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 임팩트, ‘다시 보기’와 ‘미리 보기’
임팩트스퀘어는 지난 5년 간 문화예술 영역의 임팩트가 비즈니스를 통해 더 힘 있게 사회를 바꿔 가는 모습을 기대하며, 초기 예술 분야 기업을 성장시키는 일을 해왔다. 본 아티클에서는 임팩트스퀘어가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들을 성장시키는 일을 해온 지난 5년 간의 성과 그리고 인사이트와 함께, 예술기업 지원사업에 참여했던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함께 실어 생태계 지원가로서의 여정을 나눠보고자 한다.
<편집자글>
임팩트스퀘어가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지원 사업에 뛰어든 첫 해의 11월, 사업의 일환인 '임팩트 투자유치대회'가 서울 대학로에서 열렸다. 6개월에 걸친 액셀러레이팅을 거친 11개 기업이 IR발표를 진행했다. 사진은 수상자 및 사업 참여 관계자가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는 모습
임팩트스퀘어가 문화예술 기업과 함께 만들어 낸 성과
임팩트스퀘어는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재단인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초기단계와 성장 단계의 문화예술 임팩트 스타트업을 위한 특화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예술 분야 사회적경제 초기기업 지원사업, 이하 예경사업)을 연속 운영했다. 임팩트스퀘어가 본 사업을 통해 지원한 기업은 총 53개에 이르며, 마일스톤 설계 및 점검, 비즈니스 모델 피봇팅, 자원 확보 전략 등을 주제로 550회에 걸친 멘토링과 강연을 진행한 바 있다. 특히 예술기업이 실질적인 투자(임팩트스퀘어 직접투자 총 5건, 5개 사 외부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예술기업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 마련을 지원하기도 했다. 더하여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위해 ‘문화예술 사회성과 측정 지표’ 개발을 돕고, 졸업기업과의 네트워킹, 협력기업 및 VC 투자자와의 연계 시간도 마련했다.
지난 5년 간의 시간을 돌아보면, 기업이 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임팩트스퀘어 역시 문화예술 분야에서 어떻게 임팩트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분석하고 체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연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매년 개선된 시스템을 접목하고 점진적으로 문화예술 전문성을 내재할 수 있었던 것이 액셀러레이터로서 얻을 수 있는 큰 역량이었다고 평가한다.
임팩트스퀘어 예경사업 5개년 정량성과표 ©임팩트스퀘어
하지만 임팩트는 정량적 성과만으로 판단될 수 없다. 이어질 본문에서는 지난 5년 간의 밀도 높은 지원 과정에서 임팩트스퀘어 구성원들이 체득하고 깨달은 내용들에 대한 구체적인 인터뷰 내용을 다각도로 담아보았다.
1. 임팩트스퀘어가 예술기업 육성에 뛰어든 이유 : “문화예술 임팩트 생태계에는 사람과 자본이 필요하다.”
임팩트 생태계에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존재하고, 그 속에서 예술분야 기업은 항상 한 축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예술이 가져다주는 임팩트가 분명하지만, 그것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고 있다는 점과 예술이라는 용어에서 필연적으로 느껴지는 경제적 가치로의 전환에서의 어려움, 규모화의 한계 등이 존재함을 알았을 때, 임팩트스퀘어는 예술기업 육성에 뛰어들겠다는 중차대한 결정을 내렸다. 예술기업은 임팩트 생태계에 꼭 필요한 영역임에도 사람, 그리고 자본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을 개선할 플레이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임팩트스퀘어는 어떤 식으로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을까?
Q: 지난 5년간 예경사업을 돌아보았을 때, 임팩트스퀘어는 해마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운영해 왔나?
A: (※예경사업을 통해 예술기업의 멘토로 활약해 왔고, 최근 2024년 예경사업 선발 심사에도 참여한 임팩트스퀘어 김민수 이사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주었다.)
