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사슬 강화로 공유가치 창출하기 - Mars 사례 살펴보기

2014. 3. 17. 16:47

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케이스.14]_가치사슬 강화로 공유가치 창출하기 : Mars 사례 살펴보기를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Mars Incorporated는 초콜릿, 펫 케어, 리글리껌, 당과 제품(confections), 식품, 음료 및 Symbioscience 등 총 6개 사업부를 가진 가족경영회사이다. 1911년 창업자 Frank C. Mars가 Mars캔디를 만들면서 시작되어 지금은 세계 최대 제과업체로 성장하였다. 버지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72,000 지사를 두고 있다. 스니커즈, M&M 등 제품이 대표적이다. 2008년 유명 껌 제조업체인 ‘리글리 껌’을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제과업체로 급부상하였으며, 미국 내에서 1위 초콜릿 제조회사이기도 하다.


폭발하는 코코아 수요, 그러나

오랜 역사와 경쟁력을 갖춘 Mars이지만, 초콜릿 시장의 사회, 경제적 환경 변화로 인해 주요 원재료인 코코아의 지속가능한 확보와 품질관리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초콜릿 원재료인 코코아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 2020년 약 100만 톤 이상으로 예상됐지만 공급시장은 코코아 농장의 경쟁력 약화, 투자부족 등으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코코아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부족하여 우수 품종 및 베스트 프랙티스 개발에 요원하였고, 코코아나무 노화와 잦은 병해, 노후한 농장 인프라도 공급부족 원인으로 한몫했다. 생산성이 낮아 농가 수입도 악화일로이다 보니 재투자 여력이 없고, 이는 다시 생산성 약화에 영향을 끼쳤다. Mars에 따르면 품질관리가 잘된 코코아는 헥타르당 700kg을 생산할 수 있는 데 반해 그렇지 못한 코코아는 헥타르당 400kg밖에 생산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격은 1.0305 USD/kg로 동일하여, 농가 수입은 각각 412.2 USD/kg, 721.35 USD/kg로 큰 차이를 보였다.1 이대로라면 점점 코코아의 품질은 낮아지고 코코아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도 줄어들어 향후 Mars의 코코아 조달에 큰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았다. 한편 코코아 농사를 짓는 이들은 전 세계 약 500만 명에 이르고, 대부분 영세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도 구조적인 변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었다. 이 때문에 코코아 생산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함은 물론이고, 최근 수 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품질 하락 일로를 걸어왔다.

 

코코아 농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3가지 전략  

이에 Mars는 2009년 장기적으로 고품질 코코아를 조달할 수 있도록 ‘Sustainable Cocoa Initiative’를 발족시켰다. 이를 통해 코코아 시장의 체질을 강화하고 동시에 코코아 생산 지역사회의 활기를 되찾고자 한 것이다.

Mars는 장기적으로 고품질 코코아 조달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생산 농가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를테면 영양가가 더 풍부하고 병충해에도 강한 코코아 종자 개발 및 베스트 프랙티스 실험, 최신식 농기구 및 비료에 대한 접근성 개선, 농가 대상 교육/훈련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농가 수입이 늘게 되면, 다시 농사 인프라에 재투자하여 지속적인 품질개선이 가능하고, 코코아 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사회도 활성화할 수 있다. Mars는 이니셔티브 실행 전략으로 연구, 기술이전, 인증제도 3가지 접근법을 취하였다.

우선 식물유전학 및 번식, 병해 방제, 수확 사후 관리(post-harvest) 관련 프랙티스 등 코코아 생산에서 구조적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거시적 차원의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해당 분야에 투자하고 아젠다 구축을 지원하였다. 대표적으로 2008년 IBM과 미국 농무부 농업 연구 서비스(USDA-ARS, The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Agricultural Research Service)와 함께 병충해에 강하고 품질이 좋은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카카오 게놈 서열을 밝혀내는 연구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그 결과 2010년 게놈 서열을 완성하였고, 연구성과를 저작권 없이 대중에 공개하여 코코아 관련 파생연구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하고,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생산성 제고의 가능성을 열었다.

