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과 함께 변한 임팩트 비즈니스 발전사: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창간 10주년 기념에세이 #1

2013. 3. 19. 14:18

임팩트스퀘어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스탠포드 사회 혁신 리뷰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SSIR)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호에 실린 16편의 에세이를 소개하려 한다. SSIR은 '사회혁신'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매체 중 하나로서  비영리조직, 비즈니스, 정부의 콜라보레이션이 사회문제해결의 열쇠라는 관점으로 사회적 변화를 꿈꾸는 리더들에게 섹터를 넘나드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임팩트스퀘어에서도 SSIR을 통해 임팩트 비즈니스 분야의 좋은 정보와 인사이트를 꾸준히 접하고 있는데 2003년 봄에 첫 출발을 한 SSIR는 올해로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여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 16명이 사회혁신의 변천과정과 앞으로의 도전과제에 대해 통찰력있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두 차례의 포스트에 나누어 각각 8편의 글을 짧게 소개하는데, 이들 한명 한명의 렌즈를 통해 사회혁신 섹터를 바라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 


1. 10주년을 기념하며 (Celebrating Ten Years)

 - 학술 연구와 실제 적용 사례를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원문보기

이미지 출처: pacscenter.stanford.edu

그 동안 의학, 교육, 시민 사회의 분야에 비해 비영리 섹터는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로 여겨져왔다. 지난 10년 간 괄목할만한 변화가 있었지만, 많은 지식을 수집하고 전파하며 이 분야를 이끌어 갈 전문가, 이론가, 실증적 연구가 역할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어 왔다. 얼마지나지 않아 SSIR를 포함한 수많은 블로그와 미디어 매체의 등장으로 비영리 섹터의 필드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목격되었다. 반들반들한 연간 리포트나 예쁘장한 웹사이트에 적힌 글에 모든 정보를 의존 하던 과거와 달리, 비영리 활동과 펀드레이징 결과를 선별하여 집중 조명하는 출판물을 손만 뻗으면 아주 손쉽게 찾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각 출판 매체는 각자의 영역에서 비영리 필드를 튼튼하게 다지고, 참여자를 끈끈하게 묶는 역할을 성실히 해내고 있다. SSIR는 학자들만을 위한 저널도, 실무자만을 위한 저널도 아니다. 학술 연구와 실제 적용 사례가 접목되어 새로운 상호 이익을 창출되는 곳이다. 

우리는 전 세계 비영리 조직, 재단, 기업, 정부, 학자들 간의 논의와 그들의 사려 깊은 성찰을 촉진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SSIR는 앞으로도 비영리 섹터와 그 틈새에 새로 자라나는 글로벌 이슈의 작은 변화들을 전파하는 도구로, 또 다양한 매체들 중 가장 중심 저널 로의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의 작은 소망이다.

Walter W. Powell, Rob Reich, and Paul Brest는 스탠포드대학의 Center on Philanthropy and Civil Society의 공동 편집자이다. 사회학, 정치 과학, 법학 분야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는 이들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이론가들로 괄목할만한 연구를 보이고 있으며 자신의 분야와 비영리 분야를 연결해 보다 구체적인 사회적 문제해결방안을 내놓는데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대학 신문부터 미술 박물관 신문까지 다양한 매체에서 비영리 조직과 관련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2. 기부의 세계화 (The Globalization of Giving)

