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MDGs #3] SDGs를 실현하기 위한 혁신적인 재원 마련(Innovative Finance) 방법의 모색

2014. 9. 17. 20:54

Post-2015, 이제는 현실에 발을 내딛어야 할 때

지속가능한 개발 아젠다와 관련된 글을 읽다보면 몇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SDGs는 MDGs 아젠다와 근본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MDGs가 다소 좁은 의미의 대상을 포함하고 지표를 설정하였던 데 반해, SDGs는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환경과 인권, 분쟁등의 논의를 포함하며 모든 국가가  목표달성을 위해 정치적, 경제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이슈를 명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상 Open Working Group 13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SDGs 아젠다 선정 과정이 거의 끝이 났고, 이제 우리는 그 다음 단계를 위한 현실적인 고민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SDGs 아젠다와 관련하여 한국정부에 질문할 수 있는 공간: 각 국가를 선택하여 SDGs에 관한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측정가능 방법에 대한 고민과 이슈들을 적어낼 수 있음).  이 사이트에 접속을 해보면 결국 SDGs안에 다시 주제별(예를 들어 식량난, 교육, 건강)등으로 우선순위를 선택하게 되어있고, 국가별로도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측정가능한 지표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SDGs 역시 측정가능하며, 증거에 기반한(Evidence-based)의 지표들을 이용하여 세분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우리는 이렇게 이상적인 단어들을 다 모아놓은 듯한 SDGs를 실행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게 된다.

그림 1. SDGs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출처)

보편적이면서 모든 인류를 대상으로 하는 SDGs 아젠다를 시행하고 그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서 야기되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무엇일까? 첫째, SDGs 달성을 위한 우선순위에 대한 욕구가 국가별로 다르고 집단별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는 어떻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느냐이다. SDGs 달성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환경기금 마련과 같은 선진국의 노력이 필수적이지만  Rio+20 회의 결과에서 본 것처럼 미국과 중국은 아직까지 적극적인 협상의 노력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 또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과의 입장차이로 인하여, 어떤 아젠다를 우선순위로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 이슈는 SDGs가 경제, 사회, 그리고 환경 이 총체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더불어 불평등과 안전, 인권 등의 뿌리 깊고 복잡하게 얽혀진 문제들의 해결방법을 위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지, 현장에서 이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아마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과제인 재원의 문제일 것이다. 앞의 두 가지 논의에 합의한다 할지라도 이 방대한 범위의 SDGs를 달성하는 데 과연 누가 그리고 얼마만큼 돈을 지불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특히 이 부분에 대해 보다 자세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SDGs를 위한 첫걸음 : 개발 재원(Financing for Development)의 마련

최근 국제사회는 SDGs 아젠다를 설정하는 노력과 동시에 개발재원 조성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고 있다. 개발재원은 개발도상국의 빈곤을 해소하고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말하며, 이는 ‘개발을 위한 재원(Financing for Development)’ 이라고도 불린다. 이미 널리 알려진 공적개발원조(ODA)가 개발재원의 대표적인 예이며 더불어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개도국 정부와 민간부문이 자체적으로 조성하는 국내 재원, 무역을 통해 유입되는 국제 재원, 환경기금과 같은 혁신적 재원도 개발재원에 포함된다(국제사회의 개발재원 논의동향과 한국의 정책과제, KIEP, 2011).  특히 혁신적 재원은 다양한 수단과 새로운 협력형태로 개발재원의 새로운 축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혁신적 재원을 얻기 위한 다양한 실험들이 시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 2.  몬테레이 컨센서스와 같이 개발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차원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출처)

ODA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지난 40여 년 동안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ODA 규모는 전반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와서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더불어 선진국들의 원조피로현상으로 인해 ODA 규모가 축소되었고, MDGs 설정을 계기로  ODA 외의 개발재원을 발굴할 필요성이 대두되어 국제사회의 원조확대 논의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2002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제1차 UN 개발재원에 관한 국제 컨퍼런스(몬테레이 컨센서스(The 2002 Monterrey Consensus)라고 불림)가 개최되었다. 몬테레이 컨센서스에서는 국내 재원의 조성(Domestic Resource Mobilization), 원조,  국제무역 촉진, 국제민간자금 유입 확대, 국제금융시스템재편 등 개발재원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었고, 2008년 도하에서는 몬테레이 컨센서스의 이행성과를 점검하기 위한 후속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Post-2015 개발 아젠다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재원의 틀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였다(MDGs and Beyond 2015, World Bank, 2014).

