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Q Local] 1박 2일 간의 로컬 비즈니스 탐구 여정, '스타트업 오딧세이' 프로그램 탐방기
로컬 비즈니스 이해와 창업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스타트업 오딧세이'가 11월 14일(목)부터 15일(금)까지 1박 2일간 경북 안동시 일대에서 로컬 창업자 및 예비 창업자, 지역 대학생등 160여 명의 관심 속에 성료했습니다.
스타트업 오딧세이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안동시가 주최하고 한국정신문화재단, 안동형일자리사업단이 주관한 예비 창업가와 초기 창업 조직을 위한 비즈니스 역량강화 프로그램입니다. 항해자가 배를 타고 목표지를 탐험하듯이 참여자들이 로컬 비즈니스라는 여정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자신의 비즈니스를 고도화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임팩트스퀘어는 이번 스타트업 오딧세이 전체 행사의 기획 및 운영을 맡았는데요. 신청을 놓쳤거나 여러 이유로 오지 못한 예비 로컬 비즈니스 창업자 여러분을 위해 임팩트스퀘어가 현장의 이야기와 인사이트를 정리했습니다.
1. 전국에서 온 전문가들이 전한 로컬 비즈니스 경험과 노하우
첫째 날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비즈니스 역량강화 워크숍에서는 전국에서 온 10인의 로컬 비즈니스 전문가들이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습니다. 먼저 PART1 기초 강의에서는 로컬 비즈니스를 위한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개항로 프로젝트의 이창길 대표가 프로그램의 닻을 올렸습니다.
Part 1. 기초 강의를 진행 중인 이창길 대표 ©임팩트스퀘어
①개항로 프로젝트 이창길 대표_매력은 다수결로 정할 수 없다
이창길 ‘개항로 프로젝트’ 대표는 한 때 번화한 중심지였지만 개발에 밀려 사람들이 떠나고 오랜 건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인천 개항로에 7년째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개항로 프로젝트’는 F&B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개항로 골목 20여 곳에서 특색 있는 브랜드를 운영 중인데요. 유휴공간, 발길이 끊긴 공간을 리노베이션 하여 지역을 되살리는 ‘올드앤뉴’(Old & New)라는 상권 브랜딩이 대표적인 전략입니다. 개항로 프로젝트는 이 ‘올드앤뉴’의 일환으로 60년 이상 한 자리에서 목간판을 만드신 전원공예사 사장님과 협업해 개항로 맥주 글씨체를 탄생시켰고, 사람들이 인천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표현인 ‘마계인천’을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해 ‘마계인천 페스티벌’, ‘마계신발던지기’, ‘마계달리기’ 등 다양한 이색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창길 대표는 나만의 로컬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계획 중인 예비 창업자들에게 그간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용기를 내라”고 조언했습니다.
“지역의 가능성과 매력을 발견하고, 이를 활용해 작은 프로젝트들을 실행하기 시작하니 별것 아닌 것이 별것이 되는 날이 왔습니다. 창업자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동시에 로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을 탐색해보세요. 그런 다음 로컬이 가진 서사와 역사성, 지역성 등 고유의 가치와 매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려는 도전을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모양과 형태는 모방할 수 있다 해도 로컬이 가진 고유의 가치와 철학, 세월의 흔적(시간)은 함부로 베낄 수 없거든요.”
기초 강의 이후에는 Part2 로컬 비즈니스 사례 발표와 Part3 실무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총 3시간 30분에 걸쳐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된 전문가들의 워크숍 강의는 다양한 주제와 알찬 내용으로 구성되어 안동대학교 학생들도 수업의 일환으로 참여할 만큼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사례 발표는 F&B, 관광 및 문화, 공간을 주제로 진행되었는데요. 여러 가지 발표 중 몇 가지 주제를 조금 더 자세히 탐방해보았습니다. ▲므므흐스 배민화 대표 ▲10510 김란 대표 ▲스튜디오유원지 유승호 디렉터가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지역 기반 비즈니스 운영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들과 그 해결 방식을 공유하고 지역 자원과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지에 관한 노하우를 나눴습니다.
②므므흐스 배민화 대표_브랜드 뒤에 숨겨진 힘 : 집성촌이 집성’팬’이 된 사연
므므흐스 배민화 대표는 창업 스토리를 통해 로컬 기업이 지역민, 고객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비결을 소개했습니다. 므므흐스는 ‘모든 날, 매순간 행복한 사람들’의 줄임말로, 농부들이 새참으로도 먹고, 당뇨환자나 임산부도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수제버거를 개발, 제공하는 F&B 스타트업입니다. 므므흐스가 위치한 곳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 매원리. 광주 이씨 집성촌이 위치해있고 최근 마을 전체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므므흐스는 건강한 햄버거로 입소문이 타는 한편, ‘ㅁㅁㅎㅅ로 4행시 짓기’, 관광객이 삿갓과 도포를 착용하고 엽전으로 햄버거를 사먹을 수 있게 하는 ‘마을 투어 스탬프’, ‘미군 가족과 함께하는 버거 만들기’, ‘버거 출시기념 기부 이벤트’ 등 고객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여 브랜드의 철학과 지역 상생의 가치를 확산 시키고 있습니다.