- 임팩트 섹터를 이끌어가는 개발도상국 출신 자선가들 원문보기

십여년전, 지식과 네트워크, 물질 자원을 가지고 사회적 선을 실천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모인 기업가들에 의해 SSIR가 탄생했다. 위험 요인은 경감 시키되 이익 분은 공정하게 나누기를 원하는 이들의 노력은 "임팩트 투자"라는 참신한 시장을 일구어 내게 된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에 힘입어 2000-2008년까지 8년간 아프리카의 주요 국가들은 연간 4.9%라는 엄청난 경제성장을 달성한다. 이 과정에서 배출된 비즈니스 리더들은 10년 전 실리콘 밸리 기업가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빈곤, 질병, 사회적 차별과 같은 지속적인 문제에 대해 참신한 해결책을 도입하거나 제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장기 지속적인 해결책으로 정부의 투명한 운영, 의무 강화, 비영리 조직의 지원을 몸소 실천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전 세계 자선(philanthropy) 섹터를 통째로 강화 시키고 있다.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억만장자이자 자선가 Patrice Motsepe가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모습. 이미지 출처: Africa speaks 4 Africa

시간이 흐름에 따라 비슷한 양상이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고성장 국가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이들은 불평등 문제 해소, 중산층 강화 등 사회적 문제해결에 힘쓰고 있으며 전략적인 필란트로피 활동을 위해 '공유가치' 기업전략,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운영체제 채택을 비롯한 각종 툴을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다. 비슷한 예로 중국의 재단 센터는 뉴욕 시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와 재화를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catch-up) 있으며, 인도의 가장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Guidstar India는 자선 섹터의 검색 엔진 역할을 수행한다. 아시아의 사회적 기업가들 중 몇몇은 아스펜 네트워크(Aspen Network)에 합류하거나 SOCAP의 연간 회의등 공식석상에 빈번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브라질 필란트로피스트들은 사회적 투자 포럼(Forum Brasileiro De Filantropos & Investidores Sociais)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교육 커뮤니티를 통해 기존의 미국과 유럽 자선가들만의 교류를 넘어 개발도상국의 전략적인 자선가들과의 연계성도 갈수록 용이해지고 있다. 앞으로 개발도상국 출신 자선가들의 활발한 상호간 지식교류야말로 필란트로피의 혁신과 임팩트를 결정지을 차세대 물결이라 생각한다.

Jane Wales는 세계 자선 포럼(Global Philanthropy Forum)의 설립자 이자 CEO이며 세계 문제 협의회(World Affairs Council)와 아스펜 연구소 (Aspen Institute)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해결이 시급한 국제적 문제들을 공론화하고 이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방법들에 대해 논의하는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linton Global Initiative,CGI)에서 2007-2008년 까지 활동한 바 있으며, 비영리 섹터를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자선 전문가로 TV, 라디오, 등 많은 매체에서 애널리스트로 왕성한 활동 중이다.

3. 정부의 디자인 주도혁신 (Design-Led Innovation in Government)

- 혁신적인 공공정책 솔루션을 찾고있는 정부여, 디자인하라! 원문보기

 디자인주도 혁신(design-led innovation)이란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인사이트(insight)와 기술적 창의력을 조합해 새로운 가치를 탄생 시키는 것을 뜻한다. 디자인 주도 혁신이 정부 운영에 적용되는 경우 시민과 기업이 직접 참여하여 개선이 필요한 공공정책의 솔루션을 공동 설계, 디자인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한번쯤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 본 독자도 있을 것이다. “실업자에게 멘토가 취업에 관한 조언을 해주는 디지털 플랫폼은 어떻게 디자인하면 좋을까?” “도전적인 공공정책 혹은  서비스는 어떤 방식으로 프로토타이핑, 테스트 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10년 간 끊임없이 고민해온 곳이 있다. 지난 2002년 설립 된 "MindLab"은 덴마크 정부 산하 기관으로 민족지학자, 디자이너, 공공 정책 전문가 팀을 구성해, 재소자들과 감독자 간의 긴장해소 모델 등 공공부분에 디자인 주도 혁신을 적용한 창의적인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점차 덴마크를 넘어 세계 여러 국가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특히 영국과 미국,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사용자의 니즈에 초점을 맞춘 정책 디자인에 괄목할 만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정부에서 설립한 NESTA 공공 서비스 연구센터의 프로젝트 'Crucible(도가니)'  이미지 출처: Nesta 

