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하시겠습니까 투자하시겠습니까? : 허물어지는 경계를 보라!
2012. 9. 13. 15:37
비영리, 펀드레이징은 내 운명?
비영리조직(Non-Profit Organization), 글자 그대로 영리(Profit)가 아닌 사회적인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 비영리조직이 경제적인 이윤을 추구하는데 제약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영리 기업의 경우 소비자가 재화나 서비스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비영리의 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들은 그 서비스를 스스로 구매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용 대상자가 아닌 정부, 재단, 일반 기부자와 같은 제3자가 그 비용을 대신 지불하는 구조에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비영리를 지탱하는 자금의 출처는 대부분 이러한 제3자로부터 나오며, 비영리는 이 돈을 기부자의 의도대로 사용해야 할 의무를 지닌 '대리인(agency)'로서 기능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 이외의 목적으로, 예를 들어 조직 자체의 경제적 이윤을 위해 자금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영리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은, 조직이 대상자들을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이를 개선, 확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노력 만큼이나 (때로는 이 보다 더 많이) 상당한 시간과 인력을 모금 담당 직원을 고용하고, 후원자들을 위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펀드레이징에 쏟아야 하는 문제를 낳는다. 비영리의 수익 활동을 강조하면서 서비스 대상자(client)를 소비자(consumer)로 생각하자는 발상의 전환 및 전략의 수정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홈리스를 위한 자활 교육, 아프리카에 깨끗한 식수를 보급하는 우물 설치, 교사가 부족한 지역의 학교에 자원봉사 교사 파견 등의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조직 몇 군데만 예시로 떠올려 보더라도 기부금 없이 사회적으로 주변화되어 있는 대상자들로부터 당장 수익을 창출하기란 결코 말처럼 쉽지 않다. 더군다나 때로는 이러한 수익 모델이 때로는 조직이 추구하고자 하는 미션을 훼손시키는 문제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운명에 발목을 잡히다!
제3자의 펀더(funder)에 의존해야 하는 기본적인 구조는, 비영리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됨과 동시에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우선 비영리는 외부의 환경 변화에 취약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예를 들어 현재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미국의 경제 위기를 생각해보자. 심각한 실업, 빈곤 문제, 그와 더불어 정부의 사회 복지 예산 삭감은 비영리조직의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팽창시키는 반면 재단, 후원자, 정부의 후원금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경제 위기로 미국의 비영리 섹터는 난항을 겪고 있다(관련기사: Economic Recession Continues to Hit Nonprofit Hard). 이처럼 비영리조직은 내부적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외부의 조건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기부자의 요구를 거슬러 조직을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때로는 그 요구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상자들에게 덜 효과적이라 하더라도 일차적으로 '대리인'의 의무에 충실하여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달라지는 세계>, <사회적 기업가 정신>, <그라민 은행 이야기>의 저자로 유명한 데이비드 번스타인은 자신이 고정적으로 기고하는 뉴욕타임즈의 칼럼 <For Ambitious Nonprofits, Capital to Grow> 에서 비영리가 직면하는 이러한 문제를 다음과 같은 비유를 통해 설명했다.
"당신이 커피 체인점을 운영하는 기업가라고 가정해보라. 그리고 새로운 가게를 열기 위해 필요한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만난 투자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나는 당신의 비즈니스에 투자하고 싶어요. 하지만 조건이 있죠. 카페에서는 차이 라테만 팔아야 하고 다른 커피는 안돼요. 오, 그리고 내년에 당신이 클리브랜드 주에서 파는 음료에 대해서만 나는 투자하겠어요'" 실제로 비영리조직이 대상자에 대한 정보와 구체적 예산 필요 항목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기부자들로부터 듣는 요청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기에 이를 그저 말이 안 되는 투자 조건이라고 웃어 넘길 수 만은 없는 안타까운 현실. 비영리가 대상자가 처한 상황, 그들의 필요, 효과적인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노하우는 제3자의 기부자 보다는 더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제3자의 펀더는 이렇게 특정 프로그램, 지역, 시간에 조건을 걸며 조직이 재량껏 운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빈번히 제한한다. 이러한 문제점은 비영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 극대화, 구체적으로는 성공적인 프로그램 혹은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고 이 규모를 키우는 목표로부터 한 발 더 멀어지게 만드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비영리, 왜 기업처럼 왜 크지를 못하니...
