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for Impact’ (2)실전편 : 결정했다면, 행동하라

오프닝 당시 도현명 대표의 발언처럼 AI는 그저 도구일 뿐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AI를 어떻게 쓰기로 결정하는 가에 대한 것이다. 이론적이며 경험적인 사례 발표 이후, 임팩트 비즈니스 영역의 관계자가 AI를 실무에 적용하고 실제로 솔루션 고도화에 활용하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할지에 대해 조금 더 폭넓은 패널토의가 진행되었다.

좌측부터 도현명 대표, 유병준 교수, 김유리안나 대표, 강봉수 대표 ©임팩트스퀘어

1. AI 기술을 도입하려면 동적 조직구조를 우선 고려하자

유병준 교수의 발표에서 언급된 ‘동적 조직구조’란 무엇일까? 이는 분리된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를 의미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예를 들어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부를 운영하던 관리자가 관리자라는 이유로 AI 활용 사업부의 의사결정을 맡으면 안 된다 맥락의 이야기다. 즉, 기존과 다른 방식, 다른 매커니즘의 사업, 솔루션을 만들고자 한다면 거기에 맞춰 제도와 시스템도 바꿔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하여 기술과 도메인의 밀접한 결합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도메인이란 사업을 구성하는 전략적 기획 및 범주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기술은 기술대로, 사업 기획 및 전략은 그것대로 따로 기능한다면 절대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의미였다. 실무적 차원에서 이해해보자면 쉽게 말해 Task 단위로 적합한 기술자와 기획자가 결합되고 이러한 결합과 해체가 목적에 따라 동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유병준 교수는 모 은행의 예시를 들며, 해당 은행은 AI 프로젝트 조직을 유기적 형태로 구성하기 위해 도메인의 최고 기획실무진과 AI 기술자를 6개월간 매칭한 뒤 함께 일을 하고, 프로젝트를 통해 지향하는 바를 계속해서 이야기나눌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한다. 

앞선 유병준 교수에 설명에 이어 도현명 대표는 “기술이 단일적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해당 사업 내용을 기술자들이 다 알지 못 하고, 실무자들은 산업 레벨에서의 기술 내용을 다 알지 못 하는 상황에서 교류가 안 되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아무리 좋은 회사에 갖다 놓아도 사실 성과가 잘 안 난다. 그러다보니까 결론적으로는 마치 기술자가 대표인 회사가 AI도 잘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니다. 대표자가 기술자라고 하더라도 경영도 해야하기 때문에 항상 기술을 열심히 연마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업이 점점 커질수록 그렇지 않다. 그것보다는 앞서 말씀주신 것처럼 유기적 관계가 되는게 확률적으로 그쪽이 훨씬 성공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술적 성과가 더 잘나온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2. 지금 당장은 데이터가 비즈니스의 주요 요소가 아닌 것 같아도, 우선 정리해보자

앞서 사례를 발표한 웰로도, 딥비전스도 AI 데이터가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가 되는 사업이다보니 데이터 중심의 솔루션을 가지지 않은 기업 관계자는 ‘우리는 AI를 활용할 일이 없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유리안나 대표는 ‘일단 모아보라’고 말했다.

“데이터가 막 수십만 건, 수백만 건이 되지 않아도 모든 비즈니스는 적어도 백 건, 천 건 정도의 데이터를 다룹니다. 해당 데이터는 엑셀에 쌓일수도 있고, 노션에 쌓일수도 있는데, 저는 이런 것도 모두 활용 가능한 데이터라고 생각해요. 웰로도 지금은 수십만, 수백만 개의 데이터를 다루고 있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부터 이 정도 규모였던 것은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결국 데이터가 많고 적은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목적에 맞는 데이터를 쌓은 뒤 잘 가공하는 것, 그것이 첫 번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가 가시화되는 콘텐츠의 형태는 나중에 구체화되더라도 ‘우리 비즈니스 모델에서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나?’, ‘그 데이터들이 쌓일 수 있나?’를 먼저 살펴보면 그렇게 쌓인 데이터가 활용되는 영역을 더 크게, 임팩트있게 확장하기 위해 자동화가 필요할 지 아닐지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꼭 데이터 중심의 비즈니스가 아니더라도 이런 고민부터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에 대해 도현명 대표는 아래와 같이 첨언했다.