 

개발을 위한 통장 잔고는 충분한가?

OECD 통계에 의하면(아래 그래프 참고), 야심찬 개발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약 1조 달러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ODA(공적개발원조)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이 약 1500억 달러에 그친다. 더 나아가 모든 수원국들이 각국 GNI의 0.7%를 원조금(참고: OECD) 로 내놓겠다는 약속을 지키더라도 그 자금이 3300억 달러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개발 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한 자금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선진국 정부의 원조가 약속한 수준까지 도달하여도 개발자금은 여전히 6700억 달러나 더 필요한 실정이다.  

그림 3. 필요한 개발재원 및 ODA를 통한 개발재원의 차이를 나타내는 도표(출처)

부족한 통장 잔고를 채우기 위한 고민

개발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 단체, 기부자 그리고 민간 영역과의 총체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논의하에 새롭고 다양한 자원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World Bank(2013)의 보고서에 따르면 재원확보를 위해서는 4가지 분야를 고려해야 한다. (1) 국내재원의 조성(Domestic Resource Mobilization)하는 방안을 개선 (2) 더 효과적인 원조(Better and Smarter Aid) 방안에 한 논의  (3) 개발을 위한 사적자금을 확보 (4) 새롭게 떠오르는 혁신 자원의 확보이다.

전통적으로  국내재원의 조성(Mobilizing Domestic Financial Resources)과 ODA는 MDGs를 수행할 수 있는 재원의  주요한 근간이였으며 이를 새롭게 개혁하는 것이 SDGs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한다. 국내 재원의 조성은 먼저 개도국이 주인의식(Ownership)을 가지고, 자국 내의 개발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방안으로 조세제도의 개혁,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저축 확대, 안정적인 투자 유치, 인적역량 개발에 힘쓰는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더불어 공여국은 개도국이 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재원조달과 함께 민간부문의 활성화, 해외 투자와 원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UN 고위급 패널(The High-Level Panel on the Post-2015 Development Agenda)에서는 개발도상국가들(주로 대상은 중위소득 국가들)이 자국의 조세체계를 개혁하여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하고, 지역 내 자금 시장을 조성하는 동시에 민간자금(외국인 직접투자등)을 끌어오도록 해야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즉  국내 조세 확보를 통해서,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를 양적으로 확대하고 이를 통해서 공공재원의 책임감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개발도상국(특히 LICs(Low Income Countries) 재정에서 조세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라는 것이다.

그림 4. 소득 수준별  조세 수입(GDP대비 %), 1994-2009(출처: World Bank)

위의 표를 살펴보면, 2009년 기준으로  평균 GDP 대비 세금의 비율이 저소득 국가(LICs)의 경우는 GDP의 15%정도이고, 중간소득국가는 18-20%, 고소득국가는 25-30% 수준으로 나타났다. 저소득국가의 경우 경제활동에서 비공식부문의 비중이 상당하고 빈곤인구가 많기 때문에 세금부과가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천연자원이 풍부한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정부가 자원 수출을 통한 외화 획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세에 대한 재정의존도가 낮은 경향이 있다. 권력남용, 부패만연에서 비롯한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몇몇 국가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납세저항이 크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의 특수한 정치, 경제 환경에 대한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며, 더 많은 세금 확보가능성이 높은 중위소득 국가들을 중점을 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 5. 국가별 조세수입 비율, 2004-2011(출처:worldbank)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아래 그래프의 저소득 국가의 경우는 ODA와 FDI의 비중이 세수보다는 높은 비중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중위소득 국가의 경우에는 세수의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림 6. 개발재원의 종류별 분석: 저소득 국가와 중위소득 국가, 2000-2010(출처: World Bank)

저소득 국가의 경우 개발재원의 핵심은 ODA이며, 중위소득 국가의 경우는 국내 조세로 나타났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가난한 나라의 경우 공공재원만으로 SDGs를 달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즉 이를 위해서 전통적인 ODA 재원과 외부자금의 유입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부인하긴 어렵다. 지난 몇 세기 동안 ODA 자금은 빈곤퇴치, 인적자원 개발(교육), 경제적 인프라 건설 등에 사용되어 가난한 나라의 경제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SDGs를 맞이하는 우리는 원조효과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를 새롭게 그리고 투명하게 구성해야 하는 시점에 직면하였다.