아이폰은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보면, 외부 환경에 재빠르게 적응하고 혁신하는 조직은 살아남는 반면 변화에 둔감하고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 조직은 매정하게 시장에서 밀려나는 시장의 생태계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빠르고 역동적인 생태계 형성을 가능케 한 원동력 중 하나는 기업이 자본 시장에서 기업 공개를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기업가치를 평가 받고 자본을 끌어 모아 그것을 기업의 성장을 위해 재량껏, 제품을 혁신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거나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위험을 감수하고 시행 착오를 감행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는 점 아닐까. 기업은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시험해 볼 수 있고 이것이 성공적일 경우 조직의 확장을 꾀하여 비즈니스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있어 비영리조직보다 훨씬 자유롭다. 더 우수하고 더 아름답고 더 편리한 제품, 서비스들이 가끔씩은 소비자들이 따라가기 혼미스러울 정도의 속도로 쏟아져 나오는 시장을 보며 드는 생각! '우리가 알고 있는 영리 기업에 비해 성공적인 비영리 조직은 왜 이렇게 적은 이유는 이러한 자본 운영의 자유도 차이에서 일정부분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앞에서 살펴본 조직의 구조와 이를 둘러싼 인프라의 차이가 영리/비영리 조직의 성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돈이라고 같은 돈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오미디야르 네트워크(참고포스트: 우리 시대의 자선 영웅, 오미디야르 : 임팩트스퀘어의 <그 사람이 알고 싶다> 제1편), Edna McConnell Clark Foundation, Nonprofit Finance Fund(NFF) 등과 같은 조직은 영리 기업이 스케일업할 수 있도록 투자를 받는 것처럼 비영리조직 역시 단순한 기부가 아닌 투자의 성격을 지닌 자본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비영리의 '너는 내운명' 적인 특성상 영리 기업과 똑같이 투자 자본을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비영리가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넓은 범위에서 자율권을 허락한다는 점이 특정 프로그램, 지역, 시간에 조건을 거는 조건이 뒤따르는 기존의 기부금과 비영리 투자 자본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이러한 자본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투자금(investment)과 수입(revenue) 의 차이를 먼저 짚고 넘어가자.
George M. Overholser 의 <Nonprofit Growth Capital> 보고서를 참조하면, 투자금은 지속가능한 조직을 '건축'하는 활동을 위해 금융 파트너들로부터 유치하는 돈을 말하며 매출은 조직이 만드는 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고객으로부터 받는 돈을 가리킨다. 영리 기업의 경우 투자자와 고객은 회계적으로도 명백히 구분이 가능하며 투자자들의 돈은 수입과 별개로 기업의 성과와 어느 정도 연동되어 있는지 계산하는 것도 비교적 용이하다. 하지만 비영리조직의 경우는 영리기업과 다르게 움직이는데, 일반적으로 펀더 중 투자 형식으로 자본을 제공하는 이들과 수입에 강조점을 두는, 즉 이용자들에게 돌아가는 서비스를 '대신' 지불하는 이들의 돈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통상적으로 두 가지 모두 수입으로만 간주된다.
