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의 2011년 기부 현황: 그 기업의 기부 순위는 몇위?
2012. 11. 12. 14:20
연말에 이어지는 기업들의 기부 릴레이
날씨가 쌀쌀해지고 연말 시즌이 다가오면서, 곧 거리에서도 구세군 자선냄비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해를 마무리 짓고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푸근해진 마음에 기부를 요청하는 손길이 많아지는 만큼 기업들의 기부 행렬도 연말에 주로 이어진다. 기업에서는 연말에 맞추어 다양한 이벤트나 마케팅 효과를 노리며 거액의 기부금을 쾌척하는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기업 기부 현황에 대해서는 매년 아름다운재단에서 조사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민간 기부 시장이 가장 발달한 나라인 미국의 기업 기부 규모는 얼마나 될까? 올해 The Chronicle of Philanthropy 에서 발표한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 기사를 통해 미국 기업의 기부 현황을 살펴보고, 상위 10개 기업의 기부 내역을 따로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 아래 내용은 The Chronicle of Philanthropy 의 "Most Big Companies Expect Flat Giving, Despite 2011 Gains" 2012-07-22 기사를 전문 번역한 것이다.
2011년 미국 기업의 기부 성적은?
Chronicle 에서 166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미국 기업의 자선적 기부는 적은 폭으로 상승하였고 2012년에는 규모가 더 커질 것 같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년 동안의 관련 데이터를 제공한 11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1년 기부금은 작년 대비 4% 증가하였다.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 경기 침체의 여파가 한차례 지나간 이후 기업의 이윤이 급상승하면서 기부금 규모가 13% 오른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성적이다. 10명 중 7명 이상의 기업 임원들은 올해 저조한 경기 상황을 걱정하며, 기업 자선 기부금이 작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 예측하였으며 27%가 작년보다 기부금 규모를 늘릴 것이라 응답하였고 2%가 기부금을 축소할 것이라 밝혔다.
그 외 주목할 만한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13개 기업이 1억 달러 이상을 현금으로 기부하였다. (참고로 2011년에는 11개 기업이 그러한 규모로 현금 기부를 진행하였다.) 월마트가 3억 4240만 달러를 기부하여 선두를 차지했으며 골드막 삭스가 3억 3719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5개 기업이 기부금을 50% 이상 올렸다. 스타벅스가 197% 라는 가장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고 다음 순위는 CSX가 70%로 차지하였다.
물품 기부가 현금 기부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현금 기부와 물품 기부를 합산하여 기업 기부를 계산한 경우 2011년에 비해 약 15% 만큼 기부 규모가 늘어났다. 화이자Pfeizer가 31억으로 1위, 오라클이 23억으로 2위를 차지하였다.
알코아(6.2%)와 Merck & Company(4.2%) 는 이윤 대비 가장 많은 현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기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이 수치보다 훨씬 낮은 비율로 기부하였으며 그 중간값은 1%였다.
Bank of America, Caesars Entertainment, First Data Corporation, Office Depot 네 개 기업이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자선단체에 기부하였다.
1)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올해에 필란트로피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한 기업은 몇 개 기업에 불구한 반면, 많은 기업이 소수의 조직을 대상으로 더 크고 명확한 지원을 하기 위해 그들이 표방하는 코즈를 선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이 장기적으로 사회공헌을 실시하면서 비즈니스 성과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건강 악화, 높은 교통비, 부족한 식수와 같은 주요 사회적 이슈에 집중하면서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데 도움이 되는 코즈에 주력하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직원들의 능력을 활용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UnitedHealth Group은 미국인들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위해 예술 분야 지원을 줄이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약 200만 달러를 American Heart Association 에 기부하여 이 기관이 안전하고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도보를 건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작년에는 5950만 달러를 기부하여 2010년에 비해 기부 규모를 11% 이상 늘렸다.