특히 최근 선진국의 경기둔화 추세에 따라, 전통적인 개발재원인 ODA로는 MDGs 달성을 위한 재정적 뒷받침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개발의 주체로서 공여국, 국제기구, 수원국 정부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자명해 보인다. 따라서 민간재원을 통해 '부족한 잔고'를 채울 수 있도록 ODA 방식의 전환이 필요한데, 그 중에서도  민관협력파트너십(PPP: Public-Private Partnership)의 역할이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OECD정의에 따르면 PPP는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정부의 목적과 수익을 창출하려고 하는 민간 파트너의 목적이 합치될 수 있는 형태로, 민간파트너가 해당 서비스를 실행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특히 무상 ODA영역의 PPP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및 공유가치(CSV)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기업이 원조사업을 통해 세계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새로운 시장 및 유통망을 개척할 수 있는 등 상업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더불어 정부의 입장에서는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재원의 상당한 부분을 기업에서 조달함으로써 재원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수원국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원조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개발의 주체들 각각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원조 전담 기구인 USAID가 미국의 유명한 초콜릿 회사인 Bloomer와 함께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지역의 코코아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사업이 있다. 코코아 나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해충과 질병의 관리 기술, 수확된 코코아를 관리하는 방법 등을 훈련함으로써 지역 내 코코아 재배 농부들의 생산성 및 수익이 증가하였으며, Bloomer 역시 코코아 확보를 위한 유통망을 갖출 수 있었다.

 

원조를 넘어서서: 혁신적인 조달방식을 통해 더 많은 자금 끌어들이기

2002년 몬테레이 회의에서는 개발도상국에 부담을 추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개발 재원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새로운 개발 재원에 관한 논의는 ODA 이외의 재원을 개발하고, 재원 조성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발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개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과 현재 조달되고 있는 자금의 현저한 차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World Bank는 개발을 위한 혁신적 방안으로 앞에서 언급된 PPP, 결과에 기반한 자금 제공(Pay only for results), 민간자원의 참여를 통한 문제 해결,  탄소시장, 항공연대기금 같은 새로운 자금제공처의 발굴 등을 언급하고 있다.

그림 7. 부족한 개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출처)

결과에 기반한 혁신적인 자금조달에는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 SIB), 성과 기반 보상 프로그램 (Pay-for-Success) 그리고 Development Impact Bond(DIB, 개발 성과 연계채권)도  포함된다. 특히 DIB는 SIB(사회  성과 연계채권)에 기반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 및 국제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 DIB는 특정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관이나 정부가 측정 가능한 사회적 문제 해결(예. 재범률 감소, 모성 보건 증진 등) 목표를 설정하고 투자자의 자금을 활용하여 서비스 제공 기관이 직접 실행하는 역할 분담 체계를 갖고 있다. 이 때 중간지원조직이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독립된 평가 기관을 조화롭게 연결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실행 대금은 앞서 설정한 목표의 달성 정도에 따라 지급된다.

개발 프로그램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후 자동적으로 사업자금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결과에 따라 합당한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장점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목표(Outcome)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의 양 자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비용 대비 효과(Cost-Effectiveness)를 최대한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잠비크에서 World Bank와 달베르그(Dalberg) 국제개발자문단이 함께 사회성과 연계채권 모델을 실험적으로 적용하였다. 결과에 대해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민간참여자들이 투자를 하는 한편 수행 주체인 NGO들은 더 많은 민간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보다 치밀하고 정밀한 사업계획서를 만들게 되었다. 또한 사회성과 연계채권은 민간 영역의 자원 제공자 대신 정부와 같은 제 3의 후원자가 위험성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게 할 수 있다. 초기에 정부나 국제기구가 위험성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구조가 바탕이 된다면, 좀 더 다양한 민간투자자들이 이 모델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장기적인 사업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에볼라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서구의 제약회사들이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에볼라 치료제에서부터 저렴한 폐렴 치료제조차도 만들기를 꺼려한다. 그 이유는 많은 돈을 들여 치료제를 만든다고 하여도 그것을 구매할 사람들이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서는 ODA자원이나  WHO등의 국제기구에만 그 책임이 부과되고 있다. 그러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 민간투자자의 참여는 필수불가결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혁신적인 자금 조달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일까?

