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in ESG', 임팩트 측정의 새로운 화두가 던져졌다.
임팩트 측정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첫째로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가 자사의 솔루션 형태로 충분히 해결되고 있는지,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 있거나 임팩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지에 관해 점검해 볼 수 있다는 점, 둘째로 자사가 창출하는 임팩트에 공감하는 투자자, 협력을 희망하는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에게 명확한 변화 지표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려 해도 상대적으로 공통 표준 및 지표가 확정되지 않은 ESG의 S 영역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영역이기에 많은 물음표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아직 규정되지 않은 영역이기에 그만큼 큰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본 아티클은 ESG 요소 중에서도 S에 집중하여, 임팩트 측정과의 연결고리 및 기회요소를 고찰해보았다.
<편집자 글>
마치 분주한 횡단보도를 내려다보듯, ‘S in ESG’는 여전히 어렵고 난해하며, 복잡해보인다. ©Shutterstock
세계는 지금 ‘S in ESG’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이하 E,S,G) 카테고리 중 E와 G는 핵심 아젠다와 추진 전략이 상대적으로 명료하다. E의 경우, 대부분의 산업에서 밸류체인 상의 각 단계별 탄소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들이 앞다투어 고안되고 있는 상황이며, G의 경우 법과 규제로 명시된 지배구조 기준이 명료하게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측정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S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고객 및 직원, 파트너와 지역사회의 안전과 권리, 기회 등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그 수준과 목표치를 객관화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대표 ESG 인증기관인 MSCI는 S 영역의 핵심 아젠다를 총 15개 항목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Labor Management(직원 관리)’, ‘Health&Safety(건강과 안전)’, ‘Product Safety&Quality(제품 안전 및 품질)’ 등은 저마다 목표 및 수준을 다르게 규정할 수 있는 주관성을 포함하고 있다보니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ESG 중 S에 집중해 컨설팅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관 ‘One Trust’는 SDGs와 S 영역을 맵핑하는 별도의 작업을 추진하기도 했는데, 우리는 여기서 임팩트 생태계에서 통용되는 대표적 사회문제와 S 영역을 연결하는 방식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좌측 이미지)SDGs-ESG Mapping 중, S 영역(Social Pillar) 부분에 대한 설명과 (우측 이미지)SDGs별 ESG 매칭 예시
더불어 최근, EU에서 ‘소셜 택소노미(social taxonomy)’를 발표하며 사회적 관점에서의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에 주목할 것을 강조하는 등 ‘S’부문의 중요성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ESG 채권시장의 흐름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2016년 전체 ESG 채권 중 녹색 채권(green bond)이 84.0%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2020년에는 50.3%로 줄어들고, 사회적 채권(social bond)은 전년도에 비해 4배 증가하며 가파른 증가 폭을 보였다(Climate Bonds Initiative, 2021). 전세계 사회적 채권의 85.1%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시장의 자금 흐름이 ‘S(Social)’로 모이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다.
S in ESG, 임팩트 스타트업에게는 새로운 기회다
하지만 위와 같은 표를 보아도 여전히 모호한 구석이 있다. ‘Social’ 영역을 중점적으로 강화하려는 기업이 얼마나 있을 것인지, 있다 하더라도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전 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환경영역을 제외하면 임팩트 스타트업은 특정한 대상자를 타겟하는 경우가 많다. 임팩트스퀘어가 인용하는 사회문제의 정의 ‘구성원의 다수가 구조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태’를 기준으로 봤을 때, 이 ‘구성원’을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면 밸류체인 상에서의 협력을 고안할 수 있고, 이것이 S 영역에서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으니, 아래 사례를 보면 S가 왜 기회가 될 수 있는지 조금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고객과 직원, 지역사회 구성원 측면에서 교집합을 지니고 있는 민간 기업과 임팩트 스타트업이 협력한 사례다.
