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그 참을 수 없는 답답함에 대하여

2016. 6. 2. 21:43

현재 우리 사회에서  뜨거운 논쟁거리이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미세먼지 사례를 첫 번째로 다루고자 한다. 미세먼지로 가득 찬 뿌연 하늘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그 답답함이 말할 수 없다. 미세먼지와 관련된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고 하물며 ‘고등어구이’에 그 탓을 돌리는 기사를 읽음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원인에 대한 신빙성 있는 자료가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점, 공감할 문제해결방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답답함이 가중되고 있다.

환경과 관련된 문제들은 발생원인이 다원적이며, 무차별한 대상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깊이 있는 연구와 접근방식이 요구된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정부 혼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수준의 논의와 정책을 살펴보면 각 개인에게 그 부담을 지우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숯불구이를 먹지 말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만이 해결책인가? 구조적인 원인은 무엇이며 그에 상응하는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이 글에서 우리는 미세먼지 해결책을 멋지게 제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식으로 사고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하는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경유차 VS 중국발 또는 제3의 원인?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의 2012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자료를 토대로, 중국에서 유입되는 양이 30~50% 정도이고 나머지는 국내 화력발전소,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원인 중에서 환경부 정책은 국내 미세먼지 발생량의 15∼20%(수도권은 30∼40%)를 배출하는 자동차(도로오염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자동차 미세먼지의 70%를 내뿜는 경유차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사 경유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한다. 정부부처와의 의견차이 및 사회적 저항으로 인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경유 가격 인상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채, 가격인상의 부담을 경유차 전체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데 논란의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설득력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하지만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정부의 정책에서는 경유차 외에 다른 원인에 대한 해결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일명 ‘고등어구이’를 제외하고는). 다른 주요 원인인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해결방안, 화력발전소 대응방안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라도 논의되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한다.

경유차 전체가 주범인가?

한국 정부가 유럽 수준의 경유차 배출가스 인증 기준인 유로3을 처음 도입한 시점은 2005년이다. 미세먼지의 가장 큰 주범은 아예 인증 기준 자체가 도입되지 않은 2005년 이전에 출시된 노후 경유차들이며, 이들 대부분은 화물차이다. 그러나 경유 가격 인상은 실제로 노후 화물차의 미세먼지 절감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현재 대기오염 주범인 화물차와 고속버스 등은 세금 인상분을 100% 되돌려받는 보조금 제도가 있어 승용차 소유주만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가격 인상이 목표한 만큼 단기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선적인 대상을 정해야 할 것이다. 오래된 화물차와 건설기계처럼 미세먼지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유차들을 교체할 수 있는 인센티브 방안과 독일과 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오래된 경유차의 도심 진입을 막는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미세먼지의 절반이 중국발이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국내에서 관측되는 미세먼지의 30~50%가 중국발이라고 알려져 있고, 중국발 황사로 인한 대기오염 현상이 발생한 지 십수 년이 넘었음에도 중국 정부와의 실효성 있는 협력이 거의 없는 현실이다. 우리나라에 불어오는 중국발 미세먼지는 주로 어디에서 오는가? 2015년 중국 190개 도시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 (μg/m3)를 살퍼보면 베이징, 톈진, 허베이 성을 연결하는 지역이 가장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베이 성을 포함한 이 지역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국내로 국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중국 허베이 성 노후 경유차에 국내의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는 시범사업을 하기로 했다. 앞으로 이 지역의 산업시설에 대기오염물질 저감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거나 기술을 전수하는 방안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이 협력에 기업의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미세먼지와 관련한 협상을 아시아의 다른 국가와 협력하여 외교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필요할 것이다. 최근에 인도네시아 산불로 인하여 이웃 국가인싱가포르에 연무가 심했고, 싱가포르 정부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강력한 항의와 대응을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문제로 인한 갈등사례를 해결할 수 있는 외교적인 대응책을 촉구하는 장을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통해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화력발전소는 이대로 괜찮은가?