“AI가 처음 개발될 당시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현재 이 정도 수준으로 적용되는 게 기존 예상보다 10년은 이른 수준입니다. 실제로 ChatGPT를 개발한 개발팀에 있는 분들도 인터뷰를 하다가 ‘이게 왜 되는지 모르겠다 지금’ 이라고 말할 정도로 특이점을 넘어 간거죠. 그 특이점을 넘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어마어마한 데이터가 인터넷에, 개인의 SNS에, 여러가지 채널을 통해서 폭발적으로 수집되었다는 기저의 흐름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임팩트스퀘어도 이런 부분들을 저희 팀들에게 권합니다. 무엇이냐면 작게라도 데이터를 정리하고 쌓는 작업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라는 것입니다. 그게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는 지는 점차 고민하더라도 앞서 교수님이 발표해주신 바와 같이 이제는 데이터의 시대입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넘은 데이터의 시대 말이죠. 그 데이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만드셔야 하는 겁니다. 김유리안나 대표님도 말씀주셨듯이 데이터가 없는 사업은 없습니다. 매출도, 고객의 반응도 그 안에서 움직이는 우리의 동선도 모두 데이터입니다. 다만 저장이 되어 있느냐, 그게 잘 정리되어 있느냐의 차이일 뿐이죠. 그걸 하나씩 해 나가다 보면 자동화되고 최적화될 수 있는 일들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 고객관리 영역, AI기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혹시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AI 적용 사업 사례가 있는지 질문했다. 이에 유병준 교수는 고객 관리 영역을 꼽았다. 이는 고객 관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특정 비즈니스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있는 모든 비즈니스를 포괄하는 개념인데 AI분석을 해보면 기업 성장을 위해서는 고객이 떠나지 않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한다. AI 데이터를 보기 이전에는 ‘객단가를 올리는 것이 기업 성장에 가장 중요할 것이다’라는 가설이 있었는데 실제 데이터를 보니 ‘고객이 안 떠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한다. 또한 고객 정보를 분석해보면 어떤 경우에 떠나는지도 더욱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컴플레인을 많이 하는 고객이 떠날 것 같지만 사실은 안 떠납니다. 컴플레인을 한다는 것은 안 떠나고 싶다는 거예요. 오히려 떠나는 분은 얘기 안 하고 나가는 사람이거든요. 이런 것처럼 여러가지 고객 응대 상황을 데이터 기반으로 살펴보면 ‘누가 떠날 고객인가’에 대해 의외로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럼 향후 어떻게 대응, 관리하면 고객이 남는가에 대한 전략이 기존 생각과는 전혀 다를 수도 있어요. 옛날에도 데이터를 활용한 기본적인 분석 기법들이 있었었는데 이게 AI로 훨씬 고도화가 되었어요. 예를 들어 고객 피드백도 별점같은 것으로 수치화 시키는 건 여기저기서 쓰는데, Negative부터 Positive, 0부터 1까지로 수치화 시켜서 더 세부적으로 관리하는 것처럼 여러가지 기업을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비즈니스는 모두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다보니 생각보다 가까이 있고, 많이 시도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따라서 이런 부분도 관심있게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4. AI를 둘러싼 다양한 윤리적 문제,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바라봐야한다

AI는 그 강력한 효과성만큼이나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인간의 노동력을 AI가 모두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감과 개인정보 이슈, 자율주행차 관련 윤리문제, 저작권 이슈 등 숱한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임팩트 비즈니스 생태계의 당사자로서, 정책적 고민을 이어나가는 학계 전문가로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1)  인간이 할 수 없었던 영역을 먼저 고민해볼 수 있다.

딥비전스의 강봉수 대표는 인간의 노동력 문제와 관련해 창업 이전부터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AI를 중심으로한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할 때, 이왕이면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닌 인간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먼저 집중했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을 고려했을 때, 임팩트 영역의 주요 화두인 ‘일자리 창출’과 배치되는 솔루션을 먼저 고민하기 보다는 인간의 영역에서는 불가능했으나 반드시 해결이 필요한 사회문제를 고려해본다면 임팩트 창출의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2)  AI가 인간을 완벽히 대체하는 세상보다, AI로 인해 더욱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나는 세상이 먼저 올 것이다.

유병준 교수 역시 일자리 관련 우려를 이해하고 있으나, AI가 사람을 대체할 정도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은 아직 멀었고오히려 AI의 고도화 방향성에 따라 많은 일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적으로 꾸준히 고민해야할 것이 있다면 AI가 수집해나갈 정보가 특정한 사람에게 모여서 독점의 형태로 소유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경쟁의 구도는 계속해서 염두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보를 악용하는 범주에 대한 제재는 당연히 이루어질 것인데, 가장 많이 우려하는 일자리 문제만 놓고 본다면 조금 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만들어질 기회, 혜택에 대해서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세션을 마치며

발제 및 모더레이터를 맡은 도현명 대표는 세션을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했다.

“도구는 늘 사람들에게 주어져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갖고 있는 철학의 깊이만큼, 우리가 가진 상상력의 크기만큼 그 도구가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여기 계신 분들이 같이 고민하셔서 훨씬 더 좋은 SE생태계,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이 AI라는 도구가 잘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변곡점은 이미 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다음 변곡점에서 우리가 어떤 세상을 살아갈지 기대해보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임팩트스퀘어도, 그리고 저도 이 영역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쓸 것입니다. 오늘 자리해주신 세 분께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글, 사진 : 임팩트스퀘어 김소선 책임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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