첫해(2019년)는 예술기업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관계를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총 11개 기업이 예경사업에 참여했는데, 임팩트스퀘어는 예술 분야 내 다양한 기업들을 통해 학습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아냈습니다. 현재까지 알고 있는 내용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었습니다.2년 차 시기에는 예술기업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코로나19 이후 예술 분야의 변화를 주시했으며, 새로운 커뮤니티와의 연계를 모색했습니다.
당시 코로나19가 심한 영향을 미쳤고, 예술 분야가 큰 타격을 입었으나, 이때에도 가능성을 엿보았습니다. 해외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커뮤니티 회복을 위한 예술 분야의 솔루션이 주목받았고, 이를 시작으로 커뮤니티와 연결된 산업에서 예술기업이 활약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술기업들은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섰고, 생소하던 기술과 연결되거나 다른 방식으로 예술을 향유하고자 하는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예술기업의 장단점을 바탕으로 한 관점이 생겼습니다.
예술기업은 상당한 유연성을 지니고 있으며, 예술 그 자체가 사회문제 해결에 도구가 되기도 하고 특정 산업이나 사업, 임팩트 솔루션을 강화하기도 합니다. 또한 기술 수용성이 빠르고 산업 연결성도 높아 AI, 자동화, 부동산, 금융 산업 등과 융화될 기회를 끊임없이 포착했습니다. 한편으로 예술기업은 스스로 폐쇄성을 갖거나, 유연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가능성 있는 시장 기회나 네트워크에 상대적으로 연결이 어려운 모습도 있었습니다.기업들이 외부와 더 많은 연결점을 찾으며 예술적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임팩트스퀘어는 각 특성이 다른 예술가적 문법과 기업가적 문법, 그리고 임팩트적인 문법까지 모두 융화할 수 있도록 기업가를 지원했습니다.
임팩트 관점에서는 예술분야 자체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조직과 예술로 다른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조직으로 구분하여 접근했습니다. 임팩트 창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경제적 가치와의 갈등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힘을 적절히 활용하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은 외부에서 연계해 내기도 했습니다.
2023년 10월 진행된 예술 분야 창업 특화(ESG분야) 지원사업 IR데모데이 및 투자 네트워킹 현장. 임팩트스퀘어 김민수 이사(맨 왼쪽)와 외부 임팩트 투자자들이 투자 시장과 투자 유치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2. 임팩트스퀘어가 목도한 변화, 그리고 가능성 : “그들은 이미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임팩트스퀘어는 예술기업에 적절한 액셀러레이션을 제공하는 일이 문화예술기업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키워주는 중요한 실마리가 됨을 발견했다. 예술기업 액셀러레이션을 할 때 혹은 종료된 시점 이후에도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크게 기업이 성장하는 경우를 여럿 보았다. 바로, 예술가인 대표님이 사업가로 거듭남을 느끼게 된 순간이다. 지속해서 쌓이는 성공적인 사례 덕분에 임팩트스퀘어는 줄곧 문화예술기업에 대해 흥미롭게 보고 있으며, 임팩트스퀘어만의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한 특화된 액셀러레이션의 전문성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Q: 임팩트스퀘어의 액셀러레이션이 기업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이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었는지?
A: (※ 매니저들 사이에서 많은 기업이 언급되었지만, 이 중 공통으로 많이 언급된 기업 위주로 작성했다.)
최근 우리의 생각했던 가능성을 뛰어넘어 훨씬 좋은 성과를 창출해내고 있는 어나더데이가 언급되었다. 어나더데이는 취약계층도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비프터페인트(향기로 색을 구분하는 아로마 물감)’는 어나더데이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데, 시각장애인을 위한 그림 도구로 개발된 ‘아로마 키트’가 바로 21년 예경사업 동안 액셀러레이팅을 거쳐 처음 출시된 제품이다.
(김민수 이사) 어나더데이는 취약계층의 예술향유를 증진하기 위해 취미박스와 같은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2023년에는 개발한 제품으로 CES에 진출했고 시장으로부터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예술기업이 불과 몇 년 만에 기술 개발을 토대로 CES에 참가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저희조차 가능하리라 생각지 못했던 일입니다.
