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교육,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세계 10대 교육 혁신 기업

2013. 8. 28. 18:44

얼마 전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우리 시대의 교육을 향한 불편한 직설과 학교 현장의 현실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논란을 가져다 준 바 있습니다. 원작이 된 동명의 드라마가 제작되었던 일본이든, 오바마 대통령이 예찬하는 교육강국 한국이든, 취학률이 50%를 웃도는 수준에 불과한 아프리카이든, 왜곡된 교육 현실이 낳은 문제로 인해 고통 받는 아이들은 세계 어디에나 있을 것입니다.

영국의 작가 로저 르윈(Roger Lewin)은 “흔히 우리는 아이들에게 풀어야 할 문제보다는 외워야 할 정답만을 건네곤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외워야 할 정답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을 이 시대의 교육이 가진 문제는 과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그에 대한 각기 나름의 대답을 직접 세상에 펼쳐 보이고 있는 ‘가장 혁신적인 세계 10대 교육 기업(The World’s Top 10 Most Innovative Companies in Education)’Fast Company에서 선정하여 발표하였습니다. 같이 한 번 살펴보시죠!

 

1. COURSERA

첫 번째는 Coursera입니다. Coursera는 모든 사람이 제한 없는 배움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 하에 대학교 및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교육 기업입니다. 2012년 4월 사이트 런칭 이후, 5개 대학교와의 협력으로 시작된 Coursera 플랫폼에서는 8개월 만에 33개 대학교로부터 206개의 강의를 200만 명의 온라인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성과를 이루어 내었는데요. 이와 같이 수준 높은 강의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제한 없는 배움’이라는 기치 하에 무료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Coursera에서, 2013년 현재 195개국으로부터 450만 명의 이용자가 배움의 열기를 불태우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Coursera는 배움을 나누는 것에 그치지 않고 Coursera 플랫폼을 통해 공부한 학생들과 고용주들을 연결해주는 커리어 서비스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과연 세상과 사람들을 위해 쓰일 수 있는 진정한 ‘배움’을 전달하는 이 시대의 교육 혁신 기업의 모범이라 할만하다 하겠습니다.

 

2. UDACITY 

두 번째는 Udacity입니다. Udacity는 고등 교육은 인간의 기본권이라는 신념 하에, 이에 대한 고비용이라는 장벽을 제거하고 더 이상 인생의 어느 시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일생에 걸쳐 지속되는 경험으로서의 교육, 가만히 앉아 듣기보다는 직접 실천하게끔 하는 교육을 이 땅에 실현하고자 하는 희망을 가지고 만들어진 기업인데요. 스탠포드 대학교의 교수 Sebastian ThrunPeter Norvig이 자신들의 강의 “Introduction to Artificial Intelligence”를 온라인 상에 무료배포, 이를 190개국의 16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강한 것에서부터 시작된 회사로 현재는 Business, Computer Science, Design, Mathematics, Science 등의 카테고리에 대한 수준별 강의를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전문가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3. EdX

EdX 소개 영상

한편 세 번째 기업 EdX는 MIT의 교수였던 Anant Agarwal이 창립한 기업으로, 하버드와 MIT의 합작으로 운영되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포맷의 온라인 강의실, 즉 무료로 공개된 온라인 강의 플랫폼입니다. 학교 캠퍼스와 온라인 양방에서의 최상의 교육을 목표로 하는 EdX는 MIT, Harvard, UC Berkeley, Cornell 등의 유수의 대학들과 컨소시움을 맺고 60여 개에 달하는 수준 높은 강의들을 온라인으로 무상 제공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 등록된 강의는 없지만 대한민국의 서울대학교가 컨소시움 중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또한 인상적인 부분이겠지만, 무엇보다도 EdX가 독특한 부분은 ‘단순히 강의와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기술이 어떻게 교육을 바꾸고, 캠퍼스에서 교육자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명제 자체를 연구하기 위한 하나의 실험실임을 자처하고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새로운 교육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온라인 대중 공개 수업 MOOC 이미지 출처

사실 위에서 살펴 본 CourseraUdacity, 그리고 EdX는 모두 21세기의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MOOC 포맷을 정착시킨 선구자이자, 이를 포함한 새로운 교육 플랫폼으로써의 인터넷의 기능성을 시험하고 입증하는 실험자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MOOC 포맷의 새로운 교육 플랫폼들의 등장과 성장이 기존의 대학교와 교육기관들에 있어 기회가 될지 위협이 될 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의견과 논쟁이 분분하여 미지수라고 보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구요. 그렇지만 이상의 혁신적인 기업들을 생각해본다면, 기술 혁신과 교육 혁신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접점에서 만나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MOOC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 What is a MOOC?

