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러 듀오, ‘지역과의 관계 맺기’ 성사율을 높이는 방법

‘관계인구’가 지방소멸과 인구대책에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반드시 정주인구를 늘릴 필요는 없다는 발상이 등장한 것이다. 지역마다 단순히 인구 숫자를 늘리기 보다 지역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 관계인구를 늘리는 방향이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 정주인구: 한 도시나 지역에 이주해 자리를 잡고 거주하는 사람

  • 교류인구: 한 지역을 방문, 여행했지만 이후로는 거의 관계가 없는 사람

  • 관계인구: 특정 지역에 거주하지는 않지만 직장이나 체류 등의 목적으로 주기적으로 방문한다거나, 지역 현안에 관심을 두고 지역에 다양하게 참여하는 사람. 

지역과 사람 사이를 ‘관계’의 깊이에 따라 분류한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관계를 맺는 데에는 상호간의 노력과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또한 상대방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지방 인구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청년층을 지역으로 유입하려는 정책과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지역의 일방적인 구애에 가깝다. 지역이 청년에게 원하는 것은 꽤나 명확해 보인다.

그렇다면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고 머물게 할 청년들에게 지역이 어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지역과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맺고 있는 관계인구 6인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보기로 했다. 지역과 청년이 관계를 맺게 되는 결정적 요인에 대한 몇 가지 가설을 세우고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가설 설정]

[인터뷰이 6인 소개]

가설 1. 동기요인 ‘관계인구가 된 사람들은 어떤 경로로 머무를 지역을 찾았을까?’

“두 분은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셨어요?”에게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묻는 단골 질문이다. 관계인구 6인의 지역과의 첫만남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지역과 관계를 맺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역을 탐색했는지, 자연스럽고 우연한 계기로 지역과 만나 관계가 발전되었는지를 물었다.

a.타지에서 살고 싶어 이주할 지역을 찾는다

vs. b.특정 지역을 경험하고 나서 그 지역에 살아보고 싶어진다

a.“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곳에서 창업하기 위해 강릉을 선택했어요.”

더웨이브컴퍼니 최지백 대표

최지백 대표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강릉에 2018년 이주하여 정착했다. 로컬 기반의 창업을 하기 위해 지역을 탐색하여 이주한 사례다. 학업 등의 이유로 거주 경험이 있는 경주와 대구 등이 후보 지역이었다. 특히 경주는 대구와 부산 사이에 있는 도시이고, 자주 방문하면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와서 마지막까지 고민한 후보지이다. 최종적으로는 사업 초기 함께 창업을 한 동료 중 한 명이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과의 거리나 교통입지(KTX) 등 전반적인 사업적인 이점을 추천해서 강릉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코파운더 2명과 함께 강릉에서 더웨이브컴퍼니를 창업하여, 작년 2022년부터는 혼자 운영을 하고 있다. 주요 비즈니스모델은 ‘파도살롱’이라는 코워킹스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로컬 크리에이터 커뮤니케이션 사업과 지자체, 정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경영 컨설팅, 브랜딩, 행사 대행, 디자인 등의 용역 사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청년들을 강릉에 이주/정착 시키는 ‘강릉살자’ 프로젝트를 지원사업의 성격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청년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중이다. 2021년 말에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등록하며 강릉의 대표적인 로컬 비즈니스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그에게 다시 창업 초기로 돌아간다면 어떤 기준으로 지역을 고를 것인지를 물었다. 당시에는 함께 창업한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선택 기준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에 건넨 질문이었다. “다시 창업 초기로 돌아가도 저는 강릉을 고를 것 같아요. 내가 이 도시에서 얼마나 성장 할 수 있는지가 저에겐 가장 중요해요.” 그는 강릉의 매력으로 서울과 가깝지만 서울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성장에는 크기나 속도가 있을 수도 있지만, 내가 얼만큼 성장할 수 있고, 새로운 기회가 있는지가 중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강릉은 그가 성장할 수 있는 여백이 넓은 기회의 땅이었다.


a.“나와 말이 통하는 활동가들과 마을공동체를 만들 곳을 찾았어요.”

