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비즈니스 노동자에게 AI란? : 나의 일자리를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바야흐로 대 AI(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했다. AGI(범용인공지능) 시대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ChatGPT(챗지피티)’ 등장 이후 생성형 AI가 산업계 전반과 일상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이미 몇몇 산업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일상과 삶 속에서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한편, 일의 소멸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키오스크와 서빙 로봇이 식당 직원의 일자리를 빼앗은 것처럼 인공지능이 언젠가 나의 일자리를 차지하지는 않을까? AI와 로봇이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는 지금, 임팩트 비즈니스 노동자의 입장에서 다시금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고민해 본다. 또한 임팩트스퀘어의 노동자들은 일에서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용하고 있을지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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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일자리 소멸 vs. 더 많은 기회 창출

가상 AI 비서가 긴 메일을 요약해 답장을 작성하고, 통화 중 회의 메모를 기록한다. 텍스트 기반의 명령어 만으로 연관된 이미지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기도 한다. 글쓰기, 음악, 그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표현 방식을 거의 그대로 구현해 낸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금융·제조·서비스 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산업과 업무 분야에서 자동화를 넘어 큰 생산성 증대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생성형 AI는 총 63개 분야에서 업무 시간의 60∼70%를 줄이고, 2045년까지 절반 넘는 업무를 자동화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산업혁명 시기와 마찬가지로 기술이 대체하는 일보다 새롭게 창출되는 일의 수가 많다는 주장도 있지만, AI로 단순 노동이 사라질 것이라는 뉴스에 임팩트 생태계 종사자로서 걱정이 앞섰다. 내 밥그릇 걱정 이전에 ‘단순 노동을 담당하고 있던 취약계층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하는 걱정이 따랐다. 2021년 고용노동부 보고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에 종사하는 전체 노동자의 60%가 고령자,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등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이다. 취약계층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는 이제 일반 노동자뿐만 아니라 AI로 업무 자동화를 이루고 생산성 향상을 가속화하고 있는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게 아닐까. ‘사회적기업 보조금’ 연 3,000억 원 예산 삭감 소식에 더해 SE 생태계의 자생력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진다.

그러나 비관론이 있으면 낙관론도 존재하는 법이다. 문제는 비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하고 임팩트를 만들어 내야 하는 임팩트 비즈니스에서는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자세가 특히 중요하다. 임팩트 비즈니스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AI 기술로 개선시킬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비영리 조직이나 규모가 작은 소셜벤처에서는 적은 인력이 일당백으로 고강도의 업무를 맡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AI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를 찾아보았다. AI 기술을 이용해 고강도 반복업무를 자동화하여 업무 생산성을 향상하고 기업 미션 활동에 더 집중하고자 하는 임팩트 생태계 내의 움직임을 소개한다.

슬러기시 해커스(Sluggish Hackers)는 ‘게으른 해커처럼 일하자’는 모토로, 개별 비영리 단체와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맞닥뜨리는 고강도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여 활동가들이 반복 업무보다 단체의 주요 미션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커뮤니티다. 비영리 단체의 업무 고민을 의뢰받아 업무 자동화 프로세스를 만들어주고, 그 내용을 공유하여 비영리 단체들의 업무 자동화를 돕고 있다. 발표나 워크숍 형태의 정기 모임과 자유 주제의 비정기 모임을 열어 운영된다.

누구나데이터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가로막는 기술장벽을 허물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과 사회혁신가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적정기술 솔루션 회사다. 누구나데이터는 실제 업무에서 사용하고 있는 업무 자동화 가이드북을 배포했다. AI 기술을 함께 공부하고 지식을 나누며 노동자의 성장과 함께 생태계의 성장을 꾀하는 사례에서 AI가 이 생태계의 구원자가 아닐까 하는 희망을 품게 된다. 어쩌면 AI가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속도보다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속도가 빠른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구원투수가 아닐까. 

임팩트스퀘어 노동자에게  AI란?