Sustainable Cocoa Initiative 로고와 CDC와 VCC를 기반으로 한 Mars의 Hub-and-spoke model

다음으로 코코아 농가에 적극적인 기술이전을 지원하였다. 기술이전은 곧 실용화를 의미한다. 시범농장을 조성하여 연구결과를 적용해보거나, 교육/훈련을 통해 역량을 강화시키고 최신식 도구 및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Cocoa Development Center(이하 CDC)이다. Mars는 사전조사를 거쳐 농가에 기술이전을 통한 생산성 제고 시너지를 달성하는데 최적장소를 물색하여 CDC를 세웠다. 이곳에서는 코코아의 지속가능한 생산에 관련한 다양한 방법론 증명 및 실험, 농가 교육 및 멘토링 등을 진행한다. 또 품질 좋은 비료나 관련 농기구를 유통하는 허브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편 코코아 농사를 짓고 있는 지역 근처에 Village Cocoa Center(VCC) 설립을 유도하여 농부들과 더욱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였다. VCC는 CDC에서 교육/훈련을 받은 농부가 직접 운영하며, 농자재를 조달해 도구 및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한층 더 높였다. Mars에 따르면, VCC 1곳 당 약 100여 개 농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CDC는 약 10개의 VCC를 지원한다. 이처럼 영세업자들을 한데 모아 교육하고, 관련 정보 및 툴을 제공함으로써 기술이전의 효과성과 확장가능성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Mars는 2020년까지 원자재로 조달되는 코코아 100%를 인증 코코아로 전환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Fairtrade International, Rainforest Alliance, UTZ Certified 총 세 곳의 인증 전문 기관과 협력하였다. Mars는 인증제도가 100% 코코아 품질을 보장해줄 수는 없지만, 농부들에게도 체계적인 교육 및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영세업자가 대부분인 코코아 농가에 이득일 뿐 아니라 추적이 쉬워 품질 관리에 용이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 코코아의 최대 수요자인 Mars의 노력이 장기적으로는 산업 전체 표준을 상향시키는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였다.

 

Vision For Change – 산업 전체를 뒤흔드는 집합적 임팩트

 2010년에는 보다 구체적인 실행과 산업 차원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 및 타 기업과 협력하여 이니셔티브의 한 부분으로 ‘Vision For Change(V4C)’를 시행하였다. V4C는 2020년까지 최대 코코아 생산지인 코트디부아르의 75만 개의 코코아 농가 수확량을 3배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코트디부아르정부와 코코아 농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 및 협력에 대한 내용을 담은 MOU를 체결하였다. ‘Sustainable Cocoa Initiative’의 연구, CDC&VCC 설립을 통한 기술이전, 인증제도의 기본전략을 유지하되, 산업의 여러 이해관계자와 협력으로 임팩트 확장을 유도한 것이다. CDC 설립 및 운영에는 세계농산림센터(World Agroforestry Centre, 전 ICRAF)와 코코아 가공업자이자 중요 파트너인 ECOM, Barry-Callebaut과 협력하였다. 세계농산림센터는 현재 CDC 설립과 농가 훈련 및 품질관리 등 센터의 일상업무를 지원하고 있고, ECOM, Barry-Callebaut 역시 4개의 CDC 설립에 참여하였다. 이 결과 코트디부아르 지역에 25개 CDC를 설치하고, 5만 개 코코아 생산 농가에 제반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향후 CDC를 지속적으로 확장하여 약 50개 추가 설립하고 10만 개의 농가에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Mars는 CDC의 성과 모니터링을 위한 전략과 방법론을 개발 중이며, 베이스라인 데이터를 꾸준히 모으고 있다. 이로써 Sustainable Cocoa Initiative의 보다 구체적인 임팩트를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코아 농가와 Mars, 함께 웃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Mars는 2012년에만 약 90,000톤에 달하는 양을 인증 코코아로 조달하여 전체 코코아 20%를 차지하였다. 이를 계기로 Mars는 세계 최대 인증코코아 구매자로 올라섰을 뿐만 아니라, 초콜릿 제조업계 2, 3위를 다투는 Ferrero와 Hershey가 인증코코아 100% 사용을 약속하여 산업 전반의 변화 초석을 마련했다. 올해는 전체 코코아 중 35%를 인증코코아로 조달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BM, 미국 농무부 농업 연구 서비스(USDA-ARS)와 코코아 게놈 서열을 밝혀낸 것 역시 눈부신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코코아 게놈의 35,000개의 특이 유전자를 밝혀냈다. 이로써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영양가가 풍부하고 병충해에도 강한 고품질 코코아 생산의 기반을 마련했다.