이런 혁신적인 움직임은 세계 여러 정부운영방식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듯 하지만 사실은 세가지 큰 도전에 직면해있다. 첫째, 정부기관에서는 여전히 디자인 주도 접근 방법의 적용이 까다로운 만큼 새로운 아이디어나 해결 방안의 실행이 수월한 법적, 제도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둘째, 공공 기관 내부에 디자인 주도 혁신 전문가의 충분한 확보가 어려우므로 내부 인력에만 의존할 수 없는 점이다. 디자이너들은 증가하는 수요에 발 맞추어 효과적으로 정부와 상호 관계를 맺어 나갈 수 있도록 접근성을 튼튼히 다져나가야 한다. 셋째, 기존의 관료주의에서 공동 창조주의로 나아가야만 한다.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은 기업들로 하여금 더욱 포괄적인 사고를 가지게 해주는 반면 기존의 공공관리 패러다임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이미 유리 잔은 반 이상 찼다고 믿는다. 아직은 이르지만 공공 부문 디자인이 오름세에 있는 것 만은 분명하다.

Christian Bason은 MindLab의 디렉터로 재직 중이다. 시민과 사회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는 공공 부문 개혁에 열정적이며, 덴마크를 비롯한 여러 국가의 자문 단 멤버로 전 세계를 누비며 공공 부문의 혁신과 관련한 자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리더십, 공공 부문의 변화, 혁신을 주제로 하는 4권의 책을 집필했으며 가장 최근의 책으로는 '함께 만들어가는 더 나은 세상' (Co-creating for a Better Society)이 있다. 덴마크의 오르후스 대학에서 정치 과학 석사를, 하버드 대학과 와튼 스쿨에서 최고 전문가 과정을 이수했다.

4. 런던와 뉴욕을 벗어나서 (Out of London and New York)

- '글로벌' 만큼이나 중요한 '로컬' 원문보기

임팩트 투자의 부상으로 재무적인 수익과 사회적인 수익이 혼합된 가치를 위한 투자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이 실제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회 문제가 넘쳐나는 지역과 보다 밀접하게 개입되어 있을 필요가 있다.    

 인도 비하르주에 있는 Akhand Jyoti 안과에서 2011년 한 해 동안 약 60,000건의 실명치료 수술이 진행되었다. 한 가닥의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검진 차례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이미지 출처: Residential Land

2012년 10월, 저소득층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인 인도 비하르 주의 파트나(Patna)에 모인 200명의 임팩트 투자자, 기업가, 주주들이 이 지역의 임팩트 투자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인도의 경우 빈곤층의 65%는 8개 주에 집중되어 있으며 특히 이 지역의 80% 이상 5세 미만 아이들은 극심한 영양실조로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반면, 임팩트 투자 비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오늘날, 임팩트 투자자들은 샌프란시스코, 런던, 뉴욕과 같이 정작 투자가 필요한 지역에서는 동 떨어진 도시에서 만남을 가진다. 많은 경우 잠재적 사회적 기업가를 어떻게 발굴하고 육성할 것 인지에 대한 질문 보다는 "바로 투자 가능한 (ready-to-invest)" 기업이 부족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한다.