(조예신 매니저) 어나더데이는 임팩트스퀘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 기업으로 인상깊습니다. 23년 예경사업 당시 어나더데이는 해외진출을 위해 임팩트스퀘어에 적극 문의했습니다. 임팩트스퀘어는 당사의 투자 기업 중 유사한 비즈니스 경험이 있는 대표님과 연결했고, 어나더데이는 해외 박람회, 바이어 발굴, 제품인증 등 해외진출 전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문화예술기업에게도 비즈니스 접근과 전략이 공통적으로 중요하며, 지원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임팩트스퀘어 액셀러레이팅 당시 여러 번의 피봇을 걸쳐 사업을 성장시킨 댄스플래너도 언급되었다. 댄스플래너는 무용수의 해외진출을 돕는 기업으로, 지금까지 264여건의 해외무용수 합격성과를 만들어 냈다(2017~2023). 19년 임팩트스퀘어가 처음 예술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 함께했던 기업으로, 그만큼 다양한 시도를 하며 무용수 해외 진출 성과를 톡톡히 보여주었다.
(도현명 대표) 댄스플래너는 국내의 무용수들 수준이 높음에도 너무 좁은 취업 문을 넓히고자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무용수들은 댄스플래너의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기 어려웠고, 이를 장학금 방식으로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참고할 조직이 전혀 없을 정도로 새로운 사업영역이었지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난점을 하나씩 해결해 가며 수차례 피봇팅을 거쳤습니다. 마침내 국내 무용수들에게 적합한 정보와 기회 및 훈련을 제공하는 통합적인 사업모델을 개발하였고, 매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김민수 이사) 혹자는 예술가와 기업가 사이에 큰 갭이 있다고 말하지만, 무용가 출신 대표가 운영하는 ‘댄스플래너’와 같은 기업은 이제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가로 거듭났습니다. 임팩트스퀘어는 우리가 매료된 그들의 예술을 향한 열정을 기업가정신으로 전환해내는 방법만 알려드렸을 뿐입니다. 그들은 여타 기업가들이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영역에서도 예술가적 혼과 창의성으로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21년 예경사업을 통해 만나 임팩트스퀘어 내부 투자기업으로 이어진 플리옥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플리옥션은 신진작가 작품거래를 위한 앱 기반 모바일 아트옥션 플랫폼을 운영한다. 지난 23년 예경사업 졸업기업 네트워킹 행사에서 후배기업에게 사업적 지혜를 나누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강인경 매니저) 문화예술은 오랜 시간 인류가 함께 해온 영역인 만큼, 기술과 접목하여 그 파급력을 높이는 시도는 아주 유의미하고 또 해당 영역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예경사업에서 만나 지금까지 저희와 함께하고 있는 플리옥션의 경우, 모바일 아트옥션 플랫폼을 통해 기존에 5%만이 누렸던 미술 경매 시장을 95%의 사람도 향유할 수 있는 시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기업입니다. 플리옥션은 21년 예경사업 당시 네트워킹 행사 참여기업이었던 KT&G와 후속 미팅이 성사되었고, 이후 실제 협력사업까지 진행했습니다. 예경사업을 통해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이후 실질적인 사업 성과까지 잘 창출된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동연 매니저) 플리옥션은 21년도에 플랫폼도 완성되기 전에 예경 사업에 참여 했는데, 2년 후 성장한 선배 기업으로서 졸업기업 네트워킹 행사 때 발표자로 나서게 된 모습을 보니 저 또한 뿌듯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예경 사업을 통해 어떻게 성장했는지 상세히 나누며, 같은 사업 아이템으로 고민하는 기업과도 활발히 소통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습니다.
아트테크 옥션 플랫폼 기업인 플리옥션은 2021년 예경사업 일환으로 진행된 임팩트투자 유치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마지막으로 언급된 기업은 최근 총 두 차례 사업에 참여한 에이드런이다. 에이드런은 이미 19년 예경사업에 참여했던 기업이었다. 23년 예경사업이 ESG 지원 필요에 따라 대상이 창업 7년으로 확장되면서부터, 참가 자격이 한 번 더 가능해진 에이드런은 이미 이전에 임팩트스퀘어 액셀러레이팅 경험을 통해 극 초기 단계를 잘 이겨내었고, 다음 사업 점핑을 위해 다시 문을 두드린 것이었다.