내가 노동자로서 몸 담게 된 임팩트스퀘어 역시 AI에 대한 관심이 누구보다 뜨거운 조직이다. 임팩트스퀘어는 최근 SOVAC 2023에서 'SE가 알아야 할 글로벌 트렌드 : 임팩트가 묻고 AI가 답하다'란 주제로 세션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는 세션을 통해 "AI는 분명히 세상을 바꿀 것이다. 얼마큼 바꿀지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바꾸고 있다는 것 자체는 너무나 명료한 사실이다"라며 "어떠한 변화를 일으킬 것인가는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다. 얼마나 이해하고 어떻게 쓰기로 하는가, 어떤 계획과 전략을 가지고 접근할 것인지는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지 AI기술이 무엇을 결정해 주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임팩트스퀘어 구성원들도 AI를 이해하고 어떻게 사용하여 어떠한 변화를 일으킬지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공부하고 업무에서도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전사적인 차원에서 진행된 AI 세미나와 구성원들이 꾸준히 업데이트 중인 업무 자동화 과정, 그리고 주니어가 자발적으로 만든 GA4 스터디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아래 내용은 임팩트스퀘어 구성원 4인의 서면 인터뷰 답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내용은 서면 답변 전반에 기반하고 있으며, 실제 코멘트를 그대로 인용한 부분만 ""로 기록했습니다.

(1) AI 세미나

지난 5, 6월 임팩트스퀘어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세 차례에 거쳐 AI 세미나를 진행했다. AI의 발전이 가져올 대대적인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구성원들이 함께 변화에 필요한 이해도를 갖추고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조지아 대학 안대환 교수, 임팩트스퀘어 김민수 이사와 도현명 대표가 각 세미나를 한 차례씩 맡아 이끌었다.

안대환 교수는 <최근 AI 트렌드와 그 기능이 가진 특성>을 주제로 AI는 무엇이며 왜 강력한지, ChatGPT의 잠재력과 한계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민수 이사는 <개인 업무 생산성 향상에 대한 AI 적용 접근과 방안>을 주제로 업무 일반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실제 사례와 구체적인 활용 팁을 공유했다. 도현명 대표는 향후 사업에서 AI를 어떤 식으로 적용해 나갈지에 대한 대략적인 밑그림과 3가지 아젠다에 대해 이야기했다. 임팩트스퀘어가 생성형 AI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아젠다는 크게 (1) 업무 생산성 향상, (2) 임팩트스퀘어 서비스 혁신, (3) AI for Impact로, 구성원 개개인과 회사 사업, 임팩트 비즈니스에서의 혁신과 선도를 꾀하고 있다.

AI 세미나를 기획한 CEO 부문 백혜림 책임매니저는 “우리 내부 구성원들끼리라도 우선 ‘생성형 AI’가 무엇인지 좀 더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개인으로서 나의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 볼 수 있을지, 그리고 우리 회사의 여러 사업과 부문에서 어떤 식으로 도입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가볍게 한 번 짚어보는 자리를 가져보자”라는 게 세미나의 시작이었다며, 세미나를 통해 “우리가 일하는 이 임팩트 생태계에 있어 AI가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하였다.

현재 임팩트스퀘어는 사회적 가치 측정 어시스턴트나 액셀 멘토링 어시스턴트 등 AI를 이용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과 구글 기업용 AI 등이 발표되는 내용에 따라 본격적으로 사내 AI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2) 업무 자동화

임팩트스퀘어 구성원 개개인의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도 뜨겁다. AI 스타트업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 신사업 부문 오성택 매니저는 주로 리서치와 Raw data를 가공할 때 AI를 이용한다고 한다. “ChatGPT 플러그인을 활용해 100장 이상의 PDF 자료를 빠르게 요약하고 활용 포인트가 있는 자료인지 효율적으로 판별하는 데 사용”하며, “Raw data를 원하는 형태로 가공할 때, 별도의 코딩이나 엑셀함수를 고민할 필요 없이 ChatGPT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IT 솔루션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을 토대로 크고 작은 업무 자동화 툴을 적용해오던 로컬 부문 조용민 매니저는 “ChatGPT,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블 디퓨전, 간단한 카피나 로고 개발 서비스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비개발자 입장에서 가장 쉽고 빠르게 (반) 자동화를 할 수 있는 툴인 'Zapier(자피어)'의 효율성을 확인한 뒤, 이를 활용해 사내 커뮤니케이션툴인 “Slack(슬랙)에 다양한 자동알람 기능을 설정해 지메일, 홈페이지 등에서 오는 자동알람을 건건이 확인해야 하는 내부 구성원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기도 했다. 그는 “자피어에 구글시트 기반의 DB 개념과 수식을 조금만 보완한다면 무궁무진하게 발전 및 응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회사 내부에서도 누군가는 생성형 AI에 대한 온갖 뉴스를 찾아보고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적용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또 다른 기술 트렌드의 하나 정도로 취급하기도 하는 등 이해도와 관심 수준의 차이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공부하고 내부에 공유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이들 덕분에 구성원 모두가 능숙하게 AI를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AI로 인한 변화에 유연하게 익숙해지고 있다.