돈의 성격을 구분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같은 보고서에서 소개하는 아이스크림 가게의 예시를 통해 더 알아보자. 만약 어떤 영리 기업이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고 싶어 한다고 가정하자. 아이스크림을 구매하는 손님으로부터 첫 판매를 달성하기 위해서 돈을 써야 할 곳이 얼마나 많은가! 땅을 구해야 하고, 주방 기구 역시 마련해야 하며 직원을 고용하고 교육도 시켜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첫 번째 손님이 오기 전에 치뤄야 하는 것들이지 않은가. 심지어 첫 손님이 온 후에도 충성도가 높은 고정 고객들을 유치하고, 메뉴를 개선해 나가고,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매출 이외의 자금이 있어야 한다. 고정 고객군을 확보하기 위해서 특별 할인 행사를 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여전히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 이외에 여분의 돈이 필요하다. 마침내 가게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만한 고객들을 끌어들인 후에는 외부 자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가게를 유지할 수 있지만 특히 조직의 기반을 잡는 초기 단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주머니로부터 나오는 돈으로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행복한 날'이 올 때까지 투자 성격을 지닌 자본이 분명 필요하다. 만약 아이스크림 가게가 고객들을 꾸준히 유치하지 못한다면 이 투자금은 고갈되어 결국 조직은 파산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지만 반대로 가게가 입소문을 타고 주민들이 꾸준히 발걸음을 하기 시작하는 곳으로 거듭난다면 투자금은 제 역할을 충실히 한 후, 스스로 운영이 가능한 그 가게에 더 이상 투입될 필요가 없게 된다. 조직의 설립 초기 단계에서 뿐만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새로운 국면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맛을 개선하여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인다거나 다른 지역에 분점을 여는 것과 같은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도 투자 자본은 필요하다. 이 예시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자본, 전문적인 용어로는 성장 자본(growth capital)을 다음과 같이 더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조직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필요한 돈!
Building VS Buying
NFF 에서는 이러한 돈의 색깔을 building money 와 buying money 로 직관적으로 구분하여 소개하는데, 전자는 '건축하는 돈'으로, 후자는 '구매하는 돈' 정도로 번역이 가능하겠다 (예상할 수 있듯 투자자금은 건축가, 그리고 수입은 구매자의 돈에 해당한다). 앞에서 언급했듯, 영리 기업은 투자금을 수입과 구분하여 유치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매자가 곧 제3자의 펀더이기도 한 비영리조직과 달리 자유롭게 돈을 운용하여 쓸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율권은 자본 운영에 수반되는 위험을 높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성공적인 제품/서비스에 대해서는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길 역시 열어준다. 투자자 관점에서의 building money 와 구매자 관점에서의 buying money 는 비영리 조직에게 모두 필요한 자금이지만, 통상적으로 비영리조직이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의 출처는 대부분 '구매자' 성격이 강한 후원자들로부터 나왔다. <Nonprofit Growth Capital> 의 George M. Overholser는 제3자 펀더들은 보통 자신들이 제3자 입장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것 뿐이라는 점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기 보다는 조직의 내부 운영에 간섭을 하거나 기부자로서의 경험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조직의 성과, 프로그램의 퀄러티와 비용을 강조하는 접근을 취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한다 (기부를 할 때 '당신의 소중한 돈이 어린 아이의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데 쓰이길 원하십니까? 혹은 우리 단체의 마케팅 전략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드는 비용으로 쓰이기를 원하십니까?' 라는 질문 항목에 스스로가 어느 쪽으로 마음이 기울지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투자 성격을 지닌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비영리에게 쉬운 일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Craig C. Reigel 의 <Philanthropic Equity: Promising Early Returns> 아티클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building money 는 새로운 IT 시스템을 조직에 도입하거나 새로운 CFO 를 고용하는 것과 같은 목적으로 쓰이며 이 때 투자의 가치는 즉각적인 성과로 드러나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측정하려는 인내심을 요구한다. 또한 building money 로 어떤 비영리 프로그램이 효과가 있는지 시도해 보고 또한 실패도 겪는 학습 과정을 통해서 비영리조직은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반면 buying money 는 기존에 효과가 입증된 프로그램을 지속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 그리고 성공을 위해 필수적으로 겪어야 할 시행착오를 할 기회를 비영리조직으로부터 앗아간다 (참고로 이제 임팩트스퀘어에서 실패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스라미 역시 성공의 가능성과 실패의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었던 사업 아이템에 과감히 투자를 결정한 투자자 덕분에 시작할 수 있지 않았던가. 참고포스트: 스라미,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우리들의 뜨거웠던 사회적기업가정신 도전기 비영리 조직은 영리 조직에 비해 이러한 실험의 기회가 훨씬 제한적이다). 또한 building money 는 비영리가 조직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만한 대규모 자금을 제공하여, 펀드레이징 고민에서 잠시 해방되어 실질적인 실행에 조직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특성도 가진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과의 불필요한 복잡한 관계를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도 꼽을 수 있는데 조직과 투자자가 공동의 목표와 계획, 기대를 공유함으로서 이 둘이 어긋나는 경우에 낭비되는, 기부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시간/비용 절약할 수 있다.
