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드림코리아] 임팩트는 위기의 순간, 그 자체로 존재의 이유가 된다

업드림코리아,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우기 위해 엎드리겠다’라는 의미와 아이들의 꿈을 세우겠다는 의미의 ‘업드림(Up Dream)’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올 한 해가 업드림코리아에게는 어떤 한 해로 기억될 것인지 물었을 때, 힘겨운 시간 속에서 오히려 진정한 미션과 소명을 가름해볼 수 있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번 인터뷰는 사명에 담긴 의미처럼 잠시 엎드리는 시간이 있었을 지언정 그 시간 속에서 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좀 더 단단히 다져볼 수 있었다는 이지웅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글>


2023, 엎드림의 시간을 겪다

업드림코리아는 ‘착한 생리대’ 산들산들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임팩트 스타트업으로, 소비자가 하나의 생리대를 사면 하나의 생리대를 기부하고 있는 기업이다. 업드림코리아는 2016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깔창 생리대’ 사건과 맞물려 큰 화제를 모으며 순풍에 돛 단 듯 성장을 거듭했지만 코로나19를 맞으며 창업 후 첫 위기를 맞이했다. 생리대에 원재료인 펄프가 마스크 생산에 대량으로 몰리면서 생산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거의 9개월 동안 생산을 못 했던 것 같아요. 그 즈음 쿠팡 로켓 배송을 통해서 한창 성장하던 시기여서 타격이 굉장히 컸어요. 물량을 대지 못 하니 판매도 불가능해졌고, 그렇게 거의 1년 정도를 아무것도 못 하고 버티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2023년은 이전보다 상황이 나아졌지만, 멈춰있던 사업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이 필수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말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간이었죠.”

위기는 2022년에 찾아왔지만, 업드림코리아가 절체절명의 의사결정을 내리고 전력을 쏟아야했던 시간은 2023년이었기에 올 한 해는 고민과 결단의 연속이었다. 특히나 업드림코리아는 판매 수량만큼 생리대를 기부하는 모델을 가지고 있었기에, 매출 정상화를 위해 기부 모델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이지웅 대표는 “정말 솔직하게 고민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상황이 어려우니 기부를 포기하면 영업이익이 확실하게 올라갈 수 있고, 그럼 업드림코리아도 직원들도 반등의 기회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를 맞은 창업가에게 던져진 절체절명의 질문

빠른 회복을 위해 기부 모델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거듭되던 때에 이지웅 대표는 업드림코리아의 시작과 과정, 목표와 목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가장 먼저 찾아갔다고 했다. 

“대표로서 회사를 빠르게 회복시켜야 했기에, 창업 후 처음으로 기부 모델을 계속 유지해야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을 했어요. 하지만 고민이 들었다고 해서 이걸 포기하는 게 옳은 길이라는 확신이 없었어요. 그럴 때 제가 의견을 구하는 멘토분들을 만나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바로 임팩트스퀘어의 도현명 대표님, 전승범 이사님, 김민수 이사님, 그리고 최나은 매니저님이에요. 만나서는 ‘업드림코리아가 회복의 국면에 접어들기 위해 기부 모델을 포기하고 나아가는 게 어떨까요?’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어요. 그런데 바로 돌아온 대답은 ‘기부 모델을 유지하자’였어요. 투자 심사 당시에도 업드림코리아가 기부를 안 하면 훨씬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회사라는 시뮬레이션이 있었음에도 이 기부 모델 자체가 업드림코리아의 정체성이자 본질, 무기라는 걸 알았던 분들이기 때문에 제가 가장 흔들릴 때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어요.”