하지만 비하르와 같은 지역에서 소셜 임팩트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려면 "단순한 투자(making an investment)"에서 그 지역의 특수한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찾아내고,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수단을 동원하여 끈기를 가지고 실현 시키고자 하는 노력으로 우선 순위를 전환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도전을 실현하기 위해 바뀌어야 할 점 중에 하나는 오늘날 우리가  "인재”라는 단어를 영어권 국가의 도심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정시켜 사용하고 있는 경향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하르 주와 같은 지역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그 지역의 문화, 사람들, 주거 환경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능력 있는 관리자가 절실하다. 이들은 임팩트 투자 관련 포럼이나 대화에 참여하여 자신을 사회적 기업가로 인식하고 있는 이들은 아닐 테지만, 로컬의 인재들을 발굴하여 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또한 임팩트 투자의 다음 단계는 로컬 사회적기업가들이 시의 적절할 때에 적절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다. 자선적 투자자, 정부, 지역 기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여 창의적인 방법을 고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커뮤니티의 필요성 만큼이나 ‘로컬’을 중심으로 행동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Manju Mary Georges Intellcap의 공동 창립자 이다. 인도의 하이데바라드에 근거지를 둔 Intellcap은 인도에 사회적 기업에 초기자금을 제공하고, 성공사례들을 분석, 연구하며 민간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터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녀는 세계경제포럼에서 사회혁신분야 멤버로 참가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정부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케랄라대학에서 재무관리 학사를 취득하였다.


5. 2025년의 비영리 섹터 (The Nonprofits of 2025)

- 비영리의 미래 시나리오는 어떤 모습일까?원문보기

비영리 업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10년 후의 모습을 상상해보기 전에 과거의 모습부터 되집고 넘어가보자. 그 간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꼽자면 비영리 조직의 사회적, 정치적 역할이 점차 강조되고 있는 점일 것이다. 이런 변화를 주도해온 네 가지 관점을 소개한다.

첫째, 비영리 조직은 경쟁 원리 기반체제인 신공공 관리(new public management)의 중요한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참고로 신공공관리는 시장과 유사한 원리에 의존하고 경쟁적인 입찰 방식을 기본으로 하는 복지가 혼합된 경제를 일컫는다) 보건과 사회 서비스 공급에서 확장되고 있는 계약 제도, 바우처 프로그램, 민관 파트너십을 예시로 들 수 있는데 이러한 정책에서 비영리기관은 공공 기관보다 더 효율적이며, 모니터링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영리 기관보다 신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둘째, 비영리 조직은 시민 사회의 재구축, 사회 자본과 경제발전의 결합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즉, 비영리는 촘촘한 네트워크에 있는 사람들은 사회 문제에서 영향을 덜 받으며 경제적인 면에서 생산성이 더 높고 정치적으로도 참여도가 높다는 가정에서, 다양한 사회의 구성원들을 잇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셋째, 비영리 조직은 사회적 책무 (social accountability) 실현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공공 기관 또는 비즈니스 운영 개선에 대한 책임감, 투명도 향상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도맡고 있는데 그러한 책무를 실현하는 메커니즘으로는 시민 자문 위원회, 커뮤니티 의회, 공공 서비스 전달 모니터링, 공공예산 감시 등이 있다. 선거, 미디어와 같은 전통적인 방식은 저물고 비영리의 사회 고발자, 감시자, 옹호자 역할이 강화되는 것이다. 넷째, 비영리 조직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인 원동력이다. 크지 않은 스케일과 커뮤니티와의 높은 접근성 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비영리는 정부보다 훨씬 창의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따라서 정부 역시 보다 사회 혁신을 발견하고 진단하고 스케일업하는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을 비영리와 맺는 일에 좀 더 역점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비영리 조직은 정부보다 정확하게 사회적문제를 진단하고, 보다 혁신적인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 이미지 출처:  If Liz were Queen  

그렇다면 이러한 트렌드가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 비영리의 리더들이 고려할만한 미래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 신공공관리 시나리오 (NPM Scenario): 비영리 조직들은 잘 갖추어진 준법인기업 체계(quasi-corporate entities)를 갖추고 경쟁 입찰 제도를 통한 파트너쉽 체결로 기존에 정부의 권한이었던 과제와 기능을 대신 수행한다.

- 시민 시나리오 (Civic Scenario): 비영리 조직들은 자체 편성과 자체 수정 커뮤니티의 주요 구성 요소가 되며, 사회 악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 전에 발견하고 조기에 예방한다.

