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름의 언어: 임팩트스퀘어가 인재를 부르는 방법

임팩트 조직은 늘 같은 질문을 마주한다. “좋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오고,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있을까?” 

자원과 규모가 제한적인 조직일수록 이 질문은 더욱 절실하다. 실마리를 찾기 위해 여러모로 골몰하던 중 한 가지 서베이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2025년 6월 딜로이트에서 발표한 ‘딜로이트 글로벌 2025 MZ세대 서베이’다.

서베이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노동인구의 약 74%가 MZ세대로 채워진다고 한다. 어떤 요소들이 이들을 일터에 머무르게 하는지 혹은 떠나게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는데, MZ세대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조직에서 인재 전략을 고민할 때 참고해 볼 만 한 자료라 판단했다. 

임팩트스퀘어 역시 구성원의 다수가 MZ세대로,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를 동시에 다루는 현장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거나 확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재들이 어떤 경로로 유입되었고, 무엇이 이들을 머물게 했는지, 또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며,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생태계의 조직들이 함께 참고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MZ 서베이가 말하는 ‘머무름의 조건’

딜로이트 글로벌 MZ세대 서베이는 이들이 직장에서 가장 중시하는 요소를 성장 경험, 일의 의미, 웰빙으로 정리한다. 단순한 금전적 보상보다 배움과 자기개발, 가치에 대한 공감,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적 환경이 장기적인 머무름의 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Z세대의 89%, 밀레니얼의 92%가 ‘목적의식’이 직무 만족도와 웰빙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고, 기업을 선택할 때 일의 의미를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반면 머무름을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은 재정적 불안과 스트레스였다. Z세대의 48%, 밀레니얼의 46%는 스스로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답했고, 절반 이상은 저축 여력이 없다고 했다. 장시간 근무,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 건강하지 못한 문화 역시 어려움으로 지목됐다. 이 관찰은 임팩트스퀘어가 지난 몇 년간 설계해온 학습 인프라, 의미 중심의 일, 동료성과 웰빙 제도의 방향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우리의 현재와 사례를 통해 이 조건들이 조직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봤다.

(※딜로이트 서베이의 MZ 응답자: 밀레니얼 세대= 1983년 1월부터 1994년 12월 사이의 출생자, Z세대 = 1995년 1월부터 2006년 12월 사이의 출생자로 한국 포함 44개국 2만 3천여 명)

[사진1] 딜로이트 글로벌 2025 MZ세대 서베이 조사 결과(사진출처=딜로이트)

임팩트스퀘어는 성수동 ‘서울숲 소셜벤처 클러스터’의 초기 기획을 주도해온 생태계 1세대 기업이다. 업력 15년차인 현재 임직원의 평균 연령은 33.5세, MZ 비중은 구성원의 98%에 달한다. (2025년 9월 기준) 

(MZ*: 밀레니얼은 1981~1994년 출생자, Z세대는 1995~2009년 출생자로 간주)

[사진2] 임팩트스퀘어 구성원 세대별 분포(2025.09 기준) ⓒ임팩트스퀘어

1. 인재들은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나

많은 구성원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임팩트스퀘어에 합류했다. 초창기에는 임팩트스퀘어 내부 인사담당자나 직원의 추천으로 면접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가 다수였다. 하지만 조직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2022년 이후부터는 공공 프로그램을 통한 인재의 유입과 이동이 활발해졌다. 방송, 국제개발, 연구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미래일자리 인턴십이나 KOICA YP 프로그램을 거쳐 들어왔다.