‘인구 구조 변화’라는 변수 속, 어린이/노인 고객을 중심으로 한 협력 구조 : 하나금융그룹X코끼리공장, 코끼리공장X노인인력개발원
코끼리공장은 모든 아이들이 정당하고 적절한 놀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립된 임팩트 스타트업이다. 코끼리공장은 쓰임을 다하거나 고장난 장난감을 수거해 세척/수리한 뒤 장난감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다시 되돌려주는 비즈니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무려 7년 간 지속된 사업의 진정성을 인정받아 코끼리공장은 국내 유수의 어린이집 연합회 및 지자체와 단단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수리가 어려운 장난감을 재생소재로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고도화하여 임팩트 및 지속가능성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때, 환경적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코끼리공장의 솔루션을 S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협력을 제안한 기관이 있다. 인구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어린이 고객’의 권리와 참여를 중요한 요소로 판단하고 있는 금융기관, 하나금융그룹과 빠르게 증가하는 고령인구의 일자리를 고민하고 있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다.
금융기관은 여러가지 비즈니스 모델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의 수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인구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현재의 상황은 곧 잠재적인 은행계좌의 규모 또한 줄어들 것임을 암시하기 때문에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이때 하나금융그룹은 매우 체계적이며 지속가능한 구조를 생각해냈다. 바로 ‘어린이 고객’을 사전적으로 유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어린이 고객만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사내 직장인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직원의 효용을 함께 고려해 환경 교육 및 금융 교육을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코끼리공장이 가진 장난감 수거 및 새활용 역량과 더불어 환경교육 역량을 결합해 협력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혹자는 ‘그냥 CSR, 사회공헌 활동 아닌가?’라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CSR 활동만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아직 어린이지만, 어렸을 적부터 경험한 금융기관을 잠정적으로 지속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측면에서 금융그룹 밸류체인 상의 주요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하여 경제적으로 취약하거나 건강악화의 어려움을 겪는 노인인구뿐만 아니라, 정년퇴직 후 일자리를 얻지 못 해 우울감 및 신체능력저하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노인 전반의 일자리를 고민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다. 이들은 노인들이 안전하게 참여하고, 빠르게 숙지할 수 있으면서도 자아실현 및 성취의 기회를 지속해서 얻을 수 있는 일자리가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코끼리공장이라는 강력한 진정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밸류체인별 참여 가능 구성원이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발견했다. 즉, 코끼리공장이 장난감을 수거/세척/수리하는 비교적 단순한 과정뿐만 아니라 코끼리공장의 환경교육 현장을 찾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 교육, 어르신들이 보여서 구성할 수 있는 커뮤니티 등의 질적 가치가 코끼리공장의 기존 밸류체인 안에서 모두 가능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이후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의 구체적인 협력을 통해 코끼리공장은 수백명의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몰려드는 Ton 단위의 장난감을 효과적으로 세척, 선별함으로써 비즈니스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앞선 두 사례 모두 그저 단순히 사회공헌 활동, 일회성에 그치는 프로젝트 수준으로 협력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들이 대상으로 하고 있는 ‘어린이’ 그리고 ‘노인’이 두 기관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이해관계자라는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협력 지점이 만들어진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이 S 영역과 임팩트 측정이 무슨 관계가 있길래?
앞선 사례들은 ESG의 S가 현재 어떤 흐름을 지나고 있는지, 새로운 기회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본 아티클은 ‘ESG 경영과 임팩트 측정의 연결고리’를 주제로 하고 있기에, 혹자는 ‘네, 잘 알았고요. 그래서 임팩트 측정은 무슨 관계가 있나요?’ 싶을 수 있다.