Pneumococcal Advance Market Commitment라고 불리는 결과 기반의 프로그램은 적절한 백신을 개발하는 제약회사에게 최소한의 시장을 보장하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Pfizer를 비롯한 다른 제약회사들은 필요한 설비를 마련하여 천만명이 넘는 아동들에게 백신을 투여할 수 있었다. 또한 평소의 판매 비용에 비하면 10%도 안되는 가격에 백신을 팔 수 있었다. Haiti Mobile Money Prize 또한 결과에 기반한 혁신적인 자금조달 형태로, 모바일 뱅킹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하여 아이티의 이동통신사에게 600만 달러의 자금을 제공했다. 만약 혁신적인 자금조달 방식이 향후 개발 과제 이니셔티브에 적용된다면, 이와 같은 비용효과적인 프로그램들이 많이 시행될 것이며, 이는 원조에 필요한 전체적인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혁신적인 자금조달 방식은 자금 제공자들이 겪을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고, 개발 프로젝트를 안전한 투자 대상으로 만드는 모든 창의적인 자금 확보 수단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자금 제공자들은 매우 위험성이 클 수도 있는 부문들에 투자하는데, 예를 들면 진료소의 설립, 시골의 에너지 문제, 농기구의 보급 등과 같은 것들이다. 최근 시작된 HUGinsure는 Lloyd(로이드)사의 지원을 받아 4억 달러에 이르는 보험을 제공한다.

새로운 자금을 모으기 위한 혁신적인 자금조달 방법은 단순한 보조금이나 자기자본을 넘어서 자금 조달을 위한 방법을 다양화 하는 것이다. 사회세(Social Tax)나 자발적연대기금(Voluntary Solidarity Contributions)과 같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들도 이에 속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항공권에 부과되는 연대세(Solidarity Tax)의 경우, 아프리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를 위한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프랑스 국내 공항 및 프랑스령 공항을 출발하는 모든 이용객들에게 일정 금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2006년부터 UNITAID(국제의약품구매기구)의 세계 건강 이니셔티브를 위한 20억 달러의 기금이 조성되었다. UNITAID는 개발도상국의 질병들, 그 중에서도 에이즈, 말라리아, 그리고 결핵이라는 3종류의 질병에 중점을 두고 의약품을 구매한다. 글로벌펀드(Global Fund)와 협력하고 있는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서, 질 좋은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은 아직까지도 매우 주요한 문제다. 그래서 UNITAID와 글로벌 펀드는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에 효과적인 치료제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다양한 파트너쉽을 구축하였다.  2002년부터 300억 달러 이상의 기금을 조성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거래와 같은 큰 규모의 프로그램 역시 이에 포함될 수 있다.

 

POST-2015의 출발선에서

그림 8. 우리는 SDGs라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있다.(출처)

이 글을 읽으면서 민간투자자들이 개발재원의 중요한 주체가 되는 것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는 분들도 있을 수 있으며, 한편 기존의 ODA 방식의 비효과성에 대해서 불만이 있으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솔직하게 어떤 방식이 더 좋다고 이야기하기는 매우 민감한 부분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몬트레이 회의나 UN 고위급 패널, World Bank의 보고서나 Global Impact의 보고서를 읽어보면, 민간 영역의 자금을 활용하는 것은 새로운 개발 과제를 추진해나감에 있어 커다란 뒷받침이 될 수 있는 상당히 새로운 기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혁신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전체 자금의 일부만 끌어올 수 있더라도, 이는 커다란 재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자금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당할 수 있다면, 전체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다음 개발 과제를 수행해나가는데 있어 필요한 1조 달러 중의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자금이 없다면, 반드시 가시적인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도 사회적으로 가치를 가지고 있는 많은 사업들이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민간 영역은 광산 채굴과 같이 명확하게 이익이 창출되는 사업에만 자금을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 개발 분야의 다양한 주체들 간의 협력이 증진되고, 지난 경험에서 얻은 교훈들도 있기 때문에, 좀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일으키기 위하여 개발 리더들이 더욱 혁신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구상, 실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며,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실험을 처음으로 시도할 출발선에 서있다.

작성자 : ISQ 윤남희

Previous
Previous

제조업의 도약을 위한 혁신을 꿈꾸다 - 제조업 혁신과 공유가치창출(CSV) 전략

Next
Next

수트를 벗은 노년의 아이언맨 : 실패하지 않을 그의 행보,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