Buyer 와 Builder 를 다음과 같이 비교할 수 있다.
Buyer
프로그램 혜택을 받는 사람을 위해 '구매'를 대신
예시: 박물관 입장권 티켓 구매 비용 지불, 개인 학습 지도를 위해 장학금 제공, 인권 보호 캠페인에 드는 비용 지불, 정부 대신 양호 서비스 비용 지불
buyer 가 없다면 비영리 프로그램 운영 원칙적으로 불가능
하지만 시행착오, 조직의 성장, 전략 수정, 조직의 주요 업무 변경 등과 같은 사항에 대해서는 지불하지 않음
조직이 하고 있는 것을 지속하도록 요구하는 성향 강함. "나의 돈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가"의 문제에 답할 뿐 비영리가 하는 일을 변화시키려는 의도 없음
위험 부담 없음
Builder
비영리가 전략의 방향을 전환하거나 인사 개편을 하거나 조직의 혁신을 단행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 제공
예시: 웹 플랫폼을 개편하거나 학습 장비를 구매하는데 드는 비용 지불
자본 투입 이후에도 꾸준한 성과 관리 필요
시행 착오 거치는 과정을 인내할 수 있어야
실패 위험 수반
반복적으로 일어나기 보다 일회적으로 이루어짐
투자자와 비영리 모두에게 윈-윈
Building money 와 Buying money 를 구분하지 않으면, 증명된 성과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어떠한 문제를 겪게 되는지 좀 더 쉽게 가상의 비영리단체 A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단체 A에 들어온 돈을 모두 수입으로 간주한 아래 차트는 꽤 훌륭하게 조직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여주는 것 같다. 수입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빠르게 상승했으며 그 이후로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비영리단체 A의 연도별 수입 / 출처: George M. Overholser, <Nonprofit Growth Capital>(이하 차트도 동일)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차트만 봐서는 도대체 이 조직의 성과를 추측할 수가 없다는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Builder 와 Buyer 의 관점에서 돈의 성격을 구분하여 차트를 그린다면, 그 모습에 따라 꽤나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A에 대한 투자자의 평가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보자.
비영리단체 A의 재무 현황 차이점 - Building money
비영리단체 A의 재무 현황 차이점 - Buying money
왼쪽과 오른쪽 차트는 위의 차트와 비교했을 때, 비영리단체 A에 대해 상당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투자자들이 투입한 building money 이고 회색 부분은 실질적인 buying money 를 나타낸다) 먼저 왼쪽 차트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투자 자본은 똑같은 액수로 투입되었다는 사실은, 조직을 'building' 하기 위한 목적으로 들어간 돈이 5년 동안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우수한 인력을 고용하고 조직의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 비영리조직이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조직으로 성장하고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투자한 돈은 그 목적을 기간 내에 달성하고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왼쪽 차트로 판단하건대, A의 경영 성과는 그러한 성과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보인다. 반면 오른쪽 차트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동안 투입된 성장을 위한 투자 자본이 2006년에는 A가 수입 만으로도 스스로 운영 가능한 조직으로 설 수 있도록 만드는데 성공적인 기여한 성과를 거두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다른 시사점을 제공하는 차트가, 모든 돈을 수입만으로 처리한 첫번째 차트에서는 정확하게 같은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점은 비영리를 대상으로 임팩트를 창출하고자하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에 불충분하다는 점은 명백해 보인다. 그리고 만약 파란색 투자 자본이 (실제로 많은 경우 그러하듯) 한 명이 아닌 여러명의 투자자로부터 나온 돈이라면, 그리고 이들이 자신의 투자에 대한 수익율을 측정하기 원한다면 더욱더 투자 자본과 수입을 구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러한 투명한 회계는 비영리단체로 하여금 더 많은 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뿐만 아니라 조직 스스로도 재무 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기반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기에 building money 와 buying money 의 구분은 투자자와 비영리단체 모두에게 시너지를 제공하는 윈-윈 전략으로 보인다.
