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서비스가 정서적 고립을 해결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요?

사회적 고립은 크게 정서적 고립, 그리고 물리적 고립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이 때, 물리적 고립의 임팩트 즉, 사회문제가 해결된 크기를 측정하는 방식은 상대적으로 명료하다. 실제로 물리적 고립을 야기하는 이동권, 외부활동을 위한 인프라, 실제 외부 활동빈도 등이 얼만큼 개선됐는지 가시적으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서적 고립은 어떨까? 정서적 고립을 막기 위한 ‘마음 챙김’, ‘정신 건강 개선’의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유관 솔루션이 제시된다고 해도 임팩트를 명확히 측정하고 개선 방향성을 도출하는 데 더욱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번 아티클은 여러가지 사회적 고립의 측면 중,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서적 고립’에 초점을 맞춰 어떻게 임팩트를 측정하고 또 개선방향을 논의할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글>

정서적 고립을 해결하는 임팩트 스타트업이 흔히 받고 있을 질문,
“귀사의 솔루션이 정서적 고립을 진정으로 해결하고 있나요? 어떻게 증명할 수 있죠?”

최근 멘탈헬스, 마음 챙김을 중심으로 한 솔루션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청년,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소아, 청소년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가 방증하듯 정서적 고립을 야기하는 수많은 요소가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마음 아픈 현실이지만, 다른 한 편에서 보자면 관련 솔루션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일면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임팩트 비즈니스는 성장을 위해 숙명적으로 거쳐야하는 과정이 있다. 바로 해당 비즈니스가 진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에 대해 증명하고, 또 설득하는 과정이다. 

환경기업의 경우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얼마나 높였는지, 몇 키로 단위나 재활용을 했는지 등을 통해 투자자를 쉽게 설득할 수 있는 반면, 정서적 측면을 다루는 기업의 경우에는 수혜자가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는 그 효과성과 창출되는 임팩트를 증명 해내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솔루션 영역, 시장이 생겨나는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새로운 고민을 시작해야한다. 바로 정서적 고립을 막기 위한 솔루션들이 어떤 방식으로 임팩트를 창출하고, 또 개선 방향성을 도출해나갈 수 있는지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는 일이다.

새로운 시도, 그리고 증명을 거듭하는 사람 혹은 조직들

임팩트를 측정, 관리하기 위한 정신 건강 영역의 시도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가장 대표적인 4가지 유형을 구분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정신건강 평가 척도를 활용, 설문을 통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방법
: AI기반 챗봇 상담사 서비스를 제공하여 우울증을 관리하는 앱 Woebot은 자사앱을 2주간 사용한 대학생들의 우울 증상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어떠한 근거로 이것을 주장할 수 있을까? 바로 서비스를 사용한 그룹과 대조군을 비교하는 것이다. 기업은 서비스 고객이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기 전후로 우울증 척도(PHQ-9)를 측정하여 대조군과 비교해보면 서비스의 효과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우울 관련하여 대표적으로 많이 쓰이는 척도는 ‘우울 정도 자가진단 (CES-D)’, ‘벡우울 척도 BDI’, ‘우울증 선별검사(PHQ-9)’ 등이 있다. 세 개 척도 모두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모든문항을 쉽게 무료로 볼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2) 외부 전문가 및 연구기관과의 직접적인 협업을 통한 검증
: 임팩트스퀘어의 피투자사인 ‘테바소프트’는 최근 숙명여대 교육대학원과 산약 교류 업무협약을 맺었다.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전공 수업에 AI 기반 감정분석 프로그램 ‘심스페이스’를 도입한 뒤, 실효성과 구체적 효용에 대한 논의를 추진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심스페이스’는 청소년이 저널링을 통해 ‘자기 인식’의 기회를 갖도록 도움과 동시에 교사들로 하여금 학생들의 감정을 파악한 뒤 학습/생활 지도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서비스이다. 그러다보니 학생 지도 관련 전문 지식을 보유한 교육대학원과의 협력은 본 솔루션의 실효성 및 개선 방향성을 분석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고객 및 솔루션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특정 솔루션의 임팩트를 명확하게 분석하고 근거를 살펴보는 데에 이점이 있다.

(3) 서비스의 사용자 유지율, 재이용율, 추천 의향과 같이 반복적인 사용자 참여와 만족도 지표 활용
: 본 방법은 정신 건강이 개선된 정도를 명확히 측정하기엔 어려울 수 있지만, 고객이 해당 솔루션이 효용이 있다고 느끼고 지속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솔루션의 효과가 있음을 귀납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멘탈헬스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사회적 고립이 개선됨에 따라 (4)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임팩트를 살펴볼 수도 있다. 우울감 등 정서적 고립을 겪는 사람은 물리적 고립을 함께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정서적 고립으로 인해 사회적 관계 및 업무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신 건강이 개선되었다’라는 1차적 솔루션 외에, 이것이 궁극적으로 의미하는 Outcome, 정신 건강 개선을 통해 해결된 삶 전반의 문제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가령 멘탈 케어와 같은 정서적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업무효율을 높인다는 측정 결과를 통해 일반 기업으로 솔루션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이라헬스’는 기업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정신건강 관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 결과 사내 직원들의 의료비 지출 및 이직률이 감소하는 결과를 산출하기도 했다. 

기존의 임팩트 측정/보고 기준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신적 효과성을 입증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임팩트 비즈니스 관점에서 측정하기 애매모호한 것들을 계속해서 표준화 하려는 노력들이 있다. 바로 IRIS+(Impact Reporting and Investment Standards Plus)이다. IRIS+는 사회적, 환경적 성과를 측정하고 보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표준화된 지표 체계이다. 이는 글로벌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GIIN, Global Impact Investing Network)에서 개발 및 관리하며, 조직들이 사회적 가치와 환경적 영향을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측정, 관리, 그리고 보고할 수 있도록 돕는다.

IRIS+에는 정신적·감정적 웰빙과 관련된 지표도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지표는 주로 정신 건강(mental health), 삶의 질(quality of life), 감정적 만족도(emotional well-being) 등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임팩트 비즈니스 및 임팩트 투자 관점에서 어떤 지표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살펴보기 원한다면 해당사이트에서 확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정부 및 기관에 보고를 해야하는 기관을 위한 툴로는 IMP지표도 존재한다)

임팩트 측정/보고가 가능한 솔루션 앞에 놓인 새로운 기회

올해 초 실제로 한 병원에서는 불면증 환자에게 수면부족을 해결하는 서비스 앱 ‘솜즈’를 이용해 보라고 처방했다(관련 링크). 이 서비스는 보조 치료제 형태로 인정을 받은 것인데 불면증 심각도를 조금 낮출 수 있고 수면 효율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어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아직 치료의 영역이라 하기에는 조심스럽고 인허가, 보험 등의 숙제들이 남아있다. 

정서적 고립을 막는, 정신 건강 솔루션 영역에 대한 관심은 개인을 넘어 국가 차원으로 점차 범주를 넓혀가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및 개인화가 주요 키워드인 현 시대에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멘탈헬스케어 기업은 제공된 서비스가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긍정적 변화를 가져다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을 뒤로 미뤄서는 안된다. 작고도 나비효과 처럼 커질 수 있는 변화를 얼만큼 캐치해내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장과 생존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작성자 : 임팩트스퀘어 조예신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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