이지웅 대표는 당시의 고민을 떠올리며 업드림코리아의 존재의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지금 당장 눈에 확 띄는 수익을 내지 못 하더라도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가보자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그러면서 위기 상황에서 창업가가 견지해야 할 자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안 좋은 것도 맞고, 그래서 매출이 줄어든 것도 맞지만 어떤 면에서는 스스로 핑계를 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이런 시장 안에서도 사업을 확장시키고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 있는데 시장이 안 좋다고 매번 위기를 맞이하는 기업으로 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업드림코리아의 방향성에 확신을 얻은 이지웅 대표는 다시 한 번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위기는 크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작은 단위의 TF를 통해 더 효율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내부의 인력 구조를 개편하며 생산과 판매, 홍보 전반의 전략을 더욱 뾰족한 솔루션으로 풀어나가려 조정한 것이다. 

본질을 잃지 않는다면, 기회는 다시금 찾아온다

워낙에 어려운 시기였기에 고민의 시기는 있었지만, 업드림코리아는 본질을 잃지 않았다. 그 결과 2023년에만 16만 장의 생리대를 기부했고, 처음으로 흑자 전환의 시기를 맞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평등한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엎드린 자세로 꿈을 응원하겠다’라는 취지에 맞춰 지진과 전쟁을 맞은 튀르키예,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위해 구호물품을 보내기도 했다. 

재난 상황에서 생리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구호물품이 된다. 업드림코리아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그 가치가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호물품 보내기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지에 있는 선교사 혹은 투자자들을 통해 생리대 기부 요청이 오기도 하고, 자연스레 ‘산들산들’이라는 브랜드가 현지 시장에 알려지기도 한다고 했다. 기부로 시작했지만 제품력에 관심을 가지는 글로벌 관계자가 생겨 요샌 출장이 잦아지기도 했다. ‘산들산들’은 미국 식품의약처(FDA) 등록 및 독일 더마 테스트(비동물성 피부 자극 테스트) 액셀런트 등급이라는 안정성 또한 확보하고 있기에 글로벌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다시 달려나가는 업드림코리아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며 이지웅 대표가 2019년에 진행한 한 인터뷰를 보게 됐다. ‘사회적 기업 제품이라는 이유로 품질은 낮고, 가격은 높다는 편견을 깨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인터뷰였다. 이후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위기도 있었지만, 그간의 시간 동안 체감한 변화가 있는지 물었다. 이지웅 대표는 “가장 큰 변화라고 본다면 생리대의 평균 시장 가격에 큰 균열을 낸 것”이라며 “기존에는 서너개의 대형 브랜드가 전체 생리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다면, 업드림코리아의 ‘산들산들’이 출신된 이후 많은 스타트업과 중견기업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고, 그로 인해 생리대의 가격 접근성이 많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품 및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아‘산들산들’은 올해 올리브영에 입점해 더욱 많은 소비자를 만나기도 했다. 

하나의 큰 산을 넘긴 만큼 내년,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해졌다. 이에 이지웅 대표는 “온/오프라인 마켓에서의 매출 신장도 주요한 목표이지만, 생리대 외에 위생 생활용품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생리대 기부의 주요 대상이 되는 취약계층, 저소득층의 아이들은 생리대뿐만 아니라 주방 및 화장실에서도 필수적으로 써야하는 핸드솝(Hand Soap), 휴지 등도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부의 제품군 역시 동시에 넓혀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기반하고 있다. 

“업드림코리아는 모든 여자 화장실에 생리대를 비치해둘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누구나 필요한 순간에 어려움없이 생리대를 쓸 수 있었으면 하는 거죠. 이러한 가치에 공감하는 기업들이 산들산들의 생리대를 사내 화장실에 배치하는 협력을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물론 기업에서 구매하는 만큼의 생리대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기부가 되고 있고요. 여기서 조금 더 욕심을 내본다면 생리대 뿐만 아니라 퀄리티가 좋은 위생 용품이 필요한, 그리고 하나의 구매가 또 다른 기부로 이어지는 가치에 공감하는 기업들과 B2B 협력을 점차 넓혀나가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인터뷰를 보고 있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는지 물었다. 이지웅 대표는 딱 여덟 글자만 실어주면 충분할 것 같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생리대는 산들산들”

작성자 : 임팩트스퀘어 김소선 책임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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