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스퀘어 PICK! AI 혁신사례 톺아보기

소셜벤처나 사회적기업들은 사회적 가치가 자사의 비즈니스 경쟁력이 되는 전략 수립에 주안점을 둔다. 이 과정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모든 기업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 흐름 속에 있다는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반 기술은 사회적 가치 실현의 촉매제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메가트렌드로서 특히 이목이 쏠리는 기술 분야를 꼽는다면 단언컨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일 것이다. AI 기술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으며, 기업에는 ‘혁신을 일으키는 도구’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소셜벤처나 비영리재단, 기관 등이 AI를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식과 대표적인 사례를 톺아봤다. 

AI 기술이란 무엇이며 왜 주목 받는가

AI는 사람처럼 학습하고 추론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진 컴퓨터 시스템을 만드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를 모방하는 것을 말한다. 범위로 본다면 AI는 가장 큰 원이고, 컴퓨터가 자동으로 데이터 규칙을 학습하도록 하는 알고리즘 분야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과 머신러닝을 구현하는 기술의 하나로 인공 신경망에 착안하는 방식인 ‘딥러닝’(Deep Learning)을 포괄한다. AI 기술은 양질의 데이터 축적과 고도화된 자동화 기술로 계속 발전 중이다. 높은 예측력, 실시간 대응력, 통찰력으로 나타나는 AI특성이 비즈니스에 적용되면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AI로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는가

마이크로소프트, IBM, 화웨이, 구글 등 글로벌 기술 선도기업들은 이미 각 사업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AI 솔루션을 구축하는 한편, 개발자들을 지원할 목적으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AI가 미래 사업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소셜벤처들 역시 기술 중심인가의  여부와 상관없이 AI를 비즈니스에 어떤 식으로 접목할 수 있을지에 관한 저마다의 고민이 생길 수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는 오늘날 사회의 여러 난제를 해결하는데 AI의 이점이 적극 활용될 수 있으며, 8개 분야에서 특히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8개 분야는 ▲접근성(Accessibility) ▲기후변화와 자연 및 환경 보전(Climate Change, Conservation and the Environment) ▲세계 빈곤(World Hunger) ▲인권(Human Rights) ▲가짜뉴스 척결(Fight Fake News) ▲교육(Education) ▲보건의료(Healthcare) ▲복원력(Resilience)인데, AI 적용 부분에서 참고할 만 하다.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AI 활용 사례도 이들 분야와 관련있다. 주의 깊게 살펴볼 지점은 ‘AI를 통한 혁신을 어떻게 이뤄내고 있는지’이다. AI 혁신이란 기술로 고도화된 기능을 구현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사용자들의 경험을 혁신하는 일일 것이다. 또한 풀기 어려운 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함으로써 구조의 변화, 개인 삶의 변화,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도록 하는 일일 것이다. 

1. ‘레인포레스트 커넥션’ - 소리와 AI의 힘을 활용해 생물다양성 보호

Rainforest Connection (미국)

  • 활용기술 : 딥러닝(음향), bioacoustic, mobile technology

  •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 : 불법 벌목과 밀렵으로 환경 파괴, 열대우림 건강 훼손

  • 솔루션 : 소리와 인공지능 활용해 생물다양성 보호, 음향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하여 인도네시아, 브라질, 푸에르토리코 등 세계 보호림에서의 불법 행위를 실시간으로 중단해 삼림 생태계 지속 보전