- 책무 시나리오 (Accountability Scenario): 비영리 조직들은 정치적 아젠다를 설정하고 정부와 비즈니스를 모니터링하면서 해당 자원 편성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거나 지지한다.

- 혁신 시나리오 (Innovation Scenario): 비영리 단체들은 정치 영역에서 직접 다루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사회적 문제를 대신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자선적 벤처 캐피털을 유치하고 사회 투자 시장에 통합되어, 현대의 사회 문제를 찾아내는 “검색 엔진”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한다.

물론, 네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가 절대적으로 우세하진 않아도, 경제적으로 좀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더불어 영리와 비영리의 하이브리드 형태의 기업이 새로이 등장할 것이며, 의료 및 사회 서비스 시장 이외에도 공공서비스 계약체결이 가능한 교육, 연구, 환경, 에너지, 정보 그리고 기술 시장에도 두드러지는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이는 비영리가 앞으로 정부의 역할을 보완하거나 영리기업과 견줄만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임을 보여줌과 동시에 전적으로 정부에게 맡겨졌던 공익(public benefit)과 사회적 책임(public responsibilities)이 점차 비영리 섹터로 전가 될 것임을 의미한다. 위의 예상 시나리오는 비영리 뿐만 아니라, 정부와 영리 기업도 과거에 고려하지 않았던 추가적인 기능도 수행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며, 앞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시나리오를 오가며 비영리 섹터의 발전이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Helmut K. Anheier 는 독일 베를린의 Hertie School of Governance에서 사회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사회 투자센터(Center for Social Investment)에서 학술 총괄을 맡고 있다. 다양한 분석 도구와 방법론을 이용한 사회학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화와 시민 사회의 상호작용과 관련한 저술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의 저서 '비영리 재단'은 비영리 업계 현황을 샅샅히 분석한 최초의 책으로 인정 받고 있다. 독일 트리어 대학과 예일대학에서 수학 하였다.


6. 돈은 언제나 부족하다. (Money Is Never Enough)

- 사회적 기업을 사회적 기업처럼 운영할 수 없는 나라, 멕시코 원문보기

1970년도 부터 소액대출은 빈곤퇴치의 핵심적인 도구로 여겨져왔다. 나는 멕시코의 소외계층 지역에서 빈곤층 여성들에게 보다 실질적이고 적합한 비즈니스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의 성공을 돕고자 Crea라는 비영리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고 지난 5년 간 운영해왔다. 

Crea의 비즈니스 컨설팅에 힘입어 탄생한 멕시코산 복숭아 통조림 이미지 출처: The Mija Chronicles

 그 간의 과정 중 나를 포함한 많은 멕시코 사회적기업가는 여러 크고 작은 문제에 봉착했는데 그 경험들을 통해 배운 교훈이 있다면 ‘돈 만으로는 결코 충분치 않다.’라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돈 보다는 법적규제와 재정법규의 실질적인 변화이며 보다 많은 사회적 기업가들이 세계의 가장 다급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그들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져진 탄탄한 생태계와 인프라구조일 것이다.

현재 멕시코 사회적기업가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현재 멕시코 내의 어떠한 법적 실체도 법적, 재정적인 측면에서 사회적 기업을 사회적 기업처럼 운영할 수 없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융통성 없는 법적인 틀이 사회적 기업의 혁신과 투자를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비영리로 등록한 법인은 수입이 소셜 미션과 관련되어 있음을 증명할 수 있을 때에만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회적기업이 비영리 법인으로 등록 시에는 전년도 수익의 최대 7% 까지만 자선적 혹은 사회적 임팩트와 관련한 곳에 기부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조직도 두 자격을 동시에 취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둘째, 멕시코 내에 소셜 섹터가 아직 자리잡지 못한 점 때문에 정부가 우리와 같은 조직과의 협력을 주저한다. 정부, 영리 섹터, 시민사회 섹터 사이에 전략적인 협력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임팩트를 스케일업하거나 성공 모델을 복제하는데 제약이 있다. 셋째, 멕시코 내에 정착하지 못한 시민, 자선 문화이다.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임팩트 지표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시민과 기부 문화와 연관된 교육적 기회와 컨설팅 지원이 너무나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또한 Crea는 세계에 변화를 만들어 낼 많고 많은 사회적 기업들 중 하나에 불과하기에 앞으로도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다. 