투자 자본, 그 성과를 증명해 보이다
자, 그렇다면 지금까지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본 투자적 building money 로서의 자본이 실제로 비영리단체에 적용되었을 때 어떠한 성과를 거두었는지 실례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citizenship philanthropy 를 실천하는 DonorsChoose.org (출처: Donorschoose.org 홈페이지)
Donors Choose 는 미국의 대표적인 웹 기반 비영리조직으로, 공립 학교 교사들이 DonorsChoose.org 홈페이지에 교육을 위해 필요한 악기, 자재 구매 등과 같은 구체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리퀘스트를 올리면, 기부자들이 자신이 후원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에 기부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주는 웹 플랫폼이다. 2006년에 교사들을 위한 프로젝트에 260만 달러를 지원하던 DonorsChoose.org 는 2007년에 오미디야르 네트워크와 NFF를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1400백만 달러에 이르는 투자 자본을 유치하여, 웹 플랫폼을 기술적으로 개선하고 전국적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수입 흐름 역시 개선할 수 있었다. 그 결과 2011년에는 조직의 운영에 필요한 600만 달러를 사용자 비용으로 해결하고 5년 전에 비해 10배로 성장한 규모인 약 2600만 달러를 교실 프로젝트를 위해 후원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다.
또한 개인 및 기업과 비영리단체를 봉사활동 기회로 연결시켜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VolunteerMatch 역시 자선 자본의 성과를 증명해 보인 성공적인 사례로, 2007년 420만 달러의 building 자본을 받은 이후로 웹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하고 사용료 기반의 서비스를 강화하여 2011년에는 2007년에 비해 봉사활동 연결 건수를 두 배나 늘렸다. VolunteerMatch 의 대표 Greg Baldwin은 "만약 우리가 전통적인 자선경로를 밟았다면 이러한 성과는 불가능했을 거에요. 제각각의 우선 순위를 가진 15 곳의 재단으로부터 받은 프로그램 보조금을 모아서는, 우리가 한 것처럼 돈을 사용하고 서비스를 확장하기 어렵죠." 라고 말했다. Building money 는 Buying money 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 역시 VolunteerMatch 는 보여주는데, 2006년에는 총 예산 280만 달러 중 57%에 해당하는 160만 달러가 사용료에 기반한 수입이었지만, 투자를 통한 혁신을 단행한 뒤 2009년에는 총 예산 390만 달러 중 87%에 해당하는 340만 달러가 서비스 사용료로부터 나왔다 (참고기사: The Nonprofit Financial Model Never Worked; Here's a New Model That Does). Building money 와 Buying money 이 배타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은 앞서 예시로 든 아이스크림 가게를 예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투자를 통해 가게를 오픈할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우수한 맛을 개발하는데 노력한다면, 이후에 고정적으로 가게를 찾아 아이스크림을 구매(buying)하는 손님이 많아질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따라서 두 가지 돈이 모두 필요한 것이다.