[사진3] 임팩트 커리어 매칭 플랫폼인 ‘임팩트닷커리어’에서 임팩트스퀘어를 검색했더니, 2025년 올해 1월~7월까지 무려 9건의 채용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사진=임팩트닷커리어 화면 캡처)

  • 공공 프로그램 경유
    서울시 미래청년일자리 인턴십(※1)과 KOICA YP 프로그램(※2)은 임팩트스퀘어 인재 유입의 대표 경로다. 미래청년일자리에서는 지금까지 액셀러레이팅, 임팩트 측정/연구, 로컬 등의 부문에서 인재를 모집했다. 인턴십 기간(약 6개월) 동안 회사와 개인은 서로의 적합성과 의사를 확인하며,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인사담당자와의 미팅을 통해 정규 사원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코이카 YP 인턴은 IBS(포용적 비즈니스 프로그램) 사업을 인턴 기간에 참여하며, 주로 동남아시아 현지 스타트업 육성 프로젝트 사업 운영과 글로벌 리서치를 담당한다. 인턴 종료 후에는 마찬가지로 회사와의 적합성, 사측의 인재 투입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연장 혹은 정규 직원 전환 기회가 주어진다.
    ※ 1) 서울시 미래청년일자리 사업: 청년에게 신산업 분야의 일경험을 제공해 직무역량을 높이고, 사회적 가치와 연결된 커리어 경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임팩트스퀘어 인턴모집 공고는 ‘소셜벤처’ 분야에 있다.
    ※ 2) KOICA YP(Young Professional) 프로그램: 해외 개발협력·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청년 인재가 프로젝트 경험을 쌓고, 종료 후에는 연장·전환을 통해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KOICA의 인턴십 제도. 임팩트스퀘어 KOICA YP 공고는 임팩트스퀘어 홈페이지/SNS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공개 수시 채용
    구직 플랫폼(임팩트닷커리어 등)이나 커뮤니티 기반 공고를 통한 채용도 있다. 대규모 공개채용이 아닌, 필요 시점마다 수시로 적합한 인재를 찾는 방식이다. 최근 임팩트스퀘어는 구직 플랫폼 뿐만 아니라 자사 홈페이지에서  ‘채용’ 뉴스를 게재하고 있다. 

  • 지인 추천 및 스카우트
    내부 구성원의 추천이나 현장에서의 스카우트 역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인턴 경험을 거쳐 정식 입사하거나, 기존 동료의 권유로 합류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들을 끌어들인 요인은 △철학이 뚜렷한 액셀러레이터라는 점 △드물게 연구 직무가 존재하는 회사라는 점 △해외 프로젝트 경험을 쌓을 기회 △업계 내 대표성과 전문성 등이 있었다. 입사 당시 임팩트 비즈니스, 사회적 가치, 임팩트 투자 방법론과 같은 개념들을 깊이 있게 알지 못했던 이들도 있었지만, 회사에서 제공하는 강의, 온보딩 자료, 동료와의 티타임, 스터디, 여러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는 행사 참석과 같은 방식으로 생태계와 조직을 이해하며 자리를 잡았다. 

구성원들에게 임팩트스퀘어의 첫인상을 묻자, “생태계에서는 꽤 알려진 전문가 조직”, “기업부설연구소가 있어서 비즈니스가 임팩트를 창출하는 법을 깊게 연구하는 드문 회사”, “임팩트에 진심인 회사”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밖에 대표님이 유명한 회사, 뭘 하는 곳이라고 딱 정의할 수 없는 회사와 같은 (내부인이라면 웃고 공감할) 답변도 있긴 했지만, 어쨌든 단순한 일자리 이상의 의미가 이들을 임팩트스퀘어로 이끈 것이 아닐까 짐작할 수 있었다. 

2. 우리는 어떤 구조로 사람을 품어왔는가

임팩트스퀘어는 단순히 인재를 채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새로 합류한 사람들이 조직에 안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구조와 제도를 마련해왔다. 이는 단순한 HR 절차라기보다 임팩트스퀘어가 생각하는 좋은 동료, 인재상의 3가지 철학(신뢰·기개·기지)과 연결되어 있었다.