 Leticia M. Jauregui Casanueva는 저소득 여성의 자립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Crea의 창립자이며 지금까지 약 1200명의 여성과 함께 일해왔다. 임팩트 기업가들의 콜라보레이션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는 HubDF의 공동 창립자이자 Echoing Green은 그녀를 '세계 최고의 사회기업가들'중 한명으로 선정하기도 하였다. 멕시코에서 필란스로피와 비영리 관련 법에 대한 컨설팅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지역발전과 농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7.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기 (Standing with the Poor)

- 정부, 시민사회, 기업의 역할을 뚜렷하게 구분지어야 할 역사적 순간이 다가왔다. 원문보기

그동안 나는 시장, 정부, 지원 어느 것 하나 단독으로는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실감해왔다. 우리가 걸어온 길 또한 뚜렷한 로드맵이 없었기에 무작정 시작했고, 일이 우리를 가르치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렇게 10년 동안 달려와 보니 인내 자본(patient capital)은 결국 해낸다는 말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가 투자한 8천만 달러는 58,000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했고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임팩트 투자가 서서히 주류화되고 있음에도, 지원의 손이 닿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일은 여전히 굉장히 긴 시간을 요하고, 골치 아프고 녹록치 않다.  그런 의미에서 Acumen을 비롯한 임팩트 투자 섹터가 앞으로 10년 간 마주하게 될 몇 가지 이슈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Acumen Fund에 의해 세워진 Hippocampus Learning Centre의 모습. 이 어린 아이들도 교육을 통해 자신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미지 출처: Acumen Fund

 첫째, 다양한 산업군의 각기 다른 성장 단계에 있는 회사에 대한 자본과 기술적이 지원이 필요한데, 특히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는 초기 단계의 회사에는 더욱 그러하다.  둘째, 사회 혁신이 성장하고 규모를 키우고 기존의 시장과 연결될 때, 정부와 시민사회, 기업은 사회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데에 있어 그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부는 시장에서 상업적인 성격이 약한 기업에게 좀 더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고, 대기업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저소득층이 많은 시장에 믿을만 한 공급 체인을 연결해줄 수 있다.  셋째,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사회를 구축하는데 쓰일 자본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줄 임팩트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Pulse, GIIRS, and IRIS의 변화가 그 첫 단추라 할 수 있다. 섹터가 성장하면서 잠재적으로 어마어마한 투자가 유치될 것이므로 투자 수익과 사회적 수익의 상충 효과를 명확히 보여주는 시스템이 더욱 필요해 질 것이다. 넷째,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용기와, 다가올 세상을 상상하고 실현할 대담함과 역량을 갖춘 리더십을 키워야 한다. 많은 회사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인재의 부족을 들고 있는데,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경영 시스템, 성장을 이루어내기 위한 훈련, 리쿠르팅 방식의 변화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이다. 빈곤한 이들에게 진정한 기회와 선택권을 주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투자를 최종목표가 아닌 일종의 수단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빈곤한 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존엄성을 위해서 간과 되어서는 안될 부분이다.

Jacqueline Novogratz는 인내 자본(Patient Capital)투자로 전세계 빈곤해결을 도모하는 비영리 벤처펀드 Acumen Fund의 창립자이자 CEO이다. 임팩트 스퀘어 포스트 <지금은 여성시대!: 소셜 비즈니스 섹터에서 떠오르고 있는 여성 리더십 집중 조명>을 통해서도 소개된 적 있는 그녀는 50개 기업에 약 5천만 달러의 투자기금을 운용하며 작년 한해 4천만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세상을 바꾸자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성공이 보장된 월가은행을 그만두고 아프리카로 떠난 그녀의 여정이 담긴 책 '블루 스웨터(The blue sweater)'는 2009년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로 선정되기도 했다. 버지니아 대학에서 경제학, 국제관계학 학사를, 스탠포드 대학에서 MBA과정을 이수했다.