NFF의 자선 자본(philanthropic capital)을 도입한 비영리조직의 성과 (출처: Craig C. Reigel, <Philanthropic Equity: Promising Early Returns>, The Nonprofit Quarterly, 2011 fall/winter, p. 78)
NFF의 연간 서베이 조사에 의하면 주요 자선 자본 투자 대상 비영리 조직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다음과 같은 성과를 보였다.
조직의 주요 프로그램 성과 측정 지표 연간 57% 증가 (여기서 프로그램 성과 지표는 DonorsChoose.org 의 경우 학생들에게 전달된 자재 비용, VolunteerMatch의 경우 봉사활동 연결 건수를 가리킴)
연간 비즈니스 모델 수입 (자선 자본을 제외한 부분) 평균 36% 성장
참여 조직 100% 서비스와 비즈니스모델 수입 증가
이러한 수치는 분석 대상기간 2006-09년 동안 미국의 비영리 중 30% 수입 감소를 겪었고, 98%가 그들의 평균 성장율에 못 미치는 성장을 하였다는 사실과 비교했을 때 매우 고무적이다.
기부와 투자, 허물어지고 있는 경계
비영리가 제3자의 펀더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특성을 언급하면서 글을 시작하여, 비영리가 조직이 목표로 하는 사회적 미션을 보다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building money 와 buying money 로 나누어 설명하고 우수 사례들의 성과를 덧붙여서 소개하였다. 영리 기업에게만 해당되던 전통적 투자의 원리를 자선 자본(philanthropic capital), 인내자본(patience capital) 등의 이름으로 비영리섹터에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는 비영리섹터를 위협하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와 반대로 이들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더 많은 이들이 더 우수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조직이 부딪히는 한계를 뛰어넘고자 지원하려는 시도의 한 단면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물론 성공적으로 이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편한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적응해야 할 때 드는 비용과 불편함을 극복하는것, 혹은 투자자와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 등과 같은 추가적인 문제들이 앞에 남아있지만, 새로운 접근을 통해 조직이 얻을 수 있는 더 큰 성과를 위한 진화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그 과제들을 조금씩 해결해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어떠한 임팩트를 창출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접근은 이처럼 기부는 비영리를 대상으로, 투자는 영리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오래된 구분짓기는 점차 그 설 자리를 잃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임팩트스퀘어가 꾸준히 주장해 온 '경계 허물기'의 한 단면을 여기에서도 볼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코즈마케팅은 기업과 비영리 사이의 경계 허물기, 공유가치창출은 사회와 비즈니스의 경계 허물기, 임팩트인베스팅 역시 기부와 투자의 경계 허물기 아니었던가!)
끝으로 이러한 경계 허물기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아티클 비즈니스와 기부의 만남 그리고 새로운 자선가들 (원제: The New Philanthropists and the Blurring of Business and Giving)에서 말하는 새로운 자선 패러다임의 다섯 가지 경향을 정리하여 소개하면서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1) 실리콘밸리의 기업가처럼 사고한다 (Think like a Silicon Valley entrepreneur)
현재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령층이 보여주는, 이전 세대와는 구분되는 특성을 다트머스의 터크 경영대학 교수인 John Vogel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8세부터 40세까지의 젊은 세대들은, 자선활동에 대해 그들의 부모들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요. 저는 그 이유가 기술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젊은이들은 페이스북이나 구글처럼 세상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기업들을 직접 목격했고, 이 기업들은 모두 20대의 젊은이들이 만든 회사라는 공통점이 있지요. 새로운 세대는 더 이상 오랜 시간을 기다리면서 기성 세대한테 배울 필요가 없어졌으며, 이는 기업과 자선활동 모두에게 적용돼요. 즉 이들은 활동이 이루어지는 기존의 방식에는 덜 관심을 갖는대신, 자신들 고유의 솔루션을 발견하는데 더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비즈니스와 자선활동이 분리된 것이었습니다. 비즈니스는 머리로 하는 활동인데 비해 자선은 가슴으로 하는 거라고 했지요"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새로운 자선가들이 자선활동에 접근 관점을 수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는데, eBay의 설립자이자 초대 회장이었던 Pierre Omidyar와 Jeff Skoll은 이를 잘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임팩트스퀘어 포스트에서 '우리 시대의 자선 영웅'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는 오미디야르를 포함한 새로운 조류의 자선가들이 자선에 접근하는 방식은 사실 벤처 캐피탈리스트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이들중 많은 사람들은 본래 기업가 출신이며, 여러번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에 비영리 조직 또한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만약 당신이 누군가에게 10만달러를 주고 '이제 가서 사람들을 먹이세요'라고 하면 그건 실패하지는 않을 테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서 실패의 위험은 필연적임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 새로운 자선가들의 머리는, 실리콘밸리의 기업가처럼 돌아가고 있다!