“로컬 기업의 프로모션은 조금 달라야 해요. 어디를 갔다는 것 보다는 어떤 경험을 만들어 줄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우리가 제공하는 식음료와 서비스가 철학과 스토리를 담고 있어야 하죠. 모든 날 매순간 행복한 경험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지역 농산물로 건강한 버거를 만들고, 다양한 고객 이벤트를 진행했던 것처럼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 살피고 그들의 니즈에 맞게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해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
실무 강의에서는 ▲105-10 김란 대표(공간기획 전략) ▲모먼트스튜디오 진대연CSO(생산성 도구) ▲임팩트스퀘어 전승범 이사(로컬 기업의 자본조달) ▲인사이터스 황현철 대표(비즈니스 모델링) ▲스튜디오유원지 유승호 디렉터(브랜딩) ▲헤이딜리셔스 강혜원 대표(크라우드 펀딩 전략)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비즈니스 성장에 필요한 지식과 전략을 공유했습니다.
③ 일공오일공 김란 대표_나만의 공간에서 만나는 새로운 나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의 저자이자 스튜디오 105-10의 공간 디자이너 김란 대표는 <나만의 공간 만들기 워크북>의 목차 내용을 따라 육아와 가족의 화합을 위한 세컨하우스인 ‘버터잼하우스’를 만들고 운영한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김 대표가 세컨하우스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한 계기는 육아였습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곳, 육아하는 엄마들 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가 쉬기도 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기획을 시작한 겁니다. 김란 대표는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한 부동산 리서치와 현장 답사, 예산 및 예상 수익 계산, 인테리어, 공간 운영, 회고까지 전반의 과정을 소개하면서 공간 비즈니스를 할 때 고려할 점에 관해 제언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공간 비즈니스의 핵심은 유일무이한 장소를 선택해서 지금의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입니다. 세상을 구하기보다 나를 먼저 구하자는 생각이 실행의 출발점이 되기도 하거든요. 당장 완벽하게 사업을 구현할 수 없더라도 일단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매일 블로그에 일기를 쓰고 생각을 나누는데, 공간 기획과 운영을 할 때 구독자로부터 필요한 도움을 받기도 했어요.”
④ 스튜디오유원지 유승호 디렉터_초기 창업에 맞는 브랜딩 요소와 후킹 포인트 잡기
스튜디오유원지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브랜드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F&B 분야를 주력으로 다루면서 내부에 디저트 개발팀과 매장 홀 운영팀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기도 합니다. 유승호 디렉터는 초기 창업가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때 유행에 따라 예쁜 디자인을 비슷하게 따라하거나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브랜딩을 하기 보다는 일관된 브랜드를 전개하겠다는 각오로 브랜드의 기초와 본질부터 탄탄하게 설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는데요. 특히 로컬 브랜드의 경우 ▲접근성(어디에 사는 어떤 사람들이 찾을 것인가) ▲전문성(제조, 생산, 유통, 네트워크 등 우리만의 전문적인 요소가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할 것인가) ▲독자성(똑같은 제품이라도 우리만이 가진 특별함과 매력을 소구할 수 있는가) ▲생산성(수요가 많을 때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가) ▲시의성(현재 시장이나 고객의 관심을 받고 있는가)을 고려하되, 무엇을 더 부각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라고 설명했습니다.
“ 비즈니스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극초기 단계에서는 일관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가야 합니다. 명확하지 못한 브랜드 방향성은 파편적이라 제자리 걸음을 하기 쉽지만 잘 구축된 브랜드 가이드는 올 곧게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도록 하거든요.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후킹 포인트를 취사선택하고,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지 설계하는 것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2. 탐색과 교류의 장, 리트릿 현장과 안동 로컬 기업 탐방
지역 대학생 및 예비 창업가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캠프는 역량강화 워크숍 이후 ‘선성현문화단지’ 내 공간에서 이어졌습니다. 일과 삶의 목적을 탐구하는 리트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이튿날 안동의 지역 자원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로컬의 현장을 탐방하고 지역 창업가 선배와의 대화시간을 갖는 인사이트 투어를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리트릿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참여자들의 모습 ©임팩트스퀘어
이번 프로그램은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현장감 있는 지식과 실질적인 조언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각자가 가진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냈는데요. 이틀 간 전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수빈 청년은 “전문가 강의와 질의 응답으로 평소 혼자 고민해야 했던 크고 작은 고민을 해소할 수 있었고, 여러 지역의 다양한 성패 사례들을 접하며 두려움은 잠시 접어두고 작은 규모라도 창업 프로젝트를 용감하게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습니다.
‘안동 소주’를 활용한 F&B 브랜드 ‘잔잔’을 탐방하는 참여자들의 모습 ©임팩트스퀘어
임팩트스퀘어 로컬 부문은 이번 행사 운영을 통해 청년들이 저마다의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로컬 창업 생태계를 키울 수 있는 교류의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을 보냈는데요. 앞으로도 지역 자원을 활용하고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로컬 창업 조직의 성장을 지원하는 일에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