(우아영 매니저) 당시 에이드런은 내부 멘토링을 통해 타깃을 구체적으로 좁히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경영 측면으로 보면 파이프라인을 가져오기 위해 타깃을 뾰족하게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렇게 한정 지으면 ‘사회적 가치와 예술 측면에서 정말 교육이 필요한 아이에게 제공이 될 수 있을까, 혹여나 진정성이 묻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개인적으로 생긴 적이 있습니다. 이 고민에 대해 대표님과 이야기 나눈 적이 있는데, 오히려 대표님은 “비즈니스가 성공적으로 안착되어야 확장 가능성이 있고, 결국 더 많은 아이들에게 교육을 할 수 있다”고 얘기했어요. 사람의 그릇이 달리 보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비즈니스 마인드를 장착한 예술가의 생각’이구나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2019년 예경사업 당시 마일스톤 수립을 위해 워크숍에 참여하고 있는 에이드런의 임직원의 모습이다.
3. 기업과 함께 성장한 매니저들의 이야기 : “‘팬심’과 ‘밀착 지원’으로 기업 성장에 함께하다”
임팩트스퀘어가 추구하는 액셀러레이션 핵심 방법론 중 하나는 전담 멘토, 매니저를 배정하여 사업 기간 동안 기업을 밀착 지원하는 것이다. 예경사업도 마찬가지였는데, 문화예술 사업이 지닌 특성상 임팩트스퀘어의 멘토 및 매니저는 담당 기업의 ‘팬’이자 든든한 지원가로 존재했다. 멘토인 도현명 대표와 김민수 이사 외에도 임팩트스퀘어 매니저 5명이 전담인원으로 사업에 참여했다. 각 매니저는 2~3개 기업을 담당하며, 기업 현황을 점검하고 사업 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며 행정적으로 지원했다. 6개월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동안 적절한 피봇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축하여 새로운 시장을 찾고, 멘토링 과정을 통해 예술가에서 사업가로 관점의 변화가 일어났다. 후속 투자나 자금 마련으로 사업을 보다 더 안정적으로 운영하게 된 기업도 탄생했다. 이런 과정을 지켜봐 온 임팩트스퀘어 매니저들은 기업과 함께 성장하며 그 기업을 더욱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Q: 인상 깊었던 기업이 있다면 어디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으며 취향의 영역에서 다채롭게 소구 되는 문화예술 분야의 특성상 임팩트스퀘어 매니저들은 실제 기업의 팬이 되어 굿즈를 들고 다니고, 직접 서비스를 이용하고 지인에게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의 일들이 참 많았다고 했다. 실제로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마다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문화예술 기업이 있는 것이 흥미로웠다.
(홍혜진 매니저) 작년 만난 팀 중에서 ‘오디션 업무 자동화 툴’을 만드는 기업이 있었습니다. 대표님은 예술업계가 대중문화로 보는 콘텐츠 수준은 높지만, 그에 비해 예술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는 열악하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오디션 현장은 유명 배우가 아니면 선택되기 어려웠고, 포트폴리오를 종이로 출력해 제출하기 때문에 한쪽에 쌓여 관리자가 다 보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대표님은 이러한 오디션 업무의 비효율을 해결해서 예술 생태계의 구성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팀은 예술계의 고착화 된 문제를 끄집어내 해결하고자 했던 열정이 뜨거웠습니다. 별도로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을 하면서 자동화 툴 개발에 힘 쓰는 대표님의 모습에서도 사회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예술인의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오디션 업무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 (주)커마짓이엔티 정도영 대표가 2023년 예경 IR 데모데이 현장에서 “문화예술계의 잡코리아를 꿈꾼다”고 밝혔다.
