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스타트업의 잠재력!: Fancy 와 Premama 를 소개합니다

2013. 7. 19. 2:45

퓰리처 상을 수상한 뉴욕타임스의 저명한 칼럼리스트, 토마스 프리드먼이 주최한 뉴욕타임스 글로벌 포럼이 얼마 전 개최되었습니다. 새로운 시대와 기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최대 5만명의 동시 시청자가 뉴욕타임즈 홈페이지와 라이브스트림을 통해 생중계 된 포럼에 참여했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프로그램은 단연 <CEO와의 대화: 젊은 스타트업>였습니다. 특히 프로그램 중, 크라우드펀딩의 선구자인 인디고고의 CEO 슬라바 루빈은 담화 도중 ‘젊은 아이디어’를 수 차례 강조하며 발전된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청년층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임을 암시했습니다.

슬라바 루빈이 말한 미국의 성공한 ‘젊은 스타트업’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기존의 공룡 기업들이 지나쳤거나 발견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극대화하는 IT기업, 두 번째로 사회적 문제를 겨냥한 틈새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는 경우, 마지막으로는 진보된 기술을 통해 기존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경우입니다. ‘젊은 스타트업’들이 가지는 기회와 도전 과정을 이 자리에서 두 가지 예를 통해 소개합니다!

 

1. 차세대 eBay? Google I/O 가 집중 조명한 Fancy의 도전

Google I/O 2013 소개영상_출처: 유튜브

안드로이드 개발자의 축제라고 불리는 Google I/O 2013에서 가장 조명받은 한 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Fancy일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멋진 물건만 모은 카탈로그를 만들자”라는 구호를 가지고 시작한 이후 다국어 지원 서비스와 여러 가지 게임 요소들을 도입하며 다른 소셜 커머스 회사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2009년 6월에 설립된 총 직원이 10명이 채 안되는 작다면 작은 기업이지만, 지금은 2백만 명 이상의 구독자가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3백만 개 이상의 상품이 등록되고 자유롭게 매매되는 플랫폼으로 성장한 Fancy의 성공 스토리는 ‘소셜’을 매개체로 하는 미국의 많은 IT 벤처 기업들에게 도전과 희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Fancy가 지금 소위 ‘잘 나간다고’ 해서 지금까지 탄탄대로만 걸어온 것만은 아닙니다. 원래 뉴욕의 유명인사와 디자이너들이사진을 올리고 자유롭게 블로깅을 즐길 수 있는 비공개 포토블로깅 사이트로 시작한 Fancy에 소셜 커머스 기능은 없었습니다. 원래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이 가입할 수 있는 폐쇄성 때문이였는지 핀터레스트와 같은 공개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경쟁 회사에게 점차 시장에서 밀리게 되고, 텀블러가 미국 젊은층에게서 인기를 끌게 되자 Fancy에 쏠리는 이목은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이 때, Fancy의 창업자였던 조셉 에인혼은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됩니다. ‘페이스북 좋아요’와 비슷한 Fancy의 ‘멋져요’를 유독 많이 받은 블로거가 사실 뉴욕의 한 패션 가게를 운영하는 디자이너 겸 사진작가이며, 실제로 Fancy를 통해 패션 가게가 유명해졌다는 것을 안 후, 에인혼은 소셜 커머스 기능을 Fancy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당시에도 그루폰과 같은 대형 소셜 커머스 회사들이 시장을 단단히 움켜주고 있었고, Zuilly나 Living Social같은 신흥 주자들이 지역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하는 전국 서비스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던 상황에서, 소셜 커머스라는 신세계에 발을 담그는 것은 Fancy에게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빈티지 효과가 적용된 멋진 패션 상품의 사진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상품’을 고대하던 미국의 젊은층에게 즉각적인 환영을 받았습니다. 제품 사진만 올려져 있는 일반적인 상품 선전이 아닌, 일러스트레이션 혹은 풍경과 함께하는 Fancy의 패션 상품들은 ‘쓸 데가 없어서 사지 않을 것이다’라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홈페이지 메인에 올라가기만 하면 천 건 이상이 주문되었습니다. 중세 기사 갑옷 후디, 형광 라이터, Dior의 문구가 새겨진 하얀 종이 상자, 그리고 반쪽만 있는 안경같이 Fancy에 올라와 있는 상품들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물건들이지만, 뉴욕의 힙스터들에게 구매 욕구를 잔뜩 불러 일으키는 마법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Fancy에서 판매중인 상품의 예. 다이어트 음식 분량 조정을 돕는 접시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_이미지출처: Fancy 홈페이지