옥천군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이다현 팀장

이다현씨는 올해 2월부터 옥천 군민이 되었다. 작년까지 서울의 한 민간 연구재단에서 6년간 지역혁신, 마을공동체, 주민 참여 정책 등을 연구했다. 연구 과정에서 지역의 이해관계자와 청년 활동과들과 머리를 맞대고 지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꼈다. 연구를 할 때마다 연구하는 지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정작 이주를 결심하게 된 옥천은 연구를 했던 지역은 아니었다. 지역 연구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생활하고 활동하는 지역민이 아닌 외부 연구자로서의 한계를 느꼈다. 서울에서 다른 직장을 찾기 보다는 ‘내가 하고 잎은 일은 지역에 있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이주할 지역을 탐색했다. 학교 생활과 환경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오래 거주한 대전이 가장 안전한 선택지였지만, 지역살이를 결심한 이상 안전한 선택보다는 재밌는 선택을 해보기로 했다. ‘광역시보다는 시, 군 단위로 가보자’라는 생각에 대전 근교의 시군 단위에서 옥천을 발견하게 되었다.

옥천은 ‘옥천신문’이라고 하는 탄탄한 지역 풀뿌리 언론이 있고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가들이 많은 편이라 옥천에 가면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 많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옥천을 점 찍게 되었다. 이주하기 2~3달 전부터 옥천신문을 구독하고, 신문에서 소개된 옥천 활동가들의 정보를 찾아보면서 그들의 평소 생활과 활동을 탐색했다. 그러던 와중에 옥천에서 그에게 딱 맞는 일자리 공고가 나서 계획보다 빠르게 이주를 결심하게 되었다. 현재 옥천군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에서 일하며 공동체 활동 현장을 바로 옆에서 지원하고 공동체 정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b.“우연히 찾은 종달리 마을, 여기라면 살아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사단법인점프 나종인 연구원

지역과 우연한 계기로 만나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게 된 경우도 있었다. 다양한 배경의 청소년의 교육기회를 확대하는 비영리 교육 소셜벤처 점프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나종인씨의 사례다. 그는 현재 서울에서 11년 차 거주하고 있지만 여행지로 처음 만난 제주도와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3년 전 지인의 추천으로 제주도의 종달리라는 마을을 여행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좋아서 제주도를 자주 찾게 되었다. 올해만 해도 3번 정도 방문했다. 종달리 마을의 첫 인상은 조용하고 작은 마을이었다. 4박 5일 일정으로 머물면서 마을의 서점과 카페를 돌아다니며 이런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살만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별한 에피소드라고 할만한 경험은 없지만, 우연찮게 계속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한 번 가보고 나서 좋아서 다시 혼자 며칠 씩 여행하고,  다음에는 알게 된 친구가 그 마을 주변 토박이여서 또 가게 되고, 그 다음에는 시험을 보러 가게 되고, 이러한 우연이 반복되면서 더욱 마을에 애착이 생기게 되었다.


가설 2. 경험 요인 ‘정착을 결심하게 되는 결정적인 경험이 있다면 무엇일까?’

첫만남에서 그치면 관계로 이어지지 않는다. 지역과의 첫만남이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일까? 경험이 미치는 영향은 없을지 궁금했다. 지역을 다시 찾게 만든 요인 중 ‘특정 지역에서의 특별한 경험’이 더 중요했는지, ‘지역살이에 열린 태도를 갖게 하는 다양한 지역 경험’이 더 영향을 미쳤는지 질문해 보았다.

a.특정 지역에서의 특별한 경험이 관계인구로의 유입 확률을 높인다

vs. b.다양한 지역에서 거주하거나 생활해 본 경험이 관계인구로의 유입 확률을 높인다

a.“강릉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라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강릉살자’ 6기 참여자 황현하

특정 지역에서의 특별한 경험이 지역의 정착으로 이어졌다.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황현하씨는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며 생활하다가, ‘강릉살자’ 6기 참여를 계기로 현재 강릉에서 머물고 있다. ‘강릉살자’는 시즌 별로 주제가 달라졌는데, 황현하씨가 참여한 강릉살자 시즌 3는 로컬 벤처 양성을 목적으로 4주라는 단기간 내에 창업교육과 현장 실습을 바탕으로한 압축적인 성장을 통해 가장 정착율이 높았던 시즌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강릉에서 특별한 경험을 많이 만들었다.