Q: 담당자로서 예경 사업을 통해 얻은 교훈이나 소회가 있다면?
(강인경 매니저) 저에게 예경사업은 액셀러레이팅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된 시작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에서 전공한 디자인 분야에서의 지식과 관점을 비즈니스에 접목시켜 제가 참여기업의 성장에 액셀러레이터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들을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예경 사업의 특징 중 하나는 참여 대표님들 중에서 본인이 예술가로서, 혹은 해당 영역 종사자로서 직접 보고 느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 분들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분명히 정의하고, 그 문제의 솔루션이 될 사업 구조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몇몇 대표님들의 진정성에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창업가의 확신과 태도가 사업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홍혜진 매니저) 저는 문화예술과 접점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인큐베이팅 및 액셀러레이팅 커리어를 갖고서 예경사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사업 투입 이전에는 “문화예술사업을 비즈니스적으로 고도화하면서 임팩트를 살리는 것이 열악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성장 단계를 달리고 있는 여러 대표님들을 보며 “문화예술 임팩트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업적으로는 ‘문화예술 대표님들이 협력기업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대표님들은 자원에 대해 늘 고민하시기 때문에,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잘 활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매력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시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것’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원하는 게 뭔지 잘 고민’하고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쪽으로 실행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체 콘텐츠가 매력적이어도 성장 궤도에 오르려면 자원이 필요하니까요.
(박동연 매니저) 사업 아이템에 대한 핸디캡도 있었겠지만 대체로 사업 참여도에 따라 기업의 성과 면에서 차이가 두드러졌습니다. 비즈니스가 익숙하지 않은 대표님들의 특성도 있었겠지만, 자신의 문제 정의와 솔루션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고민을 나눠주시는 분들이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성과를 만들어내신 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아영 매니저) 문화예술기업에 대해 액셀러레이팅 담당 매니저가 되고 나서 처음에는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사업 종료 후 매니저들끼리 회고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문화예술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왜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했을 때 얼마나 더 좋은 예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설득할 수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직접 부딪히며 두려움을 깬 것이죠. 앞으로 예술기업에게 저의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더 좋은 액셀러레이팅 시간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Q: 특별히 임팩트스퀘어 매니저로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
이 질문에 대해서는 마지막 예경사업, 23년 P.O를 맡은 홍혜진 매니저가 대표로 정리해주었다.
(홍혜진 매니저) 성장하려 해도 자원이 부족한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협력이든 투자든 펀딩이든 여러 가지 연계가 중요합니다. 문화예술은 규모와 확장 가능성 면에서 펀딩의 인기 카테고리는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팩트스퀘어에는 문화예술 그 자체가 임팩트를 낼 수 있다고 보는 리더진의 관점이 있기에, 예술기업 대표님들과 꾸준히 만나고 같이 고민하며 액셀러레이션을 지속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액셀을 했을 때 리더나 같이 참여하는 매니저들의 관점이 참 중요한데 문화예술의 임팩트에 대한 공통의 동의가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운영상에서는 매니저들이 기업의 사업 상황을 고려하여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제적으로 저희 매니저들은 그렇게 해왔고 이런 배려를 참여기업들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23년 예경사업의 마지막 행사 때 올 한 해 가장 행복했던 순간, 아찔했던 순간, 내년 사업계획 등 말랑말랑하게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에서 대표님들이 “사업 통해 이런 것을 느꼈다, 고맙다, 감사하다, 뿌듯하다”는 등 속마음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규모가 큰 사업에서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임팩트스퀘어 매니저로서 참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2023년 예경사업을 마무리하는 최종 성과공유회에서 임팩트스퀘어는 ‘참가기업 특별 시상식’ 순서를 마련했다. (왼쪽)정보라, 우아영 매니저가 MC를 맡아 아이디어상, 아찔상, 인기상, 엔젤상을 각각 참가 기업에 전달했다.
이제 다시 Next step을 준비하며, 문화예술 영역은 지원과 협력, 투자의 기회가 더욱 다양해져야 한다
지난 5년 간의 소회를 정리함과 동시에 임팩트스퀘어가 지난 5년간 체득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문화예술 영역에서 고도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지 정리해보았다.