Mars의 CDC&VCC를 주축으로 한 Hub-and-spoke model 역시 성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코코아의 한 농부 Andi는 CDC에서 받은 교육을 토대로 자신이 운영하던 농장 코코아 생산량이 400kg/Ha에서 교육 후 1.8ton/Ha로 증가해 엄청난 생산성 향상 효과를 누렸다고 한다. 또 그는 Mars의 지원으로 VCC를 자체 운영하여 2012년에는 연 수입 9,000달러를 기록하였고, 이 수입 중 약 79%는 VCC를 운영하며 종자 판매를 통해 얻은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Mars는 생산가치사슬 상의 리스크를 줄이고 원재료의 품질을 향상했으며, 한편 농가 수입 증가에 기여하여 사회적 가치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기업, 파트너, 정부, 비영리의 하모니

Mars의 Sustainable Cocoa Initiative는 구조적인 변화와 임팩트 확장을 위해 집합적 임팩트(Collective Impact)전략을 구사했다. 코트디부아르 정부와 협력하여 이니셔티브 실행에 법규제 등과 관련하여 우호적인 관계를 조성하였고, 현재는 Ghana Cocoa Board (COCOBOD), Brazilian National Research Center (CEPLAC), Indonesian Ministry of Agriculture 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였다. 또 농가에 기술 및 농기구에 대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기여한 CDC의 설립/운영에는 ECOM, Barry-Callebaut와 같은 파트너와 세계농산림센터(World Agroforestry Centre)를 참여시킴으로써 확장가능성과 서비스 질을 한층 높였다.

 

유전자변형 초콜릿의 가능성

한편 Mars가 진행한 게놈 배열 연구 프로젝트는 곧 유전자변형초콜릿 생산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실제로 카카오 생산부족으로 인해 유전자변형 카카오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많다.  Hershey의 게놈 배열 분석 프로젝트2에 참여한 과학자 Guiltinan3은 이미 유전자변형 초콜릿을 실험해보고 있다고 한다. 또 일부 과학자는 이러한 연구는 ‘유전자변형이 아닌 전통적인 재배방식에서 우성 카카오를 선별하기 위한 정보로만 활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편, GMO가 포함된 제품에 대해 라벨 표시 법제화 내용을 담은 캘리포니아 Prop 37의 입법을 막기 위해 미국 초콜릿 시장의 70%를 양분하고 있는 Mars와 Hershey가 약 100만 달러4에 달하는 로비자금을 투입했다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하였다. 이에 또 다른 미국 초콜릿 회사인 Guittard Chocolate Company의 Gary Guittard는 이에 대해 “화학물질을 통한 더 나은 삶이요? GMO만큼이나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입니다.5” 라며, 유전자변형 초콜릿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가하기도 하였다.

  1. Mars 홈페이지, http://www.mars.com/global/brands/cocoa-sustainability/challenges.aspx

  2. Hershey 역시 프랑스 농업연구센터(CIRAD), 펜실베니아대학교와 함께 코코아 게놈 서열 연구를 진행하였음.

  3. http://www.truth-out.org/news/item/15323-the-future-of-chocolate

  4. GMO inside에 따르면 Hershey, Mars가 각각 518,900달러, 498,350달러 로비자금을 사용하였다고 기록 (http://gmoinside.org/warning-your-valentines-day-treats-may-be-filled-with-gmos/)

  5. 각주2와 동일.

작성자 : ISQ 이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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