 4. RIO SALADO COMMUNITY COLLEGE

학생에게 맞춰주는 대학이 있다면? 이미지 출처

네 번째인 Rio Salado Community College는 본교의 Arizona 캠퍼스에 다니는 위험 소지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수강계획 관리와 학생 편의서비스 시스템으로 교육혁신을 달성하였습니다. 미국 전역을 통틀어 가장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전문대학인 Rio Salado의 발전은 빈곤, 히스패닉, 이민 1세대라는 취약한 환경에 놓인 7만 여 명의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가능케 해준 The RioLearn이라고 하는 시스템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The RioLearn 시스템은 교수진에게 학생의 출석률과 과제달성률을 알려주고 학생들에게도 문자메시지 형태의 리마인더를 전송하여 보다 수월하게 강의를 따라갈 수 있도록 해 주며, 학기 초에 수집된 학생 데이터를 바탕으로 낙오가 예상되는 학생을 미리 예측하고 이들에 대해 교수들이 보다 집중적으로 케어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SNS 서비스와 뉴스 기능 등을 포함하여 보다 업그레이드된 형태의 시스템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고 하는데, 한국의 대학교 어플들도 참고해볼만한 모델이 아닌가 싶네요!

 

5. AMPLIFY

다섯 번째로 소개해드릴 교육혁신 기업은 Amplify입니다. Amplify는 세계 최대의 미디어 복합기업 News Corporation의 자회사인데요, NewsCorp이 2010년에 처음으로 교육기술 분야에 진입하며 설립한, 학생들의 수강 진도를 체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Wireless Generation이 2년 후 New York City Public Schools의 전 교육감 Joel Klein이 이끄는 Amplify라는 교육기술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되면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Amplify는 오픈 소스 형태로 태블릿 기반의 교사용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혁신적인 기술로 교사의 교육방식과 학생의 수학방식을 새롭게 재구성해보고자 하는 시도가 인정받아 가장 혁신적인 교육혁신기업들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6. GAMEDESK

여섯 번째 기업 Gamedesk는 이름만 들어도 감이 오시지 않나요? “게임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던 말이 게임을 하고 싶은 아이의 투정 섞인 변명에 그치던 시대를 넘어, 이제는 정말 “게임으로 배운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Gamedesk는 교육적 도구로써의 게임의 가능성을 믿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연구팀의 7년간의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재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이라 불리는 네 개의 영역에 대해 특히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게임 속에 관련 개념을 깔아두고 학생들로 하여금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도록 하면서, 무엇보다도 게임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흥미’ 요소가 반감되지 않도록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로서, Gamedesk의 노력이 흔히 말해 감동도 재미도 배움도 잡지 못했던(!) 교육용 게임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말로 즐겁게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게임들이 개발되는 게임계의 New Generation을 열어가는 것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봅니다.

 한때 전세계의 스마트폰 유저들의 손을 묶어놓았던 로비오 엔터테인먼트의 ‘앵그리버드’ 역시 아이들에게 포물선의 개념을 가르쳐주는 게임이라는 사실! 이미지 출처

 7. DUOLINGO

 Duolingo 이용화면

 웹 기반 번역작업에 크라우드소싱 방법을 적용한다면? 새로운 무료 언어 학습 프로그램 모델이 탄생하게 됩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Carnegie Mellon)에서 개발된 Duolingo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쉽고 간편한 이용법으로, 이용자는 공부하고 싶은 언어를 선택하고, 등록을 마친 후, 주어지는 문장을 번역하기만 하면 됩니다. Duolingo는 이 과정에서 보다 원활한 학습을 위해 이용자가 번역할 수 있는 문장 단위의 원문을 제공하고, 잘 모르는 단어에 대해서는 영어로 뜻을 풀이해주며,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보상 포인트를 쌓을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이용자는 단 한 푼의 이용료도 지불할 필요가 없구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느냐고요? 바로 이용자들이 공부하기 위해 번역하고 있는 그 문장들은 모두 실재하는 인터넷 컨텐츠로, 사실상 이용자들은 공부를 하면서 인터넷 웹사이트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Duolingo는 이렇듯 언어 장벽이 없는 자유로운 배움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경제적으로 지속이 가능한 혁신을 선택함으로써 일곱번째 교육혁신기업의 자리를 차지하였습니다.