창업 초기 단계의 문화예술 기업을 계속해서 지원해야 한다.
국내 문화예술 분야 스타트업 시장은 아직 비즈니스가 활성화될 만한 요건이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예술기업은 인접 시장에 진출하거나 해외 시장에 나가는 등의 방식으로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일반 창업기업 대비 창업 초기 단계에서 취약성이 높고, 단기간 내에 사업을 일정 수준까지 성장시킬 수 있는 기술적, 사업적 역량을 더 키워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다수의 예술기업은 일반적으로 콘텐츠 기획과 양산,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초기 투자나 지원금을 받아 성장 속도를 높여가는데, 특성상 관련 투자나 전용 펀드의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 문화예술과 같은 특정 영역에서 전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나 투자 연계가 필요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상황적 한계가 큰 예술기업들에게 예경과 같은 특화 지원사업은 큰 힘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플레이어 간 연결망 구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술기업과 다른 임팩트 생태계의 플레이어들을 연결해 복잡다단한 사회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연결망을 강화한다면 더욱 파급력 있는 임팩트 비즈니스 밸류체인을 만들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늘날 사회, 환경 문제는 한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전부 해결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다.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 새로운 문제 등장이라는 변수, 자금 문제 등이 산적해있기 때문에 다양한 솔루션이 융합될 수 있는 연결망을 이루어 규모 있는 해결책을 찾아가려는 시도가 요구된다. 이럴 때 예술기업을 필수 파트너로 생각하고 협력하는 사례들이 많이 나오면 어떨지 생각해본다. 이때 중요한 점이 있다면 연결점이 희미해 보이는 산업군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 액셀러레이터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우리는 문화예술 임팩트를 키워갈 기업/조직과의 협력에 열려있다.
임팩트스퀘어는 예술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면서 비즈니스를 통해 예술이 실현되고 사회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려가는 것을 목격했다. 하지만 아직 예술기업의 잠재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것을 개화시켰는가에 대한 고민은 남아있다.
임팩트스퀘어 김민수 이사는 “해외의 경우, 지속가능한 부동산 프로젝트에는 늘 예술가들이 지역 주민의 예술 접근성을 높이고 커뮤니티 참여를 독려하며 부동산 그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데 주요한 도구로 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예술 분야 자체가 겪고 있는 사회문제가 일정부분 해소되기도 한다. 아직까지 우리는 국내에서 그러한 사례를 만들지 못했고 또 기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2024년 임팩트스퀘어는 기존처럼 예경사업을 맡는 것 대신에 문화예술의 가치, 예술기업이 가진 콘텐츠를 임팩트 비즈니스로 잘 풀어낼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지원하는 일을 좀 더 폭넓게 이어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사회적 기업가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비즈니스 메커니즘과 성장 방법론을 학습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임팩트서클 플랫폼을 통해 무료 제공하고 있다. 가입만 하면 교육영상과 플리옥션, 어나더데이 등 선배 창업가 인터뷰 콘텐츠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게시판에서 자유롭게 비즈니스 관련 정보나 의견을 생태계 관계자들과 나눌 수 있다. 임팩트서클 팀에 문의하면 알럼나이 섹션에서 커뮤니티도 만들 수 있으니, 교류에 목마름이 있는 문화예술 관련 기업이나 지원기관, 종사자라면 임팩트서클을 적극 활용해보시길 추천해 드린다.
또한 임팩트스퀘어는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발전에 동참할 기회나 외부의 협력 제안에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문화예술 임팩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나 민•관과 문화예술 임팩트 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사업 등에 대한 논의에도 열려있다. 문화예술 임팩트를 키우는 데 관심이 있는 문화예술 관련 조직이나 소셜벤처와의 협업을 희망하는 기업이 있다면 홈페이지 문의하기를 통해 제안서를 공유하는 등 협력의 문을 두드려 주시기를 바란다.
작성자 : 임팩트스퀘어 김민주, 조예신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