 운영을 하면서 얻어지기 때문입니다.  CSR부서와 첫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좋고 CSR 부서도 일에 항상 참여해야 하겠지만, CSV를 따르는 새로운 경영 전략(방식)을 모색하기 위해 CSR부서와 경영 전문 부서, 여타 운영 부서들과의 연계(cross-sectional units)는 필수적입니다.

 

CSR부서가 성공적으로 CSV 가치를 채택해 받아들인 경우를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CSR부서를 첫 시작점으로 해 CSV와의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는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CSV일은 CSR에서만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다른 부서로 뻗어 나가야 합니다.

 

CSR 에 대해서 논의하자면, CSR 을 추진한 기업들은 고객들을 직접적으로 상대하는 B2C 기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CSV 의 경우 B2C 기업 뿐만 아니라 B2B 기업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까요? 

신흥 시장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는 선진국들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들과 다르듯, B2B 기업이 찾을 수 있는 기회는 B2C 기업의 기회들과는 다를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B2B기업이 양질의 기회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기회의 종류는 무궁무진합니다. 

다우 케미컬(The Dow Chemical Company)의 예를 들어보지요. 그들의 주요 고객은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 기업들입니다. 그들이 생산해 낸 식용유는 트랜스 지방이 적고, 심장에 좋은 오메가-3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시장 점유율은 점차 늘어 80%에 이르러 전미 식단에서 6억톤의 트랜스 지방을 제거하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또 GE 의 Ecomagination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지는 터빈, 기차 엔진, 전력망에 사용되는 부품들은 다른 기업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일반 대중들에게 직접적으로 판매되지 않는 B2B 기업의 상품들이지요.

B2B기업과 B2C기업이 마주하는 기회의 종류가 다를 것이란 생각은, CSR을 둘러싼 전통적인 생각으로부터 오는 것 같습니다. “환경·사회 문제을 생각하는 고객들에게 이미지 개선을 하기 위해 기업은 CSR을 어쩔 수 없이 한다”라는 것이지요. 일반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 CSR을 준수하지만, 기업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공유 가치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B2B 기업 또한 기업 고객(industrial customers)들이 원하는 바를 만족시킴으로써 경제적 기회를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고, 이는 B2C기업이 일반 대중들에게 갖고 있는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의 규모가 CSV 도입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궁금합니다. 작은 기업들도 성공적으로 CSV 를 도입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중소형 회사들은 지역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 중 다수는 지역의 사회적 문제를 잘 이해하고 지역 사람들에게 신뢰받고 있습니다. 지역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들이 지역 사회에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지지할 것입니다. 작은 기업들은 큰 다국적 회사들이 잘 찾을 수 없는 틈새를 사회적 문제를 통해 찾을 수 있고, 여기에서 나오는 경제적 이익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작은 기업들은 사사분기 보고서, 단기의 재무제표 위의 숫자 따위에 덜 얽매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눈치를 항상 보아야 하는 큰 기업들에 비해 CSV를 채택하기 유리합니다. 공유 가치 사업들은 2년 이후를 바라보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 이윤을 극도로 추구해야 하는 대형 기업들보다 중소형 기업들이나 가족 소유 기업들은 CSV를 채택하는 데에 있어 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형·다국적 기업을 주로 상대하는 FSG의 여력 상, 중소형 기업의 CSV문제는 FSG 내에서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다뤄졌습니다. 아까 전에 말씀드린 APS 네트워크를 창설한 이유도 보다 작은 규모의 컨설팅 회사들이 비록 크지는 않더라도 지역 사회에 큰 파급을 끼칠 수 있는 중소형 기업들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도와주자는 바람이었습니다.

FSG에서 시행했던 프로젝트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있는 사업은 무엇이었나요?

지난 4년간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농장에서 시행했던 사업을 꼽을 수 있겠네요. 저는 현장에 있었던 적은 없습니다만, 좁은 땅만 가진 굶주린 농부들, 조악한 토양,  낮은 생산성, 기술과 비료와 종자에 투자할 수 없었던 상황, 시장으로부터의 고립, 식품 거래상과의 불평등한 관계…이 지역 사회 수십년간 절망 속에서 있었습니다. 지난 4년간 초기에는 마스 사(Mars), 이후에는 전세계의 코코아 회사들, 그리고 코트디부아르 정부, NGO, 협동 조합과 연계하며 코트디부아르에 있는 코코아 산업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코트디부아르 정부, NGO, 농부, 코코아 구입 회사들과 상대하며 ‘무엇이 이루어져야 하고, 무엇이 필요하며, 무엇이 성공을 보여주는 지표’인지 점점 확실해졌습니다. 생산량과 소득 면에서 큰 진전을 이뤄냈기도 했습니다. 이 사업은 백만명의 농부, 그리고 수백만명의 삶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코트디부아르에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코트디부아르에서 시행한 4년간의 사업은 우리가 정말 자랑스러워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제가 FSG 컨설턴트를 만났을 때 받았던 느낌중 하나는, FSG는 미션을 추구하는(mission-driven) 회사라는 것이었습니다. 컨설팅 기관으로서의 입지를 잘 활용해서, FSG 는 기업들이 CSV 를 받아드릴 수 있는 채널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대표님이 이 커리어를 선택하게 된 개인적인 동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FSG에서 일하며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을 큰 은혜와 특권(privilege)으로 생각합니다. FSG에서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저에게는 중요한 매력으로 다가왔거요. 저희 가족은 작은 재단을 가지고 있었는데, 매년 자선 단체(charity)에 일정한 돈을 기부하곤 했습니다. 저는 NGO의 이사진에 있어 봤고, 오랜 시간 동안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이 무엇일지 생각해 왔습니다. NGO와 비영리 기관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방식으로 어느 정도의 도움을 주고 있었지만, 대다수는 문제 자체의 성격을 바꿀 수 없고, 정말 큰 임팩트와 효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임시 처방(bandage solution)’을 내 놓는데 그쳤습니다.

그들이 배고픈 사람들에게 빵을 줌으로써 엄청나게 큰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배가 고픈 사람들을 위한 고용 기회를 만들지는 못하지요. 비즈니스의 도입 없이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기업들이 기부 대신 그들의 도구와 비즈니스적 힘을 이용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훨씬 더 크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사회적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어떠한 방식으로 기업들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지금 제가 이 자리까지 오게 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영광입니다. Shared Value 는 새로운 아이디어이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기업들이 전략을 수정하기 시작할 때 사회는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임팩트스퀘어 역시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해 나가 주길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배를 타고 있으니까요. 

 

인터뷰: 임팩트스퀘어 이선화, 도현명 

번역: 임팩트스퀘어 박지훈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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