유엔(UN)에 따르면 열대우림 벌목의 90%는 불법 행위로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7%는 삼림 벌채로 발생하고, 무분별한 삼림 개간은 기후변화의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보존 기술 비영리 단체인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은 음향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RFCx)을 통해 불법 벌목과 밀렵을 막고, 생물 다양성을 측정하고 모니터링 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RFCx 시스템은 파트너에게 주요 열대우림 지역을 보호하고 실시간 경고에 대응할 기회를 열어준다. 예를 들어 파트너들이 주요 보호 지역에서 밀렵꾼들이 사용하고 있는 트럭, 자동차, 오토바이에 대한 경고를 포함하여 밀렵과 관련된 활동 패턴을 인식하도록 돕는 식이다. 모니터링 할 때는 태양열로 작동하는 개방형 음향 스트리밍 장치 ‘RFCx Guardian’을 사용한다. 가디언 장치에는 소리의 출처에 따라 반경 50m에서 1,500m 이내의 모든 주변 소리를 수음하는 외부 마이크가 있다. 장치로 녹음된 소리가 클라우드로 실시간 전송되면 즉각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소리가 위성을 통해 연결되면 오디오 분석과 알림 전송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의 사례는 인간이 다 처리할 수 없는 광범위한 영역의 일을 AI 기술로 감당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문제 해결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지 않았다면 방대한 산림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신속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잠재적으로 유해한 행동을 식별하며, 현장 관리자가 피해를 주는 유해 활동을 정확히 파악하고 중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의 부르한 야신 CEO도 "초대형 데이터를 합성하는 일은 수개월이 걸리는데, 단 몇 분 만에 빠르게 이 과정을 가능하게 하므로 AI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2. 오픈NyAI - AI 챗봇 ‘주갈반디’로 빈곤층 구제

MicroSoft·OpenNyAI·AI4Bharat 공동개발 (인도)

  • 활용기술 : 대화형 인공지능

  •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 : 인도 내 언어 및 빈곤층 (전체인구의 16%)정보 격차

  • 솔루션 : ChatGPT와 언어 번역 모델을 결합해 인도 10개 공식언어로 된 텍스트와 음성쿼리를 이해하는 인공지능 챗봇 ‘주갈반디’(Jugalbandi) 제공, 모바일 기기에서 인도 빈곤층도 정부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움

AI 기술이 빈곤층이 겪는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데 시범 운영된 사례가 나왔다. 인도는 전체 인구의 약 16%가 극빈층으로, 언어나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적정 기술이 필요하다. 비영리재단 오픈NyAI는 마이크로소프트, AI 기관인 AI4바라트와 함께 개발한 ‘주갈반디’(Jugalbandi)라는 챗봇을 이용해 ‘빈곤퇴치 프로그램’을 진행해 성공했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빈곤 퇴치 프로젝트’는 인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인도 내 오지의 기술, 언어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인도 남부 뱅갈로르와 메와트 지역 등지에서 마련됐다. 지난 4월 지역사회 봉사자들이 마을 곳곳에서 주갈반디 챗봇 서비스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 기반으로 만들어진 '주갈반디(Jugalbandi)'는 인도의 10개 공식 언어로 된 텍스트와 음성 쿼리를 이해하고 번역할 수 있다. 문장과 음성으로 질문 대답도 가능하다. 주갈반디는 다양한 언어를 영어로 해석한 뒤 대형 언어 모델(LLM)에서 작업을 수행하고, 이를 다시 번역해 메타의 '왓츠앱(WhatsApp)'의 음성 기능으로 지원금 수령 방법을 대상자에게 알려줬다. 이런 방식으로 월 소득 100달러, 스마트폰을 기본적인 용도로만 사용하며 영어를 못하는 한 여성이 챗봇으로 15살 아들이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금이 있음을 알게 됐다.

이처럼 AI는 여러 장벽을 해소해 사람들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다. AI는 사용자의 기술 이해도나 활용 능력과 관계없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사례는 소득격차, 의료격차, 교육격차, 정보격차 등 수많은 격차로 인해 발생하는 불평등을 해결할 기술로서 AI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3. 인디고 애그리컬쳐 - 바이오농업과 AI의 컬래버, 극한 환경에서도 작물 재배

Indigo Agriculture (미국) *농업 기술 분야 최초의 유니콘

  • 활용기술 : 머신러닝, 빅데이터

  •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 :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수확량 감소, 세계 식량부족 문제

  • 솔루션 : 농업인 및 기타 농업 산업 관계자들의 작물거래를 위한 통합 비즈니스 플랫폼 운영, 실시간 농지 관리, 종자코팅(seed coating,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씨앗에 미생물을 감싸는 기술) 개발, 농가 탄소 배출 검증 및 관리(Indigo Carbon)