 

8. 미국 공공 교육의 재설계 (Reshaping U.S. Public Education Policy)

- 새로운 필란스로픽(philanthropic)임팩트의 바람이 불어온다. 원문보기

 

오늘날 미국의 교육 정책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비영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발전해왔는지 시간을 거슬러  되돌아보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공공교육 시스템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 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미국의 자선 재단들은  K-12 학술 전문가들의 교육개혁 아이디어를 지지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호응과 관심을 얻은 아이디어는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가들이 고안해낸 "시스템적 개혁"이었다. 새로 등장한 이 시스템적 접근방식은 여러 대학 전문가, K-12 정부기관, 재단들의 협력을 필요로 했으며 실제로 록펠러(Rockefeller), 포드(Ford), 퓨(Pew)등 대형 재단들은 Bob Schwartz와 같이 주정부와 긴밀이 협력하여 정책입안을 추진하는 시니어급 실무 담당자(senior program officer) 영입에 뛰어든다. 하지만 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성공적인 시스템 개혁 시행에 한계를 느끼게 됨에 따라 기존의 프로그램을 과감하게 접고 보다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는 현재 모습의 전략적 자선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모토를 가지고 시작한 근대 재단의 첫 교육 사업은 바로 남부의 "흑인(Negro)"교육 개혁이었다. 이들은 미국 내 가장 절망적인 지역의 흑인 아이들이 기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를 설립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선투자를 통해 사회의 다른 부분도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Slater and Jeanes Funds에 의해 설립된 흑인 교육의 모태, Slater Industrial Academy 학생들의 기념사진, 1915 이미지 출처: NC  pedia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재단들은 부정기금을 이용해 민주주의 공공정책을 와해시킨다는 정치적 반발에 부딫히게 되고 그 후 50여 년간 사회정책 지원에 있어서 매우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다. 그러나 이로부터 10년 후인 60년대 중반, 포드재단은 뉴욕시의 교육 감독기관 지원을 통해 다시금 교육 정책에 적극적인 입장 표명에 나서면서 이를 지켜본 많은 자선 재단들이 잇따라 흐름에 동참하게 된다. 특히 빌&멜린다 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엘리 에디스 재단( the Eli and Edythe Broad Foundation), 왈튼 재단( Walton Family Foundation)은 당시 공공교육의 맹점과 개선점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거대한 펀드를 통해 교육부장관 등 K-12개혁 의제를 다루는 주요 인물들을 지원하고 또 이들이 전 게이츠 재단의 시니어 임원들을 배치함으로써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

이러한 긴 과정과 노력을 거쳐 마침내 정부의 지원과 K-12아이디어를 가진 재단들이 융합된 현재의 연합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 연합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자선 임팩트를 발산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K-12 교육 개혁 안을 담은 연방 정책을 탄생 시키기에 이른다. 재단들과 연방정부, 주정부, 지역교육기관과의 관계는 이처럼 긴밀했던 전례가 없었으며 더 많은 재단들의 지원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운용자금의 확대효과를 낳고 있다. 이들은 현재까지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식의 민관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 나가고 있다.

Stanley N. Katz는 프린스턴 대학교의 우르도우 윌슨 스쿨에서 공공 정책 및 국제관계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American Council of Learned Societies의 명예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미국을 대표하는 뛰어난 헌법사 전문가 중 한 명이며, 개인의 자선활동이 미국 내의 공공 정책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연구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버드 대학에서 영어 영문학 학사,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작성자 : ISQ 김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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