사내 업무용 메신저 슬랙에 ‘자동화’를 검색하면 나오는 글의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조용민 매니저는 특히 “횡성대피소 운영 간 예약 시스템을 직접 구축해서 진행했을 때와 현재 청년마을 사업의 주간 보고 취합을 자동화”한 일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그는 ‘단순하지만 시간을 많이 잡아먹고 재미없는 일들’을 자동화하고 내부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2-30여 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하나하나 자료 제출 현황을 검토하고, 이를 별도의 보고자료로 옮기는 등의 간단하지만 시간이 참 오래 걸리는 일을 주로 AI에게 맡긴다고 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귀찮고 따분한, 그래서 실수가 자주 발생하는 지점을 스트레스 없이 클리어하고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AI를 이용한 업무 자동화의 가장 큰 효용이 아닐까 싶다.

(3) GA4 스터디

8월 초 전사 월간회의에서 GA4(구글 애널리틱스 4)를 공부할 필요성을 느낀다며 함께 공부할 사람을 모집하여 운영 중인 액셀 부문 정보라 매니저에게 GA4 스터디에 대한 소개를 부탁했다.

정보라 매니저가 GA4 스터디를 만들게 된 배경에는 임팩트서클(impactcircle.co.kr)이 있다. 임팩트서클은 임팩트 비즈니스를 꿈꾸는 모두에게 지식과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2023년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 동안 알파, 베타 테스트를 거치고 9월에 정식 출시했다. 그는 임팩트서클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구글애널리틱스 4(GA4)와 연동해 실제 데이터를 쌓으며 방문자의 임팩트서클 사용 행태를 파악해 개선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문해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처럼 디지털 프로덕트를 관리하고 운영하고 있다면 기초적으로 데이터를 읽고 데이터로부터 개선점을 찾고, 의사결정을 하는 데이터 리터러시는 필수 역량”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니즈를 바탕으로 스터디를 기획해 내부에 공유했고, 8명 선착순으로 모집된 이 스터디는 액셀 모듈 2명, 커뮤니케이션 모듈 1명, 글로벌 모듈 1명, 로컬 모듈 1명, 임팩톨로지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온라인 강의를 토대로 실습을 진행하는 커리큘럼으로 시작했는데,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가 구성원마다 조금씩 달라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각자 담당하고 있는 프로젝트나 스터디의 OKR을 설정해보기도 하고, 데이터를 보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토론도 하고, 개인 블로그와  GA4를 연동하는 실습도 해보고, 이벤트 텍소노미 설계(웹사이트 또는 앱에서 유저들이 했으면 하는 ‘유의미한 행동’을 특정 규칙에 따라 정의하는 것) 등 저희 스터디만의 방법론을 도출하는 실습과 토론을 병행”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동기부여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오전 9시에 스터디캠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에게 스터디한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 업무에서 어떻게 적용시키고 싶은지를 물었다. “앞으로 필요한 건 퍼포먼스 마케팅, 그로스해킹이라고 생각해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저를 분석하고 전략을 세워 개선하는 일종의 '일하는 방법'인데요. 저는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그로스해킹이 도구나 방법론이라기보다는 마인드셋으로써 정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가 가장 좋아하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답변을 마무리했다. “각자의 경험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주관적인 인사이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리더의 인사이트에 데이터가 더해지면 의사결정의 품질이 좋아질 수 있다. 즉, 디지털 시대에 데이터로 일하는 조직은 데이터를 읽어내는 감각과 직관이 필요하고, 의사결정을 할 때와 조직원들을 설득할 때 데이터로 인한 실험과 데이터 기반 가설 검증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차경진, 『데이터로 경험을 디자인하라』, 시크릿하우스, 2022, p.363.