2) 재산 보호 대신 성과를 내기 위한 재단을 만들다 (Create a spend-down foundation)
미국의 법적으로 재단이 비과세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최소 5%를 재단 사업을 위해 지출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워린 버펫(Warren Buffet)은 자신이 직접 주문한 조사 결과를 통해, 미국의 30대 재단 중 28곳에서 운영비를 재단 사업의 지출 내역에 포함시켜 가며 5% 기준을 겨우 만족시키거나, 혹은 그 기준에 미달하는 수준에서 재단이 추구한다고 밝히는 사회적인 미션을 위해 자산을 사용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이 상황을 탐탁지 않게 보고 자신이 죽고 난 후 10년 이내에 그의 재산을 모두 지출하도록 의사를 밝히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나의 재산이 충분히 능력 있고, 에너지가 넘치며 동기부여 된 사람들에 의해 즉시 사용되길 바랍니다.” 재단을 통해 돈을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의미있는 곳에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희망한 인물 및 재단으로는 빌 게이츠, 면세계의 거물 척 피니(Chuck Feeney), Richard & Rhoda Goldman 기금, Vincent Astor 재단 등이 있다. 자선가들에게 전략 컨설팅을 제공하는 Bridgespan의 파트너 Bob Searle 은 '자선가들의 눈에 비친 사회에는 문제가 산재해 있어요. 그러니 (문제를 해결하는데 돈을 쓰는 대신) 왜 굳이 모으려 하겠어요? 이런 사람들에게 영원히 돈을 가지고만 있는 것은 말도 안되는 거죠. 그들은 자신들이 관심을 가지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라고 이들의 성향을 언급한다.
추가적으로 재단의 후속 세대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바로 가족 재단을 재산 보유 수단으로 간주하며 사회에 기부하는 것을 차선으로 생각하는 이전 세대와의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자선가들이 기성 세대에게 가량 열대 우림을 보전하는데 돈을 기부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그들은 정유 회사에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재단을 자산 보유 통로가 아닌, 임팩트 창출의 통로로 활용하려는 세대들에게는 재단에 스며들어있는 보수주의와 비일관성을 근절할 과제가 남겨져 있다.
3) 비즈니스에 자선을 입힌다 (Incorporate philanthropy into your business)
기업의 명확한 노선을 강조하는 많은 회사들은 자사의 직원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 마이크로 소프트사, 구글 그리고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들은 고연봉을 받는 그들의 똑똑한 직원들이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서 퇴직할 때까지 기다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직원들이 비영리기관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제조업 회사 Hypertherm는 직원들이 휴가를 이용해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가정에 단열처리 공사, 혹은 지붕 수리, 홈리스들을 위한 쉼터 봉사, 입원한 아이를 둔 부모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는 프로젝트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직원들은 또한 지역 내 비영리 기관들을 대상으로 전략 수립 및 마케팅 분야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기업의 담당자는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은 비즈니스 영역 만큼이나 그 회사의 주요 미션이라고' 언급하며 이 점은 직원을 고용할 때에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됨을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우리는 그 점을 직원 인터뷰를 할 때 확실히 마음에 새기고 있죠. 당신이 비슷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일하길 원하는 거죠. 처음 직원들을 훈련하는 기간 동안 모든 직원들은 봉사활동과 자선 활동을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알게 됩니다.” 이러한 자선을 입은 비즈니스는, 회사 내 입직원들에게 자부심을 불어넣고 이것이 그들로 하여금 회사를 향한 충성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제는 사람들은 '돈 만으로는' 살 수 없고 '그 무언가'를 더 필요로 하고 있기에 자선을 영리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현명한 선택이라 볼 수 있다.