임팩트 측정이 E,S,G 영역 중 S 영역에서 중요한 함의를 갖는 이유는 바로 공통된 기준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명확한 변화 지표의 기준도, 이 정도 개선되었으면 충분하다고 여길만한 목표치도 명확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임팩트 스타트업이 스스로 규정하고 측정, 관리하는 임팩트 지표가 그 어떤 영역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S 영역을 강화하고자 하는 대기업 혹은 기관들에게 그 자체로 협력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회계/재무 자문 그룹 KPMG의 Michelle Adcock은 ‘Defining the “S” in ESG’라는 칼럼을 통해 S를 규정하고 개선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하지만 동시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 역설하며 아래와 같이 이야기했다.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한"(ESG의 S)이라는 개념을 정의하는 초기 정책 작업은 ‘S’에 대한 분류가 ‘E’ 영역보다 훨씬 더 많은 도전을 제시할 것임을 암시한다. ‘S’ 영역의 특성상 초안을 작성하고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으며, S 영역에 대한 양적 측정은 처음부터 공식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 해당 영역의 데이터의 가용성과 신뢰성은 대부분 없다. 즉, S 영역은 투자 전략에 분석하고 포함시키기가 가장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인정된다. 또한 S 분류학(S Taxonomy)이 E 분류학(E Taxonomy)과 어떻게 어울릴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도 있다. 예를 들어, E 영역의 목표 달성을 돕기 위해 오염이 심한 산업을 폐쇄할 경우, 적어도 단기적으로 근로자와 지역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글로벌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S 영역을 어떻게 측정하고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가 제시될 것이며, 임팩트 스타트업은 임팩트 측정/관리를 통해 주효한 데이터를 모아 변화 지표를 명료하게 소통하기 위한 지표를 누적하고 개선해야 할 것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이 가능할 경우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단순히 ‘우리가 이만큼의 임팩트를 창출하고 있다’가 아닌, 누구도 정답을 제시할 수 없는 S의 영역에서 ‘우리는 이런 S 지표의 임팩트를 명확하게 창출할 수 있고, 당신의 통합적인 ESG 경영 전략을 위해 이러한 협력 지점을 제공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SG 경영의 중대성 평가와 임팩트 측정 간의 상관관계
임팩트 측정의 기본적인 맥락과 프로세스는 ‘측정과 관리는 소통을, 소통은 확산을 이끌어 낸다’를 통해 간략히 살펴보았다. 임팩트 스타트업은 IMP의 ‘5 Dimension’을 활용하여 자사의 임팩트 창출 성과를 측정해보고 외부와 소통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이 ESG 경영을 위한 중대성 평가를 진행할 때에는 어떤 측정 과정을 거쳐 진행하게 되는 것일까? 이중 S 지표 측면에서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어떤 측정/보고 산출물을 활용할 수 있을까? 아래는 신한금융그룹이 이중 중대성 평가를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했는지 도식화한 이미지다.
신한금융그룹이 공개한 2021년 이중 중대성 평가 프로세스 (출처 : 신한금융그룹 홈페이지)
기업마다 조금씩 편차는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매커니즘은 대동소이하다. 이때 눈여겨볼 점은 ‘이중’ 중대성 평가라는 점이다. 기존 재무적 영향도에 따른 중대성을 평가해 기업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지표를 스크리닝했다면, 이중 중대평 평가는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이 사회와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까지 고려하도록 구성되어있다.
이후 기업은 재무적 영향, 사회/환경적 영향을 전반적으로 분석해 최우선 지표를 뽑아내게 된다. 아래는 SK이노베이션이 공시한 이중 중대성 평가 결과에 따른 매트릭스다.
SK이노베이션이 공개한 2022년 중대성 평가 결과 (출처 : 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
기업은 저마다의 이슈풀 구성 과정을 거쳐 핵심 지표를 산출하는데, ‘S in ESG’ 대한 유럽의 적극적인 움직임(EU는 2022년 ‘Social Taxonomy’ 아젠다를 공표했다)이 시작된 만큼 국내 기업들도 점차 S 지표 일부를 우선순위의 이슈로 편입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협력을 희망하는 대기업이 있는 임팩트 스타트업의 경우, 우선순위에 있는 지표 중 S 지표가 어떤 이슈를 다루고 있는지, 이와 관련된 솔루션 및 임팩트 측정 지표를 소통함으로써 구체적인 협력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팩트 측정은 결국 관리하고 협력하기 위한 것
임팩트를 측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다. 임팩트를 측정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보면 결국 자사의 문제해결 역량 및 솔루션 개선을 위한 점검/관리의 지표로 삼는 것, 그리고 동일한 문제를 타겟하고 있는 사람들과 협력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지표로 삼는 것,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ESG 요소 중 S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는 흐름, 그리고 환경 지표를 다루지 않는 대다수의 임팩트 스타트업이 임팩트 측정을 통해 발굴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고려했을 때 ‘S in ESG’라는 화두와 연결된 임팩트 측정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다. 파급력있는 성장을 위해 대기업 오픈 이노베이션, 임팩트 투자 유치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이제 임팩트 측정을 조금 더 예리한 측면에서,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본고가 조금이나마 새로운 화두를 제시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작성자 : 임팩트스퀘어 김소선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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