2) 직원들의 능력 활용
기업은 또한 미국인들의 직업 능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미래의 기업 인력 수급을 위한 파이프라인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철도 기업 CSX 는 Futre Farmers of America (FFA)라는 조직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결과, 이 비영리는 100만 달러를 지원받는 성과를 거둔다. CSX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 assistant vice president 인 Tori Kaplan 은 기업의 직원들이 은퇴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FFA 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이 기업이 직원들에게 바라는 스킬과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영리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학생들이 교통과 농업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고자하는 학생들이 있는 FFA 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랍니다”. 예산 제약이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은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늘리고 임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기업은 입직원들의 봉사활동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는데 예를 들어 General Mills 의 전세계에 있는 직원은 동시에 일주일 동안 오피스 팀과 함께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UnitedHealth 는 자선단체의 웹사이트를 손보거나 보도 자료를 편집하는 것과 같은 “마이크로 자원봉사”를 지원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한다. Kraft는 기업 본사에 정원을 가꾸어 수확 시즌이 되면 직원들이 과일이나 채소를 거두어 로컬 지역의 급식 센터에 보내도록 한다.
3) 구글의 기부
많은 기업의 그랜트가 비즈니스 목표를 향상시키기 위한 목표 하에 이루어지는 반면 어떤 기업은 기부를 통해 사회 변화에 날개를 달고자 한다. 작년에 현금 기부로 1억 1500만 달러를 내놓은 구글은 그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 한다. 대부분의 구글 그랜트는 수학과 과학 교육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상당한 양의 예산을 “human need” 라는, 구글의 비즈니스 목표와 정확하게 떨어지지 않는 영역에 투자하고 있다. 작년의 주요 영역은 휴먼 트래피킹(human trafficking)과 노예제도였는데 미국과 전세계에서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조직에 총 1150만 달러를 지원하였다. 그 중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Slavery Footprint 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용자들이컴퓨터, 티셔츠, 커피, 그 외 다른 물건을 제작하는데 투입된 강제 노동력을 확인해볼 수 있는 웹 서비스를 제공한다. Google.org 의 자선 기부 디렉터 Jacquelline Fuller 는 그녀가 구글의 자선 포트폴리오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구글을 움직이는 주요 원동력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의 기부 순위 TOP 10
Chronicle 사이트는 2012 Corporate Giving Survey 에서 밝힌 각 기업별 기부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차트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상위 10대 기업의 기부 내역만을 요약하여 정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기업에게 시사하는 점은?
2011년의 기부 경향을 정리한 내용과 위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몇 가지 경향은 국내 기업에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 첫번째 특징은 우선 사회공헌 전략의 고도화, 집중화라고 할 수 있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장기적으로 펼쳐나가면서 점차 기부를 통해 지원하는 코즈에 대한 조직 내부의 근거(rationale)을 개발하고, 이에 따라 우선순위(priority)를 파악함으로써 보다 집중적인 기부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기부금 지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수혜 조직의 입장에서도 기부금을 통해 임팩트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두번째는 기업의 비즈니스 역량과 연계되도록 보다 스마트한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스마트 기부의 흐름은 본연의 웹 역량을 활용한 결과물을 내놓은 구글의 사례, 그리고 top 10에 무려 5개 기업이나 이름을 올린 미국의 금융 회사들이 지원하는 코즈가 대체적으로 일치(커뮤니티 & 경제개발, 교육 등)한다는 사실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제 기업의 사회공헌(Corporate Philanthropy)는 지출이 아닌 선제적인 투자로 이해되어야 하며, 본연의 핵심 역량을 레버리징할 수 있는 스마트한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들은 이제 매번 사회적 이슈와 이해 관계자들의 압력에 따라 비용으로만 인식되는, 대규모 임팩트를 창출하기에 규모가 충분치 못했던 사회공헌의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이제는 화끈하고 멋지면서 기업 역량의 강화에 도움까지 되는 새로운 전략을 생각해볼 때이다.
작성자 : IS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