4) 성과를 평가하고 모델을 확장한다 (Prove that it works)
현재 비영리단체가 겪고 있는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 중 하나는 바로 규모를 확장하는 것, 즉 스케일링(scaling) 문제이다. 100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맹퇴치 프로젝트가 잘 운영되고 있다면, 어떻게 1000명 혹은 10,000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을까? 빈곤, 기아, 교육, 주거, 건강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어떠한 사회적 문제에도 효과적인 솔루션을 가진 비영리단체는 있게 마련이라면, 답은 바로 그 솔루셔는 확장하는 것!
하지만 아이디어를 확장하기 전에 먼저 해당 솔루션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인지 검증할 필요가 있기에 이전 비영리 섹터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성과를 증명하고 강력한 증거를 요구하는 트렌드'가 확실히 부상하고 있음을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오래된 자선 패러다임은 문제에 돈을 던져 버리는 활동 자체에만 열중했지만 현대의 비영리는 활동 자체보다 성과에 더 주목하며, '실제로 행동 변화가 일어 났는가? 사회적 임팩트가 창출되었는가?'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즈니스에서 어떠한 전략이 통한다는 것을 기업이 보여주어야 하듯, 자선 영역에서도 스케일링에 필요한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돈이 낭비되고 있지 않다는 증거를 원하는 기부자 혹은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성과 중심의 접근을 취하고 있다.
성과 증명을 통해 모델 확장에 성공한 사례로, 무작위 통제 실험 (randomized contorlled trial)을 거쳐 문맹 퇴치에 엄청난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멘토링 프로그램 Big Brothers Big Sisters 는 실험 이후 미국에서 이전보다 훨씬 중요한 교육 프로그램 자리잡고 그 규모를 확장할 수 있었다.
5) 경계를 허물다 (Break down the boundaries)
재생가능한 에너지와 같은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쏟는 비즈니스가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을 비롯하여 비즈니스가 비영리에서 추구하던 가치를 그들의 DNA 에 입히며,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가 자선가들에게 시사하는 점은 바로 그들의 돈을 다른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아닐까. 기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다른 방식을 통해 임팩트를 낼 수 있는 방법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다른 각도에서 허물어지는 경계의 사례를 보자면, 최근 비영리단체에서 MBA 출신들을 고용하여 긍정적인 운영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사회적기업 혹은 사회적기업가정신으로 대변되는, 스스로 지속가능한 비영리조직을 만드는 일에 야심찬 도전장을 내미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재정적으로 자립가능한 프로젝트는 끊임없이 기부자의 돈을 쏟아 붓지 않아도 되고, 따라서 쉬지 않고 펀드레이징에 노력을 들일 필요도 없다는 강점을 누릴 수 있다. 한때 비영리 세계에서 소위 '비즈니스 피플'들이 순수성과 진정성에 끊임없이 의심의 눈초리를 받던 시절은 빠르게 과거가 되어가고 있다.
참고로 이 포스트는 다음 자료를 주로 참조하여 작성되었음을 다시 밝힙니다.
Craig C. Reigel, <Philanthropic Equity: Promising Early Returns>, The Nonprofit Quarterly, 2011 fall/winter, pp. 76-81
George M. Overholser, <Nonprofit Growth Capital: Defining, Measuring and Managing Growth Capital in Nonprofit Enterprises>
CampdenFB article, <The New Philanthropists and the Blurring of Business and Giving>, Jeremy Hazlehurst, 2012-08-14
작성자 : ISQ 이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