같은 기수 친구들과 노래를 만들기도 하고, 지역 가요제에 참가하기도 했다. 노래를 만들어보자는 황현하씨의 제안에 자연스럽게 주제가 정해지고, 가사를 한줄씩 주고 받으며 반나절 만에 멜로디까지 완성했다. ‘너행너숲(너무 행복해서 너무 슬퍼)’라는 제목의 곡으로, 함께 있는 동안의 행복한 기억과 헤어질 때의 아쉬움을 가사에 담아 냈다. 미디 프로그램으로 녹음까지 완료하고, 영상도 만들었다. 친구들과 버스킹을 해보려고 하던 차에 지역단체에서 주관하는 ‘솔향가요제’에 참가해 황현하씨를 비롯해 참가한 친구 모두가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이 서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고,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하면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가 강릉에 터전을 잡게 만든 이유는 강릉살자에서의 특별한 경험의 영향이 컸다.


b.“청년들에게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별의별이주땡땡네트워크 조윤정 대표

다양한 지역에서 삶의 터전을 옮겨 본 경험이 지역살이에 열린 태도를 갖게 하고, 이것이 관계인구로 이어지는데 큰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었다. 별의별이주땡땡네트워크 조윤정 대표는 2018년 홍성지역과의 ‘이주농부’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청년들을 2주간 지역에서 살아보게 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5~6개 지역으로 확장되어, 지역별로 ‘이주교사’, ‘이주기자’, ‘이주돌봄’ 등의 체험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별의별 이주OO(땡땡)’이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이 삶의 터전을 지역으로 옮기는 경험을 제공하여, 청년들이 삶의 경로를 재탐색하고 지역에 ‘비빌언덕’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 지역에 내 외갓집이나 친가 같은 비빌언덕이 하나 생긴다면 이 프로젝트는 성공이에요.”

그는 청년들에게 다양한 삶의 모습이 모두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취창업 루트,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을 하거나 하는 일반적인 삶의 경로 이외에 다른 경로를 택해서 잘 살고 있는 청년들의 사례를 많이 보여주자, 아니면 그런 실험들을 할 수 있게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청년들이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삶의 옵션이 세 가지만 있는 사람과 10가지를 가진 사람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잖아요.” 특히 삶의 속도가 빠른 도시에서 살면서 지치거나 삶의 경로를 탐색할 시간이 부족했던 청년들에게 지역이라는 옵션을 던져주고, 삶의 여러 스펙트럼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설 3. 지속 요인 ‘지속가능한 머무름의 동력을 찾았다면, 무엇일까?’

오래도록 관계를 맺을 대상을 살펴볼 때면 경제력, 집안, 학력 등 현실적인 조건을 따지기도 하고, 그 사람 자체가 가진 내적 요소로써 성격, 태도, 가치관 등을 고려하기도 한다. 지역과 청년의 관계에서도 주거, 일자리, 인프라 등 현실적인 기반 시설과 이주 청년 개인의 태도와 의지 등의 성향이 모두 중요하지만, 어떤 요인이 지역 정착에 결정적인지에 대해 물었다.

a.지역에서 살 수 있는 기반 시설을 마련하는게 우선이다

vs. b.지역살이에 대한 개인의 태도, 의지, 성향이 가장 중요하다

a.기반시설이 더 중요하다① - “교통과 치안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해요”

BX 디자이너 김은아

스타트업에서 B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김은아씨는 교통이나 치안을 거주 지역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뽑았다. “교통이 편리하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안전한 곳이 저에게는 중요할 것 같아요. 도시에서 주는 안정감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일거리가 주로 서울이나 큰 도시에 많기 때문에 도시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경우, 친구는 새로 만들면 된다고 생각해서 연고가 아예 없는 지역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교통이 편리한 다른 지역에서 살며 원격 근무를 하고 싶다고 답했다. 최근 추석 연휴 동안 워케이션 목적으로 ‘맹그로브 고성’을 다녀왔는데,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보다 높은 업무 몰입도를 경험했다고 한다. 디자이너인 김은아씨는 회사 업무 외에도 출근 전과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해 외주 디자인 작업을 하거나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직업 특성 상 시공간에 큰 제약 없기 때문에 원격 근무가 가능한 직장이라면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이주해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며 일 해보고 싶다고 했다.

a.기반시설이 더 중요하다② -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어야 해요.”

