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전략 백서 : (3) CSV 전략과 측정방법

2014. 12. 23. 17:04

얼마 전 마이클 포터 교수의 방한과 더불어 공유가치창출(CSV)전략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많은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있는 공유가치창출 전략에 대한 명쾌한 개념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도 할 수 있을텐데요. 김태영 교수님께서 특별히 기고하여 주신 본 시리즈를 통해 기본 개념과 조직실행, 그리고 측정방법을 차례로 살펴보며 공유가치창출 전략을 이해해보시는건 어떨까요?

기고자 프로필

김태영 | 성균관대학교 SKK GSB | 교수 | mnkim@skku.edu

김태영 교수는 현재 SKK GSB에 2004년부터 경영전략, 조직이론, 네트워크 분야의 교수(부학장)로 근무중이다.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경제/조직사회학으로 박사 학위를 수여받았으며, 홍콩과학기술대학 경영학과 경영전략 담당 교수로 근무한 바 있다.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등 전략 및 조직이론 분야 내 세계적 권위를 갖는 여러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였으며, 2007년 인사조직학회 국제연구상, 2010년 Kelley-SKK GSB EMBA 과정 최우수강의상 등을 수상하였다. 

만약, 당신의 기업이 현재 공유가치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현재 어느 단계에 와 있는가? 공유가치창출 (CSV: Creating Shared Value) 전략개념을 이해하고 임직원 및 전사원과 공유하는 단계가 1단계라면, 경영전략에 대한 이해와 핵심역량과 사회적 이슈의 연결고리를 기반으로 한 공유가치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할 인력 및 조직을 설립하는 것이 2단계이다. 제 3단계는 공유가치전략 실행과정을 관리하고 측정할 핵심지표를 개발하고 책임인력을 부여하는 일이다. 이 세가지는 공유가치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1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일부 기업은 2단계에 진입해있다. 하지만 3단계 측정지표를 고민하는 기업은 거의 드물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공유가치 전략실행 과정을 관리할 수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특히, 공유가치 측정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두가지를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도 빠지면 공유가치를 측정한다고 할 수 없다.

공유가치 측정문제는 기업의 전략실행의 문제이면서 투자자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의 문제이다. 기업내부에서도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라 공유가치전략에 대해 회의를 가지고 있는 부서도 존재하고 때론 저항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저항이 때로는 부정확한 지표와 추상적인 로드맵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공유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고 실질적인 로드맵을 보여주고 공유함으로써 공유가치전략의 성공율을 높일 수 있다. 나아가, 공유가치전략에 대한 투자자 및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의구심을 낮추기 위해서도 공유가치 측정문제가 매우 중요한 전략적 이슈로 논의되고 토론되어야 한다. 측정가능한 지표없는 공유가치 전략은 쉽게 기존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에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그림 1.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긴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이미지 출처 : inc.com)

현재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발생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측정방법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SROI (Social Return on Investment), IRIS (Impact Reporting and Investment Standards), 그리고 GRI (Global Reporting Initiative) 가이드라인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각 측정방법들은 추구하는 목적도 다르고 그에 따라 장단점도 다르다. 하지만 공유가치측정방법과 다른점은 크게 두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공유가지 측정은 다양한 과목에서 전부 A+를 맞으려는 측정방법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측정방법들은 때론 150가지 이상의 지표들로 구성되어 있다. 측정 영역도 환경, 지배구조, 사회, 법, 재무성과 등 많은 분야에 걸쳐 있으며 해당산업도 상당히 포괄적이다. 지속성장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이러한 지표들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기업은 꾸준히 이해관계자들와 소통하면서 사회에 좋은 결과를 낳는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공유가치 측정, 어떻게 설계되어야 할까

이런 맥락에서, 공유가치지표도 다른 여타 지표들과 갈등구조를 만들 이유가 없다. 다만, 공유가치 즉정은 공유가치창출이 비지니스 전략이라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즉, 모든 지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전략적 목표에 맞는 사회적 지표와 경제적 지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핵심역량이 수학이라면 수학에서 A+를 맞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다른 과목에서 낙제를 하라는 것이 아님을 일반 독자들은 금세 알아차릴듯 하다. 중요한 것은 전략적 포커스가 어디에 있는가 하는 점이다. 기업은 제한된 자원과 인력이라는 조건에서 항상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이 전략적 선택은 공유가치전략을 실행 할때도 예외가 아니다.

둘째, 공유가치 측정은 특정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인관관계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기존의 많은 측정방법들은 다양한 사회적 지표들을 병렬적으로 늘어놓고 개별적으로 사회적 지표들을 측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지표의 포괄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지표간의 인과성 측면에서는 큰 점수를 주기 힘들다. 예를 들면 환경지표에서 좋은 점수와 지배구조지표에서의 좋은 점수 중 어떤 것이 기업의 경제적 이득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논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물론 ‘모든 분야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라고 할 수 있지만, 모든 전략적 선택을 해야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매우 애매하게 들릴 수 있다. 때로 각 분야들의 지표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개별 지표의 점수들을 모두 합산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전체 점수만을 올리는데 주력하게 되는 문제점도 발생한다. 따라서, 공유가치의 측정은 특정한 사회적 가치가 증가함에 따라 경제적 이익이 증가하는 인과적 관계를 확증하는 방법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만, 공유가치전략사업의 지속성과 규모확대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창출간의 선순환관계를 만들 수 있다.

공유가치 지표설정 과정의 주의사항

공유가치 지표설정 과정에서 몇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CSV측정의 각 단계에 따라 측정지표를 선정하였다면, 첫째, 전체적인 CSV지표를 관리할 인력과 조직이 있어야 한다. 지표관리조직은 선정된 지표들이 공유가치 전략목표에 맞게 형성되면서도 지표와 간결성과 인과성을 유지하는 책임을 지게 된다. 나아가, 공유가치지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모은  다양한 지표들을 지속적으로 모아 공유가치 지표군으로 관리해야 한다. 둘째, 개별 지표를 관리할 실무책임자가 배치되어 관련 자료를 모으고 해당 책임자는 현재상태와 목표치를 비교하여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각 지표간에 인과관계가 형성되어 있듯이, 각 지표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진도 서로 긴밀히 협조하여 여러 상황에서 올 수 있는 각종 위험과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지표들 중 일부가 바뀌면 공유가치전략을 구성하는 논리에도 변화가 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업의 전략적 목표가 바뀌면, 관련된 지표들도 연동되어 바꿔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떤 지표를 효율적으로 구축할지에 대한 실무자간의 토론과 합의, 그리고 경영진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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