최근 임팩트스퀘어의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세부적인 부문과 모듈로 나눠지며 조직 체계가 개편되었는데, 정보라 매니저는 “임팩트스퀘어의 다양한 부문/모듈 간 교류를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하며 내부 스터디의 장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임팩트스퀘어 구성원에게 기술이란? 구원자 or 경쟁자?

이번 인터뷰는 임팩트스퀘어 구성원 4인과 서면으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진행되었다. 마지막 공통질문으로 ‘나에게 기술이란? 구원자 또는 경쟁자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라고 물었는데, 묻고 나서 질문의 단어 선택을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돌아온 답변에서 각자의 개성과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최대한 그대로 옮겨보았다.

오성택 매니저에게 기술은 구원자라고 답했다. 그는 “자료의 효과적인 요약과 생소한 개념의 이해에 큰 도움을 받고 있어서 구원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과거에 학습된 자료로 답을 내기 힘든 신사업 기획(창의성 영역)에서 사람을 대체하기에는 할루시네이션(AI가 맥락과 관련 없거나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옳은 답처럼 내놓는 현상) 등 개선되어야 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백혜림 책임매니저는 질문에 원론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기술 자체가 구원자나 경쟁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것. “기술을 활용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보다 안전해지게 만들 수 있는 것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인간이니까요.”라는 우문현답이 돌아왔다.

조용민 매니저에게 기술은 수단에 불과하다고 했다. “내가 활용한다면 구원자요, 활용하지 못한다면 (이를 활용하는 다른 사람이) 경쟁자가 되는 것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생각을 밝혔다. “(종교가 있으시다면 민감한 이야기겠지만) 믿기만 한다고 구원을 받는 것도 아니니까요. 굳이 꼽자면 구원자 쪽에 가깝다고는 할 수 있겠다.”라고 답변을 더했다.

정보라 매니저는 사이보그의 세상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스스로를 기술 낙관론자라고 밝혔다. 다만 여기서 기술이 누군가를 배제한다면, 구원자도 아니고 경쟁자도 아닌 파괴자가 될 수 있다며, “기술은 모두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술이 인간에게 적정한 수준의 매뉴얼을 제공해야 하며, 인간은 그 속에서 창의력을 발휘해 기존의 일에서 더 나아갈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즉, 능동적으로 기술을 이용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개개인마다 성향이나 놓인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능동을 강요할 순 없으므로, 우리가 능동적이 될 수 있도록 기술은 포용적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세심하게 덧붙였다. 

나에게 AI는? 인간적인가 인간의 적인가?

임팩트 비즈니스 노동자의 입장에서 AI를 어떻게 업무에 적용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나 역시 한 명의 노동자로서 나는 일터에서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용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았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배운 내용을 동료들과 공유하고 업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임팩트스퀘어의 조직 문화 속에서 나는 어떻게 나의 일을 정의하고, 성장하고 싶은가. AI가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기술은 무엇일까?

ChatGPT 온라인 강의를 신청하고, 노코드 자동화툴 세미나를 기웃거리기도 한다. 번거로웠던 단순 반복 업무(회의 내용 필기, 개별 메일 일괄 발송, 업무 스케줄 관리 등)를 업무 자동화 툴로 처리하고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해 전문가에게 외주를 맡겨야 했던 일(디자인 등)을 직접 처리하기도 한다. 이만하면 제법 업무 효율성이 늘고 시간과 노력을 아끼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배우기 위한 시간과 노력을 또 그만큼 쓰고 있지 않나 싶다. 몇 달 전 참여한 한 간담회에서 임팩트 생태계에서 일하는 고충에 대해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한 분이 ‘노션, 슬랙, 잔디 등등 6개 직장에 출근하는 느낌’이라고 성토했는데 공감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울리는 슬랙 알림과 메일의 홍수 속에서, 기술에 맡겨야 할 일은 무엇이고 나의 한정된 집중력과 에너지를 쏟아야 할 진짜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AI가 우리의 삶과 일터에서 미치는 영향은 이미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대한 흐름이다. 기술의 편리함을 이용해 이 흐름에 몸을 맡기고 성장이라는 파도를 탈 것인가, 아니면 이 거대한 파도가 나를 집어삼키게 둘 것인가. 각자의 일터에서 직접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노동자 단위에서도 일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기술이 산업뿐 아니라 개인의 성장에도 혁신을 가져와 주는 구원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작성 : 임팩트스퀘어 민엄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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