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먹거리의 감도를 높여라! : 세 가지 혁신사례를 중심으로
최근 수년간 지속가능한 먹거리 시장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마트에서는 비건 만두, 떡갈비, 치킨 및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제품군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활권 안에서 비건 식당이나 비건 옵션을 제공하는 식당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는 환경 보호, 동물 복지, 건강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제고에 기인한 것으로, 관련 산업과 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 산업은 여전히 다양한 도전 과제에 직면해있다. 본 아티클에서는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지속가능한 먹거리 시장의 주요 과제를 분석하고, 시장의 플레이어들은 그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글>
즐거움을 잃지 않는 대체육을 향하여, Juicy Marbles
출처 : Juicy Marbles 홈페이지
음식은 우리의 다양한 필요를 충족시킨다. 활동 에너지 생성을 위해 영양소를 제공하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회적 연결 매개가 되기도 하며, 누군가에게는 생계 유지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때, 음식이 기여하는 다양한 필요 중 중요한 또 다른 하나는 시각적, 미각적, 후각적 즐거움이다.
현재 대체식품 시장에서는 이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는 챌린지가 존재한다. 음식이 주는 즐거움은 음식의 본질에 가까운 것이기에 기존 식품 대비 환경적이라는 이유로 희생하기에는 너무나 큰 가치인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챌린지에 도전하고 있는 솔루션을 알아보자.
Juicy Marbles는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 대체육을 개발하는 팀으로 생고기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한 비주얼을 구현해냈다. 단백질을 조직화하는 과정에서 생고기의 마블링을 구현해 시각적/식감적으로 생고기와 유사한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대체육 제품이 기술적, 비용적 한계로 생고기보다는 다짐육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경쟁 상황에서 생고기와 유사한 형태를 구현해 차별화 요소를 갖췄다.
이 기업은 초기 안심, 등심으로 시작해 작년에는 뼈대까지 붙은 갈비 제품을 출시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제품의 차별점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사진과 레시피 콘텐츠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각인시키고 있으며 현재 영국, 미국, 유럽 일부 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Juicy Marbles의 등장과 소비자의 반응은 음식이 주는 즐거움에 관하여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이 있고, 그 지점을 충족시키는 제품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충분히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체식품 시장에서 음식이 주는 즐거움에 관하여 특정 수준에서 타협하지 않는 Juicy Marbles와 같은 제품들이 더욱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기업명 : Juicy Marbles
국가 : 슬로베니아
설립연도 : 2020
주요 투자자 : AGfunder, Y combinator
대체 단백질은 대두가 유일한 해답일까? 과감히 ‘No’를 외치는 기업, 바이루트
출처 : 바이루트 홈페이지
세계는 늘어나는 인구의 단백질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대안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다. 가축사육보다는 환경 비용이 낮고, 소득이 낮은 사람들도 접근 가능한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갖춘 단백질원 확보 방안으로 식물성 단백질이 주목받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의 주요 원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대두 단백질인데 생산량 증대를 목적으로 유전자재조합(GM) 종자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안전성 이슈가 빠지지 않는다는 한계점이 있다. 또한 대두 재배 확대를 위해 아마존 산림을 파괴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등 대두 수요 증가에 따른 재배지 확보 문제 역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바이루트는 개구리밥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개구리밥은 단위당 40% 이상의 단백질을 보유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필수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대두와 비교해도 영양학적으로 뒤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48시간 이내에 2배로 성장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이다. 이 때문에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물과 토지 사용이 대두 대비 1/10 수준으로 적게 든다. 또한 GMO 이슈로부터도 자유롭다. 이미 이스라엘, 미국, 태국, 멕시코 등 다양한 국가에서 개구리밥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바이루트는 국내에 유일한 개구리밥 재배 및 가공 스타트업으로서 개구리밥 대량 생산을 위한 양액 최적 배합 기술, 최적의 수확시점 예측 기술, 자동화된 수확 시스템을 개발해 성장 속도를 기존 대비 300% 수준으로 끌어올려 가격경쟁력 확보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농가 대상 시스템 판매를 통해 개구리밥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생산된 개구리밥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식품 원료로 가공,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바이루트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가격에, 환경적이고 안전한 단백질원 개발을 목표로 지금도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
기업명 : 바이루트 주식회사
설립연도 : 2020
주요 성과 : 바이루트의 부상수초 재배시스템을 통해 더블링 타임을 48시간에서 18시간 가량으로 단축, 생산 시스템부터 원물, 건조 분말, 기능성 원료, 추출물, 완제품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 및 납품 중
농업의 미래가, 단지 농가만의 책임이 되지 않도록 재생농업 통합 기술을 개발한 Klim
출처 : Klim 홈페이지
황폐해진 땅을 재건하는 재생농업은 무경운 재배, 피복작물, 무농약 또는 무합성비료, 윤작 등 다양한 방식을 포함한다. 재생농업의 목적은 탄소 함량을 복원해 토양의 건강을 개선하고 재생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식물의 건강, 영양,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솔루션 80가지를 분석한 폴 호컨의 저서 <플랜드로다운>에서는 2050년까지 감축 가능한 온실가스 규모에 따라 솔루션의 우선 순위를 매겨 두었는데 이 중 재생농업이 11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폴 호컨, 플랜드로다운) 그러나 이런 효과적인 솔루션도 상용화를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과제를 안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요소는 비용과 이익에 관한 것이다. 기술과 장비, 교육 등 재생농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한데 이에 소요되는 초기 비용이 높다는 장벽이 존재한다. 토양이 재생됨에 따라 화학 비료와 농약 사용 감소로 생산 비용이 줄어들어 수익이 증가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점진적이고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단기 수익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lim은 농가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재생농업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지식과 기술을 포괄하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농가의 재생농업 전환을 위한 활동을 디지털 문서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탄소배출량 저감에 대해 추적하고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를 지원한다. 또한 교육과 커뮤니티 기능을 포함해 농가는 재생농업 관련 전문 지식을 낮은 비용으로 획득할 수 있고 커뮤니티를 활용해 협력과 상호 학습이 가능하다. 다양한 지원 가운데 농가들을 유입시키는 데 기여한 핵심 요소는 탄소배출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는 점이다. 추적과 검증 가능한 시스템을 활용해 농가에서 저감한 탄소배출량을 배출권과 연결해 추가적인 수익을 제공한다. 이처럼 고객에게 강력한 유인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경쟁사보다 더 많은 고객을 유입시키고, 유입된 고객들은 양질의 데이터 확보에 기여해 솔루션의 고도화나 데이터를 연계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을 중심으로 경쟁 우위를 강화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기업명 : Klim GmbH
국가 : 독일
설립연도 : 2020
주요 투자자 : AgFunder, Ananda Impact Ventures, Green Generation Fund, Ponderosa Ventures
이제 다시 혁신이다
본 아티클에서 살펴본 세 기업의 사례는 지속가능한 먹거리 시장이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이들이 보유한 솔루션의 핵심은 ‘당장 실현가능한 솔루션은 어쩔 수 없는 한계를 감안해야 한다’는 기존의 관점을 과감히 비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혁신의 경로에서 또 한 번의 혁신을 일으켜 소비자의 선택을, 생태계 관계자의 도전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품질, 가격, 효용성 측면에서 기존 식품 산업과의 격차를 좁히거나 더 나은 수준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이는 단순히 대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접근 방법 즉, 새로운 매커니즘으로의 도약은 비단 식품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임팩트 비즈니스 영역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속한 산업 분야가 직면한, 풀리지 않는 과제는 무엇이며, 당신은 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습니까?”
작성자 : 임팩트스퀘어 최나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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