이렇게 Fancy의 성공은 기존의 포토 블로깅이 소셜 커머스에 결합되지 않았으면 일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기존의 플랫폼을 가지고 연관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분야에 뛰어들어, 기존의 유저와 강점을 그대로 흡수하여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Fancy의 성공은 많은 소셜 미디어 회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지금의 Fancy는 뉴욕의 ‘톡톡 튀는’ 상품의 카탈로그 역할을 넘어서, 세계의 각종 아이디어 상품을 전시하는 쇼윈도로까지 진화했습니다. 하지만 Fancy의 도전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Fancy는 지금도 <깜짝 Fancy 상자!>, 구매자가 상자 속에 있는 상품은 알지 못하지만 지불한 값의 두 배 정도의 가치를 가진 상품을 주는 이벤트와 같은 게임적 요소를 도입해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종종 포토 이벤트를 열어, 에펠탑과 에베레스트 위에서 찍은 Fancy 상품을 선정하는 등, 글로벌 소셜 커머스로서 한 단계 더 뻗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eBay, 그루폰, 아마존 등의 온라인 커머스의 공룡 기업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선보인 Fancy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2. 산모 걱정 해결은 우리가! Premama

이미지출처: Premama 홈페이지

Premama 는 브라운 대학에 재학중이었던 3명의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던 중, 산모들이 섭취해야 할 비타민과 무기질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것과, 시중에 판매되는 임산부용 종합비타민이 종종 메스꺼움을 동반하고 입덧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탄생하였습니다. 종종 알약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을 까먹기도 하고, 메스꺼움을 견딜 수 없다는 산모들의 어려움을 들은 이후, Premama가 떠올린 해결책은 ‘분말’이었습니다. 실제로 쉽게 우유와 물, 혹은 어디에나 타먹을 수 있고  입덧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유명 비즈니스 소개 프로인 Business Suite이 주목하는 벤처로도 꼽혔으며, 본격적인 출시 3개월 만에 10억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등, 사회적 문제와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성공적인 대학생 창업의 좋은 케이스로 보입니다.

Business Suite 에서 Premama 를 다루고 있다. 출처: 유튜브

하지만 종합 비타민을 영양소의 유실 없이 분말화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고, 회사 설립에 필요한 초기 자원을 마련하는 것은 대학생들에게는 큰 도전이자 어려움이었습니다. 더구나 엔젤 투자자들도 실력이 검증이 되지 않은, 특히나 식품 생산에는 지식과 경험이 전무했던 대학생들에게 투자하는 것을 꺼렸습니다.

Premama가 돌파구로 생각한 것은 다름아닌 ‘사업계획서 대회’와 ‘대학에서 받는 투자’였습니다. 미국의 사업계획서 대회는 상금도 매우 높고, 심사관들이 현장에서 경험이 굵은 벤처 설립자들 혹은 잠재적인 엔젤 투자자이기 때문에,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되면 이후 투자를 받기도 훨씬 용이해집니다. 또한, 대부분의 미국 종합 대학은 독자적으로 창업 센터(Center for Entrepreneurship)을 운영하고 있는데, 특히 브라운 대학은 혁신, 기업가 정신 및 비즈니스 학과를 가지고 있을 만큼 학생 창업을 강력하게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학생 창업을 지원해주는 수많은 사업계획서 대회들과 창업 분야에 따라 각계 전문가들을 소개하고 투자해 주는 창업 센터가 Premama가 성공적으로 설립될 수 있는 절대적인 요소였습니다.

Rhode Island Business Competition의 홈페이지, 매년 약 5개의 벤처 회사를 뽑아 지원하고 있다. 이미지출처: 로드아일랜드비즈니스 컴퍼티션 홈페이지

이렇게 Premama의 성공은 사회적 요소를 겨냥하고, 자신이 가진 자원과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는 점에서 대학생 창업 분야에 큰 시사점을 가집니다. 로드아일랜드 사업계획서 대회를 우승한 후 상금으로 받은 약 1억 정도의 초기 자금을 가지고, Premama는 대학 연구실을 활용해 DHA와 비타민, 무기질을 분말화하는 작업과 초기 임상 테스트를 거쳤으며,  이후 창업 센터의 소개를 받은 엔젤 투자자들의 도움을 통해 점진적으로 생산 라인과 유통 단계를 확립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 벤처인 만큼, 소셜 미디어의 활용성도 크게 돋보입니다. 실제로 Premama가 소매점에서 팔리기 이전 제품의 주요 마케팅 창구는 페이스북과 텀블러였으며, 10개월간의 임신 기간을 다룬 ‘Prenatal Calendar’이라는 어플리케이션 출시를 통해 제품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젊은 스타트업의 기대되는 행보 

뉴욕타임스 글로벌 포럼에서 슬라바 루빈과 토마스 프리드먼이 궁극적으로 도달한 두 가지 결론은 미래의 성장 동력을 재고하기 위해서 다수로부터 뻗쳐 나오는 젊은 아이디어들을 활용해야 하며, 기업 성장에는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마케팅과 고객과의 소통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Fancy와 Premama와 같은 ‘젊은 스타트업’의 출현은 슬라바 루빈이 제시하는 프레임을 만족하면서 젊은 아이디어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이 상품 다양성을 확대하고, 기존의 기업들이 지나쳤던 사회적 문제를 조명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크게 고무적입니다.

작고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가지는 어려움들도 더 많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맞닥드릴 수 있는 위기들 또한 기회로 여긴다면 스타트업들이 가지는 잠재력과 기회는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 실천으로 옮긴다면 혹시 대박이 날 수 있지 않을까요?

작성자 : ISQ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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