 

8. INSIDETRACK

여덟번째 교육 혁신기업은 Insidetrack입니다. Insidetrack은 교육이 가지고 있는 힘을 신뢰하여 이것이야말로 개인과 가정, 지역사회와 더 나아가 국가까지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이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기치에 따라 Insidetrack은 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대학교에서 개인의 성공적인 삶을 준비할 수 있게 돕는 개별 맞춤 카운슬링 서비스를 무려 300여 명의 코치들을 통해 12년째 제공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Insidetrack의 노력은 미국 전역에 걸쳐 35만 여 명의 학생들을 변화시키고, 졸업률을 15% 이상 끌어올리는 등 학생의 성공적인 인생설계와 교육기관의 효율성 제고에 이바지한 바를 인정 받아 여덟번째 교육혁신기업으로 선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9. FUNDZA

Fundza 웹사이트에 실린 사용법 설명

아홉번째로 뽑힌 교육혁신기업은 Fundza입니다. Fundza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비영리기관으로, 흔히 YA(Young Adults)라 불리는 고등학생 수준의 아이들을 위한 사회적, 인종적 이슈를 다룬 책들을 출판하고 이를 읽도록 교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바일 사이트를 통해서는 단편소설들을 연재하거나 청소년들이 직접 자신의 작품을 출판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있구요.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Fundza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청소년들의 문맹률을 낮추고 독서를 대중화시킴으로써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성숙한 시민과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독서에 대한 수요 창출과 책에 대한 접근성 향상, 모바일 기술을 활용한 지역사회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 활성화 등을 통해 남아공 학생들의 교육에 앞장선 Fundza, 아홉번째 교육혁신 기업이었습니다.

 

10. CLASSDOJO

Classdojo로 인한 아이들의 변화를 보여주는 현직 교사의 UCC

 Classdojo는 교사들의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도움을 주는 앱을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바로 교실 내 아이들의 태도 개선 및 학급 관리인데요, Classdojo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교사들은 교실 내에서의 아이들의 태도를 즉각적으로 수월하게 개선할 수 있으며, 학부모 및 관리자들과도  데이터를 공유하여 아이들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전직 교사이자 교육 분석가인 Sam Chaudhary와 게임개발자인 Liam Don의 공동창업으로 만들어진 Classdojo의 저력은 첫해 베타 테스팅에서만 30개국의 350만명의 교사와 학생들의 참여와 더불어 160만불의 시드 펀딩을 이끌어내며 그 모습을 드러낸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점은 Classdojo가 이렇듯 단기간 내에 이룩한 성장의 대부분의 몫은 현직 교사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한 입소문에 의한 것이라는 점인데, Classdojo가 실제 교실에서 얼마나 매력적인 도구인지를 보여주는 점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교육 혁신, 당신의 해답은 무엇입니까?

이번 주만 해도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에는 ‘수준별 수능 폐지’부터 ‘문·이과 통폐합’에다가 ‘한국사 필수과목 지정’까지, “매년 수능 시험날이면 비행기마저 뜨지 않는 유일한 나라”답게 교육제도 개편과 관련한 각종 키워드가 화려하게 자리를 차지하였습니다. 어쩌면 한 세대의 문명을 다음 세대로 넘겨주는 거창한 임무를 수행해야하는 ‘교육’이 이와 같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연하고 보편적인 주제이기에 더더욱 평범하지 않고 관습을 깨는 혁신적 접근이 해답이 될 때도 있지 않을까요.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바뀌어도 지켜져야 할 가치와 전달되어야할 컨텐츠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같은 가치와 컨텐츠를 어떻게 가르쳐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변화하는 시대와 함께 발맞추어 항상 현재형으로 계속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오늘 살펴본 10대 교육 혁신 기업들이 내놓은 나름의 해답들을 참고 삼아 또 다른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작성자 : ISQ 백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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