농업기술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유니콘이 돼 이목을 끌었던 기업이 있다. ‘지속가능한 농업’이란 미션을 걸고 2016년 창립된 미국 기업 ‘인디고 애그리컬쳐’(이하 인디고)다. 인디고는 현재 세계 9개국, 14.5만 에이커(1acre = 약 4,046m²)의 면적에서 농가 파트너 300여 곳과 협력해 작물거래, 종자코팅 기술로 생산성 증대, 농가 탄소배출 관리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인디고의 자체 농업 연구소인 ‘인디고 리서치 파트너스'(Indigo Research Partners)는 극한 환경에서 작물 재배할 수 있는 종자 개발 연구에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인디고는 미국 전역에 위치한 농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머신러닝은 매일 축적되는 1조 개 이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예측하는 작업에 사용된다. 인디고는 작물별로 최적화된 정보를 농지에 제공하며, 어떤 미생물 코팅이 종자 개발에 가장 이로울지도 판단한다. 인디고의 종자코팅은 미생물이 가뭄, 열, 추위, 병원성 세균, 곰팡이, 곤충 등의 스트레스로부터 식물을 보호한다는 특성을 살렸다. 2017년에는 병충해에 강한 ‘인디고 밀’을 출시했는데, 해당 밀은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력이 뛰어나 일반 밀 대비 평균 수확량을 8.3% 향상시켰다. 

2050년까지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세계 식량 생산량을 현재보다 최소 60%가량 늘려야 한다고 유엔은 추산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물 부족, 경작지 감소, 전쟁 등으로 식량 생산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식량 부족 문제와 같이 문제 해결 속도보다 악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을 때 AI 기술이 기존 사업의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거나 수익체계를 개선하는 임팩트 창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필연적 미래 AI for Impact…'남 일' VS '내 일'

AI 기술은 기업들이 안고 있는 비효율 문제나 해결이 필요한 사회적 문제를 더욱 쉽게 풀어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계 소셜벤처 생태계를 보면 AI 기술을 앞서 활용해 임팩트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고, 계속 출현 중이다. 필자가 다양한 사례를 찾아보며 느낀 점은 AI 기술을 비즈니스에 적용한 기업들은 많은데, 사회 문제 해결에 임팩트를 내는 소셜벤처의 이름은 찾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예로 2020년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인공지능 스타트업 TOP10’(자료 CB Insight)의 명단에 소셜벤처는 한 곳도 없었다. 대한민국 혁신 생태계를 이끌어갈 AI 스타트업 발굴 프로젝트인 ‘KOREA AI START-UP 100’ 2022년 명단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똑같은 사업 성장을 고민한다고 해도 소셜벤처의 어깨가 조금 더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비즈니스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미션’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기술의 효과성, 효율성만 고려해 비즈니스를 고도화하고 매출을 일으키는 게 목적이 아니기에 넘고 돌아가야 할 산이 산재해있다. 하지만 동시에 소셜벤처들이 AI 기술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적용과 활용을 고민해야만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임팩트를 창출하려면 기술의 고도화 혹은 맞춤형 서비스와 같은 개선과 발전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술혁신을 거듭하며 산업계의 판을 뒤바꾸는 일, ‘남 일’이 되게 할 건가 아니면 ‘내 일’이 되게 할 건가 그 선택은 플레이어들에게 달려있다. 작게라도 AI 트렌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AI란 도구를 우리 기업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하고 움직인다면 최소한 만사지탄(晩時之歎)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 


작성 : 임팩트스퀘어 김민주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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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ISSUE MONITOR 제106호 - 4차 산업혁명과 사회적 가치 창출(14~18p), 삼정KPMG 경제연구원(2019.05)

  • AI로 비즈니스 성과를 얻기 위한 노하우, MIT Technology Review(2022.11.25)

  • 8 Powerful Examples Of AI For Good, Forbes(2020.02.10)

  • 인공지능 기술의 이해 : AI 기술의 종류와 활용 사례, Hectodata(2022.03.24)

  • Rainforest Connection, 오픈NyAI, 인디고 애그리컬처 공식 사이트

  • (https://rfcx.org/, https://opennyai.org/, https://www.indigoag.com/)

  • 농업 분야 첫 유니콘 기업 인디고 애그리컬쳐, 한국농어촌공사(2022.07)

  • MS, 인도에서 정보 불평등 해소하는 AI챗봇 출시, 디지털투데이(2023.05.25)

  • AI, 인도 빈곤층 불평등 해소 열쇠, 디지털투데이(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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