나종인씨는 문화시설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주로 작은 독립서점과 카페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편이다. 그는 전라도 광주 출신이지만, 경기도 안산과, 충북 제천에서 대학교와 대학원 생할을 하고, 업무 차 강원도에서 한달살기와 해외 유학 등 다양한 지역을 경험했다. 덕분에 타지살이를 겁내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여기서 살면 재밌게 살 수 있겠다’, ‘여기라면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건 제주도가 거의 처음이었다고 한다. 서점이나 카페 등 제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있다면 살아볼 것 같다고 답했다. 

다양한 지역을 경험한 그에게 ‘제 2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지역이 있는지 물었더니 2년 간 대학원 생활을 한 충북 제천을 꼽았다. 제천에서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서점이나 카페 같은 곳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지역살이를 고려하게 된다면 제천도 마음이 막 동하는 지역은 아니지만,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시였어서 살게 되면 괜찮은 선택지일 것 같다고 답했다.

b.개인의 성향이 더 중요하다① - “어디에 살던 상관 없다는 성향이 중요해요”

최지백 대표는 3년 동안 ‘강릉살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강릉을 떠난 청년과 남은 청년들을 지켜봤을 때 개인의 태도가 정착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보았다. “지역을 새로운 도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오히려 정착률이 낮아요. 현실적으로 이 지역에서 살아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 정착률이 높은 편입니다.” 그가 강릉에서 정착을 결심한 데에도 ‘어디에 살던 상관 없다’는 그의 성향 자체가 가장 컸다고 답했다.

b.개인의 성향이 더 중요하다② - “정책적인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이다현씨는 옥천으로 이주를 결정한 데에 정책적인 지원에 크게 좌우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조심스러운 얘기긴 하지만 청년정책으로 지원하는 사업이 많으면 드나드는 사람이 많아져요. 지역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싶기도 하지만, 남아있는 사람에게는 긍정적인 측면만 있지는 않아요.” 그는 지원 정책에 따른 단기 유입은 많지만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지원 정책이 지역에서 한 번 살아볼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제공해 줄 수는 있지만, 그보다는 지역이 뭘 하고 있고, 지역에 누가 있는지 아카이빙이 잘 되어야 청년들이 그 지역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는 폐쇄적이고 드러나지 않은 지역의 생생한 정보를 더 많이 공유하고 청년들이 접할 수 있게 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로컬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본 사람들

새내기 옥천 군민 이다현씨는 지역에서는 나이에 대한 제한과 경계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37살이라는 나이가 새롭게 시작하기는 늦은 나이고, 뭔가 과장급 역할을 해야될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옥천에 살게 되면서 37살이 너무 어린 나이로 느껴진다고 한다. 도시에 살면서 ‘지금 시작 하기엔 늦었다’라는 고민이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해소가 된다고 한다. 그가 옥천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의 연령대도 20대 부터 4,50대까지 다양하다.

‘별의별 이주땡땡’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조윤정 대표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나 자신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곳이 지역이라고 말한다. 지역에서는 부캐가 본캐가 된 사례도 심심치 않게 생겨난다. 도시는 분업화가 잘 돼 있고, 그만큼 일할 사람도 많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을 좁게 생각할 수 있는데, 지역은 인구 밀집이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여백의 미가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역할을 발견하는 기회를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취미로 베이킹 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지역에 이주하고 보니 빵을 파는 곳이 없어서 소소하게 빵을 직접 만들다 보니 빵집을 만들게 되는 식이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6인은 다양한 지역을 경험하고 탐색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과 자신이 원하는 삶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보였다.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자신의 정보값을 잘 알고 있어야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고,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 그리고 올바른 선택은 유의미한 선택지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고 깊이 고민할 수 있을 때 가능해진다. 지역과 관계맺기를 희망하는 여러분께도 가설 1~3에 대한 선호를 파악할 수 있도록 지역을 직접 경험해보고 또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그리고나서 진정 여러분이 원했던 행복한 머무름이 비로소 시작되기를 바라본다.

작성자 : 임팩트스퀘어 민엄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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