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이다. 감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과 맞닿은 충남지역 화력발전소가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에 최대 28%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미세먼지의 주범을 두고 특정지역의 화력발전소가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다는 새로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는 2015년도에 5개 부지에 9기를 신규증설하겠다는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확정 공고했다. 한국은 2014년 기준으로 전체 발전량의 38.9%를 석탄으로부터 생산하고 있으며 석탄 전력생산량은 전 세계 6위이다. 또한, 1인당 석탄소비량은 2.29tce로 중국, 미국,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 5위였다.이러한 정부의 정책은 OECD 국가들이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 석탄사용을 축소하는 방향에  역행하고 있다. 영국은 2025년까지 석탄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에 대해 선진국들이 앞다퉈 규제하고 있다. 토니 세바(Seba)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한국 정부가 석탄과 원자력 발전을 중시하며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며, 신재생에너지 개발로의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의 일관성 있는 정책 필요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매우 높아졌지만 환경부 등 정부에서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해결책도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화력발전소나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책없이 개인행동에 대한 규제 및 경유차 전체로 책임을 전가하는 정책은 분명 문제가 있다. 각 정책이 세부적으로  중요할지라도 정부는 기후변화 대기오염과 관련하여 일관되고 유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한다. 파리 기후협약에서 한국정부는 2030년 배출전망치(BAU)대비 37% 감축목표를 제시한 전략(2030 에너지 신사업 확산전략을 기반)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현재 화력발전소 증설 및 경유가격 상승을 통한 미세먼지 감축은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계획과는 연계성이 없다. 기후변화 대응, 대기오염 개선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는  큰 틀에서 장기적으로 실질적으로 어떤 친환경정책을 취해야 하는지 대답해야 할 것이다.

마스크는 얼마나 효과적일까? 미세먼지에 취약한 계층은 누구인가?

현재까지 각 개인이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미세먼지 예방책일 것이다(또는 외출하지 말아야 한다). 미세먼지 예방을 위해서 황사용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는데, 실제로 마스크 착용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가격지불에 대한 효용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부가 제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황사용 마스크는 재사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구매 비용이 만만치 않고, 따라서 실제로 착용하는 빈도가 높지는 않다. 황사용 마스크가 미세먼지 예방에 필수적이라면, 가격의 보조를 통해서 시장 가격을 낮춰서 야외활동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혁신을 통해서 필수적인 기능만 포함된 저렴한 가격의 마스크 개발도 필요하다. 현재의 시장가격하에서 마스크는 주요한 예방책의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이미 많은 보고서에서 논의된 바처럼 환경문제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가난하고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 예를 들어 교통안내원, 택배종사자, 지하철 노동자, 환경미화원 등은 미세먼지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이들이 마스크를 추가로 구매하여 매일 사용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에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직업군에 대한 조사를 통해서 취약계층에 대해서 마스크를 지원하거나 가격을 보조해주는 방식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단순히 이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메시지는 그 누구에게도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투자, 사회적기업가 정신에서 답을 찾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세먼지의 해결방안은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키워드이다. 이 본질을 건드리지 않고는 미세먼지의 해결, 더 나아가서 녹색성장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정책은 ‘비용의 전가’를 누구에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즉 제로섬 게임이다. 우리는 미래를 이야기해야 하며, 현재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돌파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기회와 해결방안을 창출해야 한다. 에너지 전환으로 우리 삶에서 무엇이 가장 바뀌게 될 것인가에 토니 세바 교수는 “에너지 혁명이 오면 당장 자동차 산업부터 완전히 바뀐다”며 “예컨대 모든 신차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는 “테슬라는 목적은 전기교통수단 도래의 가속화다.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의 시대로 넘어가는 시점의 도래를 가속함으로써 그러지 않을 경우 발생할 환경적,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GM과 닛산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조그마한 자동차 회사인 테슬라 전기차를 생산한다고 우리도 그 정도는 생산할 수 있다고 하였다. 테슬라가 생산한 차들보다 세상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는 원동력이다” 라고 말했다.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교통수단, 신재생에너지를 도래를 앞당기기 위해서 고민하는 엘론 머스크의 생각은 한국의 기업가들이 미세먼지와 같은 문제를 어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사례이다.

또 다른 기업가이지 자선사업가인 빌 게이츠는 화석연료 에너지가 지속하면 인류는 식량 고갈로 결국 멸망할 것이며,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을 통한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게이츠는 재생에너지 기술개발과 핵폐기물 재가공 기술투자 등에 총 20억 달러(약 2조2,35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그는 재생에너지는 단순히 온실가스 감축만이 아니라 미래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큰 투자처라고 말했다. 현재 재생에너지 산업은 70년대 말 IT 환경과 유사하다며 20세기 IT가 세상을 바꿨듯 에너지가 미래를 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화력발전소를 줄이고 경유로 움직이는 노후 화물차, 건설기계, 선박의 운항을 감소시키는 것이 저성장을 이끄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문제를 통해서 기존 정부의 하향식, 공급자 중심의 정책을 다시 짚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존 방식으로 풀기에는 한계가 있는 새로운 문제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여기는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며, 미세먼지 사례에 대한 논리적인 의견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장이 열리기를 바란다.


작성자 : ISQ

Reference

  • Fine particulate matter (PM2.5) in China at a city level, Yan-Lin Zhang & Fang Cao, Scientific Reports 5, Article number: 1488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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