  • 신뢰(Faithful)
    모든 구성원이 진정성 있는 몰입의 과정 속에 있다는 것을 서로 신뢰할 수 있을 때, 위대한 돌파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신입이 합류했을 때, 동료와 회사는 서로의 진정성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한 온보딩과 정기 회고를 운영한다.

  • 기개(Grit)
    성장의 여정은 개인의 내적 동기와 용기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임팩트스퀘어는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기개를 발휘할 수 있도록, 업무 자율성과 도전 기회를 적극적으로 보장한다. 인턴에서 정규직 전환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역량과 동기를 시험하고 확장할 수 있는 장으로 설계되어 있다.

  • 기지(Wit)
    때로는 거창한 전략보다 순간의 위트와 창의성이 성장을 만든다. 임팩트스퀘어는 유연한 사고와 협업의 즐거움을 중시하며, 사내 모임·티타임·워크숍과 같은 자율적 교류를 통해 이러한 기지가 발휘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이 철학은 실제 사내 제도와 문화 속에 구체적으로 스며 있다.

[사진4] 임팩트스퀘어 구성원들이 입사 초 공통으로 수강하게 되는 자체 개발 액셀러레이션 강의 플랫폼 ‘ISQ Accel’의 수강화면. 임팩트 비즈니스 개론부터 고도화 전략, 분야별 전문가 특강까지 실무에 필요한 지식을 단계 별로 학습할 수 있다.

  • 온보딩과 학습 지원: 입사 초기에는 자체 개발한 교육 플랫폼(ISQACCEL)을 통해 임팩트 비즈니스 개론과 전략 강의를 수강하고, 모듈별 온보딩 자료를 통해 현업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한다. 글로벌 모듈의 경우 별도의 노션 페이지로 현지 사업 맥락과 기술적 업무를 안내한다.

  • 버디 제도와 적응 과정: 입사 첫날부터 선배 직원이 ‘버디’로 배정되어 회사 공간과 동료들을 소개하고, 식사·티타임을 함께 하며 생활 전반을 돕는다. 이후 부문장과의 만남, 경영지원팀의 신입 교육을 통해 적응이 체계적으로 이어진다.

  • 회고와 피드백 문화: 상·하반기 전사 회고와 모듈별 피드백 세션은 프로젝트 성과와 일하는 방식을 함께 점검하는 장이다. 이는 단순한 평가를 넘어, 동료와 함께 성장 경로를 탐색하는 기회로 기능한다.

  • 워크숍과 사내 모임: 연 2회 이상 열리는 전사 워크숍은 조직의 철학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공유하는 동시에, 모듈 간 협업의 기반을 마련하는 자리다. 또한 내부 구성원들이 회사의 사내 모임 규정에 따라 만든‘건행(건강과 행복) 지킴이 모임’이나 운동·등산 모임 같은 구성원 간 자율 활동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동료애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한편, 내부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와 성장을 위한 ‘사내 스터디 모임’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초창기부터 이런 장치들이 체계적으로 시행되었던 것은 아니지만, 조직이 성장하고 인재 이동이 일어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정례화 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인재가 조직 속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장기적인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일명 안착 장치는 앞으로도 계속 변화, 발전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3. 광장에 머무르는 이들의 목소리 - 인터뷰 인사이트

임팩트스퀘어는 사명 그대로 ‘임팩트를 촉발하고 확산하는 광장’이 되고자 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임팩트스퀘어에 머무르고 있는 구성원들은 성장과 의미, 웰빙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을까? 근속 2~4년 차 매니저 4명(모두 90년대생, 미래청년일자리·KOICA YP 출신)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적응기를 넘어 프로젝트를 리드할 수 있는 단계에 서 있는 인재들이다. 인터뷰를 하며 먼저, ‘나를 지속적으로 머물게 하는 힘’은 무엇인지 질문했다. 크게 4가지의 키워드로 답변을 정리할 수 있었다.

좋은 동료와의 관계

A 매니저는 “업무가 힘들 때도 있는데 어려움을 나누고 의지할 수 있는 또래 동료가 있다는 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D 매니저도 “동료들을 보면 일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본받을 점이 많아, 이런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외부 구직 사이트 리뷰에서도 공통적으로 ‘배울 점이 많은 동료, 좋은 동료가 있는 회사’라는 평가가 있었다.

업무 자율성과 존중

B 매니저는 “리더가 개인의 관심사를 존중해 업무에 반영해 준다”며, “스스로 선택했다는 감각이 지속하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C 매니저도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실제 프로젝트가 되고, 그 안에서 배우며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제도적 안정성
네 명 모두 유연근무·재택근무·자율적 휴가 사용을 꼽으며, “이런 제도들이 숨통을 트이게 해 번아웃을 예방해 준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숲 인근 입지 덕분에 점심시간 산책 같은 작은 휴식이 가능하다”는 구체적인 의견도 있었다.

성장과 전망
D 매니저는 “임팩트스퀘어는 국내에서 임팩트 비즈니스를 가장 잘 이해하는 조직”이라며 “이곳에서라면 장기적으로 배울 것이 많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A 매니저도 “아직 이 분야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나를 머물게 한다”고 덧붙였다.

머무름의 조건이 분명히 존재하는 동시에, 이를 흔드는 요소들도 발견되었다. 구성원들은 머무는 이유도 분명하지만, 동시에 조직의 성장 단계와 업계 전반의 현실이 머무름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이야기했다. 먼저, 조직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신규 인재의 유입은 활발하지만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해, 때때로 업무 부담이 집중될 수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또한 사회초년생으로 시작해 서울에서 생활 기반을 다지기에는 다소 경제적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는 임팩트 조직 전반이 겪는 구조적 과제로, 젊은 세대에게 장기 커리어를 설계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불어 사회적 가치 분야가 아직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점은, 본인의 일을 설명하거나 커리어를 확장할 때 부딪히는 장벽으로 언급되었다. 이러한 솔직한 목소리는 임팩트스퀘어 내부의 고민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어떻게 인재를 영입하고 머물게 할 수 있을까?

임팩트스퀘어 내부에서 확인한 인사이트는 외부 조사 결과와도 긴밀히 연결된다. 다수의 MZ세대가 주 구성원인 조직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요구와 경험은 단순한 내부 사례가 아니라 동시대적이고 보편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지난 8월 열린 제2회 사회적가치 페스타 세션 ‘임팩트 커리어와 생태계 인사이트’에서도 비슷한 맥락이 강조됐다. 대학의 사회혁신 교육과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은 진입 장벽을 낮추고 청년들에게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여전히 낮은 연봉과 불안정한 고용이 유입을 망설이게 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사회적 가치와 자율성, 공동체적 만족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생태계 차원에서 안정적 보상 체계와 지속 가능한 커리어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생태계에서 인재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어떻게 인재를 영입하고 육성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나 성장과 의미, 웰빙이라는 기준을 고려하여 조직의 철학을 제도와 환경으로 구현한다면, 인재는 오래 머물고 조직은 함께 성숙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직은 이론보다는 경험적이고 통찰적인 교훈을 축적하고 전수하고, 적합한 전문 지식을 습득하도록 훈련의 체계를 갖출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정말 좋은 인재가 키워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성찰과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임팩트스퀘어는 완벽하지 않지만 더 나은 길을 찾고 있는 중이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과 함께 더 건강한 임팩트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그렇기에 마지막으로 이런 질문을 건넨다. 

“당신의 조직은 어떤 유입과 머무름의 언어를 가지고 있나요?”

작성 : 김민주 매니저

*관련해 외부 조직의 담당자의 목소리를 담은 ‘임팩트 생태계 구성원 FGI : 인재를 지켜라! 그런데, 어떻게?’편을 함께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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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생태계 실무자 FGI